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 - 17세기 튤립 파동부터 21세기 비트코인 열풍까지 호황과 불황을 넘나들며 부를 쌓은 사람들의 역사
토르스텐 데닌 지음, 이미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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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경유차 운전자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던 요소수 수급 사태가 어느새 잊혀진 과거의 일이 되었다. 이것 뿐인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때에 보건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서 정부에서 시장에 개입하기도 했었다. 약국 앞에 줄을 서서 장당 1500원에 사던 것을 이제는 2~3백원이면 구입 가능하다. 설비 투자로 공급은 물론 상시 마스크 착용 정책으로 수요 또한 꾸준하기에 가능한 결과로 보인다.

설 연휴 때 읽은 붉은 표지의 책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는 좀 더 큰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공장을 돌리는 원자재와 식량 등의 희소성 있는 자원들의 수급 불군형의 틈새에서 큰 폭의 이익을 보거나 파산에 이르는 사례들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책 제목에서 희소성 있는 자원을 매집하고 가격 변동기에 판매하여 차익을 실현하는 행위를 ‘투자’가 아닌 ‘투기’로 정의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학자, 금융가로 활약 중인 저자 토르스텐 데닌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사재기 사건에서 시작하여 2018년 비트코인 이슈에 이르기까지 42건의 사례들을 분석해 가며 투기와 투자의 간극을 보여 준다. 세계를 무대로 식량과 원자재 무역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비난 받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해난 사고와 수급 불균형 등 많은 변수들을 극복해야 해야 하기에 보험업이 발달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과 국가 경제를 왜곡하는 수준의 매점매석 행위는 일시적 성공을 거둘지는 모르나 종국에는 파산이란 결말로 귀결되는 역사(!)을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다. 과유불급의 교훈은 동서양과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 과거에는 밀과 쌀, 콩, 옥수수 등의 곡물과 금, 은, 구리, 귀금속, 원유, 천연가스 등의 원자재가 국제 교역을 통한 투기(자)의 대상이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 NFT 등이 대두되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필요 이상으로 더 소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은 파멸로 그를 이끈다는 황금율을 저자는 담담하게 텍스트와 시장 변동 그래프로 보여 준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전망 또한 과거의 그래프를 통해서 유의미하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준비하고 대비하는 국가와 기업, 가계가 유동성의 위기에서 파산하지 않고 파도를 타고 넘을 수 있다.

요소수와 마스크 대란, 달걀 값 폭등 같은 일시적인 파동의 원인을 무심히 넘어가지 말자. 그 와중에도 희비가 교차한다. 교과서가 말하는 시장과 현실의 시장에는 변수가 정말 많다. 42건의 아카이브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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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의 쌀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단기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도시화와 인구 구조, 대체 에너지 수요, 기상 상태가 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이런 요인들은 다른 농산품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다. (2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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