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경제사 수업 - ‘보이지 않는 손’에서 ‘후생경제학’까지 13가지 대표 이론으로 배우는
조너선 콘린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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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는 옳고 그름, 정의와 부정의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웨덴, 핀란드 같은 국가들도 중립국을 포기하고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며 러시아와 대치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독일 등 유럽국가들에게 천연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경제적 협상 카드로 압박을 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아니더라도 태풍, 지진, 해일, 기상 이변 등 자연 재해도 국가와 기업, 가계의 경제적 위기를 불러 온다.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지구 온난화 등의 요인들도 정치, 경제적인 해법을 마련을 어렵게 한다. 정말 쉽지 않다.

육로와 해운, 항공 교통의 발달로 국가간 무역이 활성화된 이후 경제 정책은 고도의 의사결정 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등장한 사람들. 애덤 스미스를 필두로 한 13인의 경제 사상가들이 그들이다. 물론 위대한 경제사상가가 13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겨우(?) 읽은 ‘나의 첫 경제사 수업’에 소개된 경제학 거장들 말고도 인물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사, 경제 사상사 등을 강의한 저자 조너선 콘린은 2018년에 펴낸 그의 저작 ‘나의 첫 경제사 수업’ 에서 세계사를 바꾼 경제 사상가 13명을 소개한다. 단순히 위인(?)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먼저 설명한다.

국가 간 무역이 활성화되고, 원자재를 수입하여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서 다시 수출하는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돈의 흐름을 제어하는 금융 정책, 시장 경제, 노동 정책을 어떻게 해야할지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때 등장한 경제 사상가들은 저마다의 통찰을 저술과 논문들로 펴냈고, 이것들은 경제학의 교과서로 자리잡게 되었다. 저자 조너선 콘린은 13명의 거장들의 경제학 이론과 주장의 핵심들을 뽑아내고 그것들이 동시대의 정책 입안자들과 기업, 자본, 시장, 노동 분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간결하게 소개한다. 제한된 지면에 거장들의 인생과 경제 철학을 담아 내려다 보니 경제학에 대한 공부가 일천한 독자라면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나의 독서가 쉽지 않았던 이유다. 다행히 부록으로 ‘한눈에 보는 필수 경제 개념’을 소개해 주었는데 이 또한 경제학 입문서를 수십권 분량을 압축한 모양새로 억울하면 공부를 해야 하겠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대부분의 국가가 재정 확대 정책을 쓴 탓에 최근에는 금리를 올리는 추세라 한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국가 지도자는 경제 전문가의 자문을 이해할 수 있는 경륜과 통찰을 갖춰야 한다. 한 사회와 국가의 흥망성쇠는 지도자의 판단의 결과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 삶과 밀접한 경제를 이해하고 직면한 난제를 풀어갈 해법을 찾아가는 학문. 그 앞에는 13인의 선각자들이 아직도 빛을 잃지 않고 어둔 길을 밝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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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다양한 문제들과 그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복잡한 과학이며, 그 복잡성은 인간 본성으로부터 비롯된다. 인간의 본성, 그리고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또 한 가지 주요한 요소인 ‘시간’은 경제문제 관련 연구를 어렵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144p)


발전이나 진보는 필연적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력을 강화하지만, 인간 또한 그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발전은 ‘심각한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157p)

경제학은 사실 개인적인 동기나 도덕성과는 상관이 없다. 경제학은 인간과 논쟁하지 않고 인간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경제학은 무엇인가가 부족한 현상이나 경쟁, 그리고 규칙의 틀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인간 행동에 관한 학문이다.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과 취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규칙의 틀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규칙들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모든 것에서 무엇인가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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