예전부터 도전해 보고 싶은 책 중의 하나였다. 중용!그런데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한자 뿐만 아니라 한문이 익숙치 않기 때문에 그렇다. 거기에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내용은 노련한 선생의 가르침이 없으면 도전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번에 접한 신간은 그런 점에서 매우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 부제가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이다. 더 공감가는 소개글 한 단락. "불확실한 시대에 나를 지켜줄 실용 인문학 중용에서 길을 찾다" 중용은 사서삼경 중 사서에 속한다. 중용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사람이 자기 감정과 행동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상황에 맞도록 조화와 균형을 지켜서 도덕의 완성과 인격 성숙을 추구하는 삶의 원리를 중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수천년 전의 고전이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도한 경쟁과 양극단으로 치우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용은 삶의 길을 찾는 독자가 냉정한 판단력과 내적 평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서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저자 박찬근은 사서삼경을 공부하고 가르친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불확실성은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때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중용은 균형과 조화의 삶을 가르쳐 준다. 여느 책과 다른 점은 원전 해석에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삶에 적용할 포인트를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일상의 중용 실천' 챕터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와 인물의 고민을 중용의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한다.'나를 바꾸는 질문'은 중간 점검하는 것 뿐만 아니라 독자의 현재 위치와 삶의 관점을 생각해보게 한다.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데 목표를 두기보다 중용의 교훈을 오늘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이 책은 통독이나 속독을 권하진 않는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면서,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어내야 한다. *** * ***이처럼 중용은 개인의 내면 수양이 곧 사회적, 환경적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통합적이고 실천적인 삶의 지혜를 제시하며, 궁극적으로 외부에서 정답을 찾기보다 우리 안에 있는 본래의 선함을 깨닫고 그것을 충만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완성임을 말한다. (39쪽)이러한 내면의 일관성과 순수함이 완성될 때, 군자는 움직이지 않아도 공경받고, 말하지 않아도 신뢰받는 무언의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이는 현대 사회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진정한 카리스마와 신뢰 기반의 리더십'과 연결된다. 억지로 권위를 내세우거나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리더의 인격과 진정성이 빛나면 조직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존경하고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3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