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
케빈 피터 핸드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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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가 머무는 양수의 성분이 바닷물과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실제로 수정된 지 1~2개월 무렵부터 태아는 물고기 처럼 양수 속에서 아가미 호흡을 하며 지낸다. 이처럼 생명의 근원을 찾는 여행에서 깊은 바다는 예전부터 과학자들의 탐구와 탐험의 대상이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우주는 약 4백년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목성의 4개 위성을 발견하는 등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야를 관찰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여전히 깊은 바다, 심해 탐사는 많은 장애물 때문에 더디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이란 희망어린 책 제목에 이끌려 4백 쪽에 이르는 조금은 난해한 독서를 시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는 과학자인 저자 캐빈 피터 핸드는 우주에 있는 깊은 바다에서 생명체를 찾는 여정을 신나게, 담담하게 풀어낸다. 혹자는 그들에게 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하느냐고 따지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는 나사의 우주 탐사 계획을 보다 깐깐하게 심사하는 추세라 한다. 그러나 그간의 경과를 살펴보면 우주 탐사를 위해 많은 인력과 재원을 투자한 결과 인류는 비약적인 기술 발전의 결실을 거뒀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는 약 11km 정도라고 한다. 최근 연구 결과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 두꺼운 얼음층 아래 수백 km 깊이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측정이 가능한 것은 탐사선과 고성능의 전파 망원경이 수집한 자기장과 스펙트럼 등의 자료를 분석하고 지구의 그것과 대조한 결과이다. 다만 목성까지 편도로 5년 넘게 탐사선이 이동해야 하고 시료를 채취하여 지구까지 가져 오려면 엄청난 양의 연료를 실은 로켓이 필요한데 현재의 기술력과 예산으로는 어렵다고 한다.

우주선 무게의 85%는 연료라고 한다. 현재까지 인류는 달과 지구 궤도까지 유인우주선을 보냈는데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 대기권 밖으로 탈출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되는 탓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이외의 행성 또는 위성에도 생명이나 그 흔적이 남아 있는지 탐사를 해오고 있다. 지구의 심해를 탐사하고 인체를 연구하는 노력 이상으로 말이다. 전문 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쉽게 읽어낼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포털 검색과 너튜브 영상 자료를 찾아보며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심해 탐사 잠수정을 타고 열수구를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관찰한다. 미지의 세계로만 여겨졌던 심해와 머나먼 우주 공간에서 생명체와 그 흔적을 찾는 지난한 여정은 이들의 열정 때문에 멈춤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우리나라 심해 탐사선이 인도양에서 열수구를 발견했다는 뉴스를 봤다. 분명 존재하고 있는데 이제사 인간의 눈(카메라)에 발견된 것이다. 광활한 우주 어느 곳엔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이 훨씬 더 많기에 저자의 부단한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각박한 세속 또한 우주에서 내려다 보면 어릴 적 멍 때리며 관찰하던 개미 떼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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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은 태양계에서 이견 없는 탄소의 여왕이다. 지표의 호수에서건, 아래의 바다에서건 타이탄은 아마도 생명이 필요한 모든 탄소를 갖고 있을 것이다. 깊은 바다와 탄소가 풍부한 호수의 조합으로 타이탄은 지표의 ‘기이한 생명체’와 우리가 알고 있는 (물이라는 용매에 기반을 둔) 지표 아래의 생명체를 뒤져볼 매력적인 장소가 되었다. (178p)

물론 우리의 보금자리 지구 말고 다른 세상은 생명을 품고 있지 않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바다세계는 적어도 생명의 기원 가설을 시험할 수 있는 곳이다. 어느 쪽이든 저곳에서 생명을 찾아내든 아니든 우리는 생명이 어디에서 어떻게 기원하고 수십억 년 전 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를.(225p)

먼저 지구 너머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려면 적어도 다움 세 가지 사건이 일어났어야 한다. 생명의 씨앗이 뿌려져 생명이 기원하고 , 그 이후 생명체가 그곳에서 성공적으로 수를 불려 한동안 지속하고, 마지막으로 그 생명체가 존재했거나 존재함을 알리는 증거가 남아 있어야 한다. 생명체가 살았던 곳이라고 해서 그 생명체를 발견하거나 탐지할 방법이 확실한 것은 아니다. 지구만 보더라도 지각 활동이 암석을 재활용하면서 수십억 년 전에 존재했던 미생물의 화석 증거 대부분을 지워버렸다. (3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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