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의 쓸모 - 보통 사람들도 이해하는 새로운 미래의 언어, 증보개정판 쓸모 시리즈 2
한화택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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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아니 산수 과목을 일찌감치 포기했던 일명 수포자(!)에 눈에 들어온 강렬한 붉은 표지의 책. 미적분의 쓸모는 ‘보통 사람들도 이해하는 새로운 미래의 언어’라고 미분과 적분을 다룬다. 미분과 적분 수업 시간에 수학 교과서에 이런 저런 그림을 그리며 종이 울리기를 기다린 사람이 이 책을 서점 진열대에서 집어들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기꺼이 미적분의 쓸모를 선택해서 시간과 에너지, 책값을 들여서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학창 시절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한 이유 중 이거 안 배워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어가는 지난한 과정을 참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수학을 수학하는 과정을 포기하면 안되는 안되는 이유를 저자 한화택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수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세상의 변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생각해 보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어른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접어들고 나서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가 논리적 사고가 어렵다는 점이다. 여론조사나 경제 지표의 변화 이런 것들을 언론이나 인플루언서의 시각이나 해석을 통해서가 아닌 스스로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의 부재를 실감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삶에 만족한다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어디 인생이 그러한가?

저자는 가속도, 기울기, 최적화, 기하학, 스토크스 유동 방정식 등을 미분과 적분 공식으로 먼저 설명을 한다. 솔직히 수포자라면 공식과 그래프는 그냥 넘어가도 좋다. 다만 이 책을 끝까지 읽어갈 수 있는 매력은 다른 곳에 있다. 우리 일상 생활의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 미분과 적분의 수고로움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을 오히려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그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 흔히 스포츠나 기술 경쟁을 이야기할 때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을 전가의 보도처럼 말한다. 인간의 고도 문명의 근간에는 자연 법칙에 대한 탐구와 관찰, 이것을 이론으로 정립하고 객관화하는 과정을 거쳐 지식의 전승을 통해 진보를 거듭해 왔음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 그래서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구나” 하고 공감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저자는 어렵게 느껴지는 수학의 세계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자동차 과속단속 카메라의 작동 원리, 이세돌9단을 이긴 알파고를 이긴 인공지능의 원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룰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재난지원금을 어느 계층에 지급해야 사회 경제적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복잡한 기술과 정교한 건축 구조물의 바탕에도 예외없이 미분과 적분을 비롯한 물리와 수학의 치열한 사고의 결과물들이 스며들어 있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가다 보면 수학이 왜 필요한지 공감을 하게 된다. 다만 나 대신 그 수고로움을 대신해 준 수많은 수학자와 물리학자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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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이 코르네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 그렇다. 자연은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의 신체 중 어떠한 부분도 어색하게 직선으로 이루어진 부분이 없으며, 조류의 알 또한 타원을 닮은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의 선은 어디서나 연속적이며 부드럽게 휘어진다. 수학적으로 볼 때 자연은 2차, 3차 이상의 모든 고차도함수가 연속적인 곡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84~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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