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여 회계하자 - 왜, 회계를 알면 모든 업무가 쉬워질까
서은희 지음, 최기웅 감수 / 이비락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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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느 팟캐스트에서 들은 말. 영화와 달리 현실의 사기꾼들은 그렇게 치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 그 말은 반대로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사기꾼의 말에 잘 넘어간다는 뜻 아닐까? 꼼꼼하게 확인해 보는 습관을 평소부터 체화시키지 않은 사람인데 돈 냄새를 풍기고 있다면 사기꾼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은 사람도 있다. 허세가 있는 유형인데 얼마가지 않아 모습을 감출 가능성이 높다. 개인도 이러한데 회사나 국가 회계처럼 규모가 큰 경우라도 다를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헉헉거리는 밤마다 냉수를 마시며 읽은 작은 책. ‘공무원이여 회계하자’는 독자층이 한정되어 보인다. 그러나 세금을 내는 사람이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어떻게 쓰는지 알고, 예리한 눈으로 감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일을 국회나 도,시,군의회에서 해 주고 있지만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알려면 회계의 기본 이치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를 가정 경제에 적용하는 것도 참 유익할 것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빚을 지게 된다. 너무나 단순하고 당연한 것인데 둔감해질 때가 많다.

영업을 하는 사람이나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이런 보통 사람의 취약점을 노리는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현직 지자체 공무원으로 일하는 저자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돈을 쓸 때는-지출이나 투자 모두 해당- 깐깐하게(!) 규정과 절차에 맞는지 확인하면서 집행을 해야 한다. 회계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아니다. 각종 법령과 지침에서 이렇게 가라고 정해준 길을 우직하게 가면 되는 일이다. 회계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생소한 용어와 사례별로 어떤 길-규정-을 따라 가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그렇다.

그래서 처음 회계 업무를 맡은 사람은 기본기를 잘 배워야 한다. 거기에 청렴을 추가로 장착해야 한다. 돈을 집행하는 데는 유혹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회계의 기본을 배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례를 뒤따라 가며 배우는 것이 가장 먼저이겠고,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잘 나온 기본서적을 읽으며 체계를 잡아가는 것이 좋겠다. 저자의 조언도 그러하다. 먼저는 청렴하고 성실한 자세로 자신이 맡은 일을 하되 애매한 상황이 있을 때는 반드시 법령을 다시 확인하거나, 질의 응답을 통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 여부가 관건이다. 꼭 현직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회계의 기본 뿐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을 일을 초보부터 배워나가는 비법 아닌 방법을 이 작은 책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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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 지출에 관한 설명을 하다 보니 회계는 청렴과 관련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업무상 청렴하기 싫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몰라서 얼떨결에 청렴하지 못한 방법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찝찝하거나 애매한 업무 상황을 접했을 때는 근거를 한 번 더 찾아보면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지나가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147쪽)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책에 표시하고 기록한 순간부터 그제서야 제 것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부분에서 다시 헷갈려 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기록해 주세요. 포스트잇으로 책에 지저분하게 표시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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