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법정 -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곽재식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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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지피티 등의 인공지능 서비스가 불러온 파장은 매우 컸다. 경쟁적으로 기업들은 저마다의 특장점을 내세운 인공지능 서비스를 서둘러 출시하고 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듯 하다. 그럼에도 아직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기술이 몰고 올 파장은 전문 영역이란 인식 때문인지 쉽게 와닿지 않는 측면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읽은 책 곽재식 박사의 신간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미래법정-은 시의적절한 교양서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한 시대에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50가지로 골라서 엮어냈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다가올 미래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면 어떨까?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게 2010년경이었다.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에 우리 일상은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런 시대를 전망하고 예견한 전문가와 서적이 나왔던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인간의 역할을 거의 대부분 대체하는 시대를 예견하고 고민을 하고 있다. 예전에 로봇의 정의를 보면 인간이 입력한 명령 범위 내에서 복종하게 되어 있었다. 앞으로 나올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은 인간과 동일한, 아니 오히려 능가하는 지력과 사고력을 가진다고 한다. 인간의 명령을 받는 존재가 아닌 인간을 조종하고 명령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소설이나 영화도 많이 나와 있다.

이런 격변을 앞둔 시점에 저자 곽재식 박사는 인공지능으로 인간과 대등 또는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는 로봇이 주도하는 세상에서 일어날 법한 50가지 상황을 상황극(콩트)으로 풀어낸다. 아직 현대 과학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는 상황 설명도 많이 등장하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이라 가정하고 보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다. 100년 전에 누가 스마트폰을 저마다 들고 다닐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런 상황들은 결코 결정하고 선택하기 힘든 질문을 가져온다. 그래서 저자는 책 이름을 미래 법정이라 지은 듯하다. 어째든 판정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 곽재식 박사는 모든 질문에 대해 속시원한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본 영화나 소설을 사례로 들며 독자도 같이 고민해 볼 것을 제안한다. 50개의 상황극 다음에는 저자의 의견이나 단상이 이어지는데 활자 크기와 잉크를 달리 해서 그런지 보는 각도에 따라 가독성에 차이가 생긴다. 시력 안좋은 독자는 읽는데 불편함을 느낄 정도.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를 너튜브 등에서 하이라이트 부분만 찾아보니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미래는 과거가 저만큼 멀어져 가는 속도만큼 점차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비하고 대응할 준비를 해야할 이유? 미래법정에서 펼쳐지는 50개 질문 안에 거의 망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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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공신경망 이론을 활용하는 형태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복잡한 판단 중에는 이런 식으로 그 이유와 과정을 알 수 없는 판간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앞으로 많은 분야,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그 이해에 관한 문제가 자주 지적될 것이 예상된다.(38쪽)

그렇다면 로봇에 대한 사람의 어떤 행동은 큰 죄가 아닌 것으로 용납해야 하며, 어떤 일을 저질렀을 때 그것이 얼마 정도의 죄가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 적합할까?(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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