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교과서 2 : 매장편 - 변화하지 않는 매장의 생명은 끝이다 장사 교과서 2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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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장사교과서 제1권 사장편을 읽고 나서 생각에 잠겼다. 만약 내가 인생 2막을 시작한다고 가정했을 때 사업이 아닌 장사를 시작할 만한 사람인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손재환 대표가 설명하는 사장의 재목에는 한참 못미친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나의 얕은 자가 진단은 위기의 레스토랑이란 넷*릭스 시리즈를 보면서 더 확실해졌다. 세계 각국의 풍광 좋은 곳에 위치한 컨셉이 특별한 스토리가 있지만 파리를 날리고 있는 레스토랑에 전문가-인테리어, 홍보 영업, 요리 등-들이 출동한다.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는 도시의 풍광과 역사, 주요 생산 농산물, 수산물을 물론 건물의 특징까지 꼼꼼하게 진단한다. 거기에 사장 부부의 장단점과 가게 인테리어, 메뉴 구성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이 위기를 타개할 전략을 각 전문가들이 컨설팅해준다. 컨설팅을 받을 때 자신들의 자부심이라 생각한 부분들이 저평가받거나 부정당할 때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내가 그 입장이라도 그런 반응을 보일 것이기에…

연말, 분주한 계절에 장사 교과서 제2권을 꾸역 꾸역 읽었다. 미리 본 위기의 레스토랑 시리즈를 떠올리며 읽으니 더욱 실감이 났다. 안경원을 30년 넘게 운영하는 저자 손재환 대표는 이렇게 단언한다. “변화하지 않는 매장의 생명은 끝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궁금하면 의심하지 말고 장사 교과서 제1권과 제2권을 연이어 읽어 보라. 거기에 시간을 더 내서 넷*릭스 위기의 레스토랑을 한 편이라도 시청해 보라. 그러면 무슨 말인지 감이 올 것이라 확신하다. 변화는 곧 투자를 의미한다. 저자는 사업과 장사가 다른 영역임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차이를 설명한다. 장사는 사업과 달리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해야 하고 한 눈을 팔아서는 안된다. 당장은 큰 이익을 보지 않더라도 오래 가는 단골을 확보하는 것이 사장의 능력이다. 거기에 대해 계절마다, 때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매장 분위기를 유지해야 신규 고객은 물론 충성 고객을 붙잡을 수 있다.

서평에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저자가 굳이 매장편을 제2권으로 펴낸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본인 건물에 매장을 내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장이 신경써야 할 것이 정말 많다. 계약 갱신 때마다 월세를 올려 줘야 하거나, 심지어 인테리어 비용도 회수하지 못하고 쫓겨나는 일도 적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내 매장에 손님의 발걸음을 이끌고 구매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 책의 강점은 이론서가 아닌 저자 본인이 직접 겪은 일을 주제별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안경원이란 분야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기에 다른 업종의 경우에는 응용이 필요하다. 당신이 무엇인가 구매하려고 매장을 방문할 때의 마음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사장 또는 매장 직원-의 시점과 비교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비슷한 조건이면 어느 매장에 가서 물건을 사겠는가? 이런 고객의 심리를 헤아리는 것이 사장이 가져야 할 능력 중의 하나다.

거기에 대해 고객의 발길을 이끌고 눈길을 붙드는 매장의 이모저모- 인테리어, 정돈 및 청소 상태, 직원과 사장의 표정과 일하는 모습 등-에 따라 장사의 성패가 결정됨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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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보다는 손으로 일일이 적으면 능동적으로 인식되고 뇌에 각인된다. 하루 매출이 한 달 쌓이고 몇 년이 지나면 매출일기는 매장의 역사가 된다. 아날로그의 장점은 전류라는 매채체 없이도 몇 초 만에 금방 펼쳐볼 수 있고 전체를 조망하며 볼 수 있다는 것이다.(113쪽)

대중은 잘 되는 매장에 가서 구매하고 싶지, 방문하는 사람이 없어서 파리 날리는 매장에 가서 구매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되게 열심히 하나 봐’ 싶은 마음도 살포시 올라오면 궁금증이 발동한다. ‘사장이 바뀌었나?’ 싶어서 와보는 사람도 있다. (144쪽)

손님이 없으니까 할 일이 없다며 직원들이 쉬고 있으면 그 집은 계속 손님이 없다. 장사는 더 안 되고 손님은 더 들어오기 싫어하는 악순환이 된다. 움직임은 인위적이어도 좋다. 실제로 할 일이 없더라도 밖에서 보면 뭔가 일하고 있는 것처럼 움직여야 한다. (167쪽)

절대 절세를 빌미로 유혹하는 말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더군다나 장사는 들어오고 나가는 돈이 뻔해서 결국 절세 비법이라는 게 없다.(281쪽)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나서 쓴 서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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