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교과서 1 : 사장편 - 장사를 하려면 경영학 책은 버려라 장사 교과서 1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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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과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것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나 드라마, 다큐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편하게 접근할 수도 있지만 이번 초겨울에는 책을 골랐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장사하는 사람의 세계를 엿보는 것은 첫경험이다. 그래서 솔직히 한동안 바쁜 일 핑계 대며 읽지 않고 책장에 방치해 뒀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집안에서 러닝머신 위를 걸으며 넷*릭스로 킴스 편의점을 봤다. 왠지 장사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간접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주7일 문을 여는 편의점주는 한국에서 이민을 한 김씨 부부이다. 대사를 보면 20년간 하루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고 한다. 찾아온 손님이 헛걸음을 하는 일이 없게. 김씨는 퉁명스럽지만 손님 한명 한명을 예사로 대하지 않는다. 냉정해 보이지만 츤드레한 면모도 종종 보인다. 우리나라와 달리 다양한 출신-인종과 국가-의 이웃들이 김씨 부부의 편의점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 중에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도 있다. 아마도 단일민족의 허상을 거의 세뇌하듯 교육 받은 영향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김씨네 편의점은 이번에 읽은 손재환의 장사교과서 제1권인 사장편과 겹치는 면이 있다.

저자 손재환은 30년 넘게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단언한다. 장사를 (제대로) 하려면, 경영학 책은 버려라. 한마디로 자신이 겪은 실전 경험을 꼼꼼하게 정독하고, 장사를 시작하려면 미리 생각하고 챙겨야 할 것들을 모두 4권의 책에 담아낼 예정이라 한다. 제1권은 사장편이다. 사장이라면 꼭 알아야 할 6가지 장사의 법칙을 간명하게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한다. 가장 가슴을 찌르는 부분. 사장이면 자기 마음대로 출퇴근이나 쉬는 날을 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직원들과 달리 사장은 퇴근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또 한가지 새롭게 안 사실은 장사와 사업은 다르다는 것. 사업은 규모가 커지면 직원에게 위임을 하기도 하지만 매장을 운영하는 장사는 그러면 곤란한 이유를 설명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오래 가는-일정 규모 이상 매출을 올려야 가능- 장사를 하려면 두 가지 가치를 만들고 키워야 한다. 바로 매장의 가치와 사장의 가치라고 저자는 말한다. 손님이 다시 찾는 매장에는 이유가 있다. 또한 그 매장에는 사장이 거의 자리를 비우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치 캐나다 어느 도시에 김씨네 편의점에 김사장처럼…

뒤이어 나올 장사 교과서 후속편을 기다린다. 제2권 매장편, 제3권 고객편, 마지막 4권은 직원편이다. 오래 가는 장사를 하려면 매장과 사장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과 직원이 있어야 한다. 내 마음 같지 않은 그들을 내사람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후속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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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어찌 됐든지 간에 365일 열려 있는 공간이 있으면 유리하다. 가장 좋은 건 직원과 교대로 쉬면서 매장은 늘 열어놓는 것이다. (119쪽)

습관으로 몸에 배면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고 에너지가 줄어들지 않는다. 습관을 들이는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씩 몸에 완전히 익히고 거기에 더해 몸에 익혀야 할 것을 조금씩 더 늘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142쪽)

사장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습관은 출퇴근 시간이다. 특히 자영업을 하는 사장들은 이게 더욱 중요하다. (중략) 제대로 일하는 사장은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한다. 쉬고 싶어도 못 쉬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144쪽)

장사뿐 아니라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 중에서도 정상까지 올랐다가 추락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남을 이해하는 심성이 없을 때 내리막은 시작된다. 큰 장사꾼들은 많이 벌어서 많이 베푸는 걸 목표로 한다. (233쪽)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나서 쓴 서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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