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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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너튜브 콘텐츠에 나와서 일기예배가 아닌 동시대와 앞으로 닥쳐올 시대를 예보하는 작가 송길영을 처음 봤다. 뒷머리를 묶은 것이 먼저 눈에 띄었다. 두꺼워 보이는 검은색 안경테 또한 작가 송길영을 예리한 시대 관상가로 보이게 한다. 어째든 셜록 현준과의 대담을 통해 송길영 작가의 신간 시대예보를 알게 되었고, 기회가 되어 일독을 할 수 있었다.

33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을 만큼 흡인력이 있었다.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가는 저자의 글맛이 한몫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어렵다기 보다는 애써 생각이란 것을 하지 않아서 그렇게 느낀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최근 수십 년간 4인 가족-부모와 2자녀-을 정상 또는 표준으로 봤던 익숙함과 결별하는 현실을 느끼곤 한다.

저자는 이런 시대적 변화를 단적으로 5장에서 핵개인의 출현이라 표현한다. 날로 늘어가고 있는 1인 가구는 의식주의 행테 뿐아니라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인식을 근본부터 바꿔간다. 기존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더이상 고수할 수 만은 없는 세대가 부지불식간에 우리 삶에 스며들었다. 기술의 발달은 이런 변화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촉진할 것이다. 손 놓고 있다가는 변화하는 세대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여지를 놓치고 말 것이다.

저자 송길영은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을 면밀하게 관찰하는데서 그의 통찰의 자료를 확보한다. 동시대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행동 양태와 사회 현상의 원인과 인과관계를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을 20여 년 넘게 해 왔다고 한다. 이런 분을 여지껏 모르고 살았구나 싶었다. 막막한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싶고, 나아가는 길이 희미한 때에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길잡이와 선생이 필요한 세상이다.

스마트폰과 전자북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때에 종이책의 종말을 말한 시기도 있었다. 십 수년이 지난 현재에도 종이책은 여전히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출판 시장은 날로 불황이라지만 전자책이 줄 수 없는 종이 책의 매력과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밑줄 긋고 메모하고, 책갈피를 꽂으며 자신의 생각을 다듬어 가는 사고의 과정은 눈과 뇌, 손을 쓰는 과정에서 깊이를 더한다. 미래에도 책은 핵개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순기능을 여전히 담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눈과 뇌를 자극하는 영상 매체가 아닌 사고를 촉진하는 활자의 기능은 시대 예보에도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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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적은 태어나는 순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지만 그들은 내가 살아갈 도시만큼은 내가 선택하는 자기 결정권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은 더욱 코즈모폴리턴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51~52쪽)

미정산 세대는 본인들이 처했던 악습의 마지막 고리의 종점에 선 이들입니다. 우리 사회는 담대한 결단을 해낸 그들을 응원할 뿐 아니라 핵개인으로 살아갈 그들을 지원해 주는 시스템까지 갖춰야 합니다.(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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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용 책자를 읽고 나서 자유롭게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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