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팀장의 홍보전략과 리더십 - 인문학으로 승부하는
이상헌 지음 / 청년정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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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듣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주제 중의 하나는 이순신 장군과 그가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구어낸 23전 23승이란 전과가 아닌가 싶다. 본래 북방의 국경지역에서 여진족과 대치하던 말단 군관이던 이순신이 수군 지휘관으로 발탁된 데는 유성룡의 추천과 홍보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당시 인재를 추천한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 추천한 사람이 죄를 짓게 되면 추천자 또한 연대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목감이 될 사람인가 신중히 살핀 다음 자기 이름을 걸고 임금에게 추천을 했던 것. 여기서 이끌어 낼 수 있는 키워드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부릴 줄 아는 용인술을 잘 하려면 두가지 덕목이 필요하다. 바로 전략과 리더십이다.

오랜 세월 지속되던 내전을 마침내 종결한 일본의 풍신수길은 명나라와 조선 정벌을 명한다. 전국에 산재한 잠재적 경쟁자인 영주들의 군사력을 외국 전쟁을 통해 소모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 한다. 어쨌든 수십 년간 실전으로 단련된 왜군에 비해 평소 농사를 짓다가 변이 생길 때 소집되는 조선군은 임진왜란 초기에 패퇴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꾸준하게 함선을 개량하고 함포와 궁술, 해상 진법 등을 훈련시킨 이순신의 수군은 전세를 뒤집는 성과를 낸다. 비법은 따로 없었다. 적군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조선 수군의 약점 대신 강점을 극대화 시키는 전략. 그리고 육전의 패퇴로 실추된 사기를 끌어 올리는 이순신의 솔선하는 리더십이 결합한 피땀눈물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사회 생활 대부분을 홍보맨으로 일한 저자 이상헌의 신작 (인문학으로 승부하는) 이 팀장의 홍보전략과 리더십은 가장 현대적인 홍보 전략을 소개하면서 수천년 또는 수백년 전의 인물들을 소환해 낸다. 손자 병법은 물론이고 공자, 이순신, 나폴레옹, 요순 임금, 당태종, 한나라를 세운 유방, 거기에 몇 해 전 우리 곁을 떠난 스티브 잡스까지 … 대부분 나라의 운명을 바꾼 변곡점에서 큰 역할을 하기도 했고, 한 시대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기술 또는 트렌드를 이끌어낸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겐 변화를 이끌거나 현재를 지켜낼 굳건한 전략이 있었고, 이것을 사람들이 믿고 따르게 할 리더십을 실천했다. 그 결과 이순신은 이길 전투를 준비했고 23전 23승이란 성과를 냈다.

오늘날에도 사람의 심리는 그 옛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게 관심을 가져 주고 감성을 터치하는 홍보에 마음을 주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경계한다. 눈 앞의 이익을 좇아 조작할 때는 끝내 그 홍보는 실패하게 된다는 것을(105쪽). 저자가 인문학 특히 병법을 다룬 고전과 인물을 빈번하게 언급하고 인용한 데는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활용한다는 것이 오늘날 홍보와 비슷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최근 중국 내에서도 재평가를 받고 있는 위나라의 승상 조조는 인재를 널리 등용했다. 군사 참모들의 조언을 듣고 나서 조조는 최종적으로 자신이 전략을 선택하고 실행했다. 물론 실패했을 때도 자신 탓을 인정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 결과 조조는 삼국을 통일하는 기반을 만들게 된다.

현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업인들, 특히 그중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민하는 홍보맨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저자는 책 제목에 그 답을 적어 놨다. 1) 인문학으로 승부하라 2) 전략과 리더십을 갖춰라. 비법과 첩경은 없다. 다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그 길을 걸어가면 목표 지점에 가까워진다고 저자는 자신의 경험으로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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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들을 비롯해 홍보맨들도 마찬가지다. 직급과 직책이 올라가면서 일하는 시간만 늘릴 게 아니라 실력도 늘려야 한다. 조직원들을 따르도록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기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상황을 알아야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할 수 있다. 홍보 주니어들이 전략과 리더십 역량을 배우고 익혀 홍보 리더가 되는 그날을 기대한다.(3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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