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 맞춤법 & 띄어쓰기 100 - 딱 100개면 충분하다! 교양 있는 어른을 위한 글쓰기의 시작
박선주 지음 / 새로운제안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논문을 쓰다가 지도 교수에게 자주 듣던 지적이 있다. 글을 쓸 때는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간결하게 쓰되 주술 관계가 명확해야 한다. 만연체가 아닌 단문이 좋다. 어려운 글보다 뜻을 잘 전달하는 글이 좋다. 반백이 다 된 나이에 빨간펜 첨삭 지도를 3개월 정도 받으며 주경 야독하면서 교정과 교열, 윤문의 차이를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가장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는 ‘교정’은 오탈자, 맞춤법, 띄어쓰기, 붙여쓰기, 문장부호 등을 바로잡는 작업을 말한다. 그다음 ‘교열’은 교정 작업에 더해 중복된 단어는 삭제하고 가장 적당한 낱말로 바꾸고, 시제를 바로 잡고, 문장 앞뒤 문맥이 맞지 않거나 주어와 서술어가 서로 맞는지 문법에 맞게 바로 잡는 작업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윤문’은 교정과 교열에 더해서 문법은 맞지만 이해가 쉽지 않은 어려운 문장, 지나친 외래어나 번역투 문장이나 중복된 내용은 삭제하거나, 모호한 표현을 정확하게 바로잡는 과정으로 결코 쉽지 않다.

내가 쓴 글을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읽는 독자-그 사람이 누구든 간에-를 위해서라도 초안을 작성한 다음에는 교정과 교열, 윤문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구입한 책이 기본적인 오탈자나 맞춤법 검사조차 하지 않았다면 과연 기분이 어떨까. 논문 뿐만 아니다. 요즘은 손편지 대신 각종 SNS에 짧은 글을 자주 올린다. 말과 글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반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허술하기 짝이 없는 글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그런 것을 지적하는 사람을 ‘진지충’이라고 경시하기도 한다.

과연 이래도 괜찮은 것일까? 하지만 적어도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모두 진지해질 것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고도 한다.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와 운동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말글살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하는 것은 헬스장이나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잘못된 습관을 바로 잡아주고 근육을 키워주는 헬스 트레이너처럼 글쓰기 전문가 또한 작문 실력을 늘려 준다.

이번에 만난 글쓰기 선생은 모던걸 교양살롱이란 너튜뷰 채널을 운영하는 박선주 작가이다. 그의 신간 ‘맞춤법&띄어쓰기 100’은 ‘물어보기 부끄러워 묻지 못한’이란 소제목을 달고 있다. 제목 그대로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헷갈리는 100가지 문제를 던져주고 독자가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생각하도록 한다. 말을 처음 배우던 것처럼, 영어를 처음 배우던 때처럼 반복 숙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저자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헷갈리는 맞춤법 80개와 20개의 띄어 쓰기 사례를 소개한다. 이 책은 그냥 눈으로 읽고 넘어가면 안된다. 종이와 펜을 준비하고 직접 써 보는 것을 권한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내 생각을 오류 없이 전달하는 최선의 도구가 된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섣부른 지적을 하기 전에 먼저 내가 쓰는 글을 살펴보게 되었다.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습관. 안전한 말글살이의 기본기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책상 위 작은 책꽂이에 두었다. 언제든 손을 뻗어 꺼낼 수 있는 위치에.

책 날개를 자세히 보면 맞춤법과 띄어쓰기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모의고사 3회분을 큐알 코드로 제공한다. 책을 읽기 전 또는 읽고 난 후에 시간을 내어 직접 풀어보면 학창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 ***
올바른 우리말 맞춤법에 익숙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맞춤법에 맞게 쓴 글을 많이 보는 것입니다. 우선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책을 읽으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시야도 확장할 수 있는데요. 책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맞춤법에 맞는 말로 쓰여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268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