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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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엔 집중 호우로 수십 명이 유명을 달리했는데 이번 주엔 폭염이 찾아 왔다. 열대 기후처럼 한 낮에 갑작스런 소나기가 내리기도 한다. 인구 증가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는 지구 환경을 파괴했다. 이제는 탄소 중립을 하지 않으면 뜨거워지는 지구를 멈출 수 없다는 위기감을 자각한 지구인이 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물쓰듯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음 세대를 위해 이번 세대들은 자연을 파헤지는 일을 더 늦기 전해 멈춰야 한다. 이런 경고는 과연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종말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금처럼 통신이나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는 국지적인 전쟁이나 홍수 등의 재난 재해에도 도시 전체가 사라지는 일들이 드물지 않았다. 비근한 예로 지중해의 해양 세력과 오리엔트 대륙 세력과 이집트로 대변되는 아프리카 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에 위치한 이스라엘이 있다. 예루살렘 등 오래된 고대 도시를 발굴하다 보면 시대별로 지층이 다르다고 한다. 침공한 세력이 도시를 초토화시키고 건물을 재건하고 살다가 또 그들도 멸마의 순간을 맞이하는…그런 순환이 수천년의 세월 가운데 층층이 쌓여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꿀벌의 예언은 현재를 사는 주인공들이 과거 여행을 통해서 미래까지도 들여다보는 포맷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소설이야 상상의 산물이지만 그의 필력이 허황되어 보이지 않는 것은 검증된 과거 역사 자료를 지혜롭게 배치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꿀벌의 예언에서는 그의 백과사전 시리즈 중에 ‘므네모스’편을 활용한다. 구약 성경과 요세프스 등의 기록을 원용한 므네모스 시리즈는 소설 전개의 이론적 배후를 두텁게 해 준다. 뭐 이런 식이다. 므네모스가 말하는 인간 존재의 3가지 이유는? 배우기 위해, 경험하기 위해,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소설 꿀벌의 예언은 인간이 한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지금 바로 무엇을 해야할지 단서를 주는 듯하다. 이대로 가면 멸망할 수 밖에 없음을 수없이 알려 주었음에도 노아 시대 사람들은 홍수 심판 경고를 무시했다. 그 결과 그들과 가축들은 익사를 면할 수 없었다. 지구 온난화는 곤충의 세계에도 변화를 불러 왔다. 그중에 꿀벌들은 점차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죽어가고 있다. 꿀벌이 줄어들면 식물과 꽃들은 수정을 할 수 없게 되어 생태계의 질서가 무너지게 된다. 이미 농업 현장에서 이 경고는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직도 위험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인류에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경고한다. 꿀벌이 멸종할 때 인간도 마지막을 맞이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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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내가 얘기해 주지 않았나. 시간은 마치 나무와 같아서 자네가 하기에 따라 고정된 현재에서 뻗어 나가는 가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난번에 자네의 정신이 찾아왔을 때 날 본 곳은 정원의 나무 밑이었지. 인공적인 배경이었단 말이야. (제1권 67쪽)

그런데 말이죠. 두 분은 그 퇴행 수면이라는 걸 통해 이 이동이 가능해요. 두 분의 상상력이 작동해서겠지만 어쨌든 두 분한테는 시공간의 이동이 일어난다는 거예요. 두 분의 정신은 여기, 이 다른 시공간에서 보고, 듣고, 느낀다는 거죠. 너무도 <현실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두 분은 정말로 그 과거에 다녀왔다는 확신을 가지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거예요. 그렇죠? (제1권 244쪽)

인간은 자기 자신을 평가하고, 자책하고, 후회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써. 하지만 저 갈매기는 물고기를 못 잡아도 개의치 않아. 금방 잊어 버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동물은 인간처럼 실수와 실패에 발목 잡히지 않아. (제2권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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