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사 걷기 - 한민족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따라
임경근 지음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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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력을 들여서 역사를 읽고 해석하는 이유는 뭘까? 국가든 개인이든 과거의 경험에서 현재에 적용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함일 것이다. 역사 기록을 탐독과 분석하면서 동시대의 현안과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유추해 낼 수 있다. 역사는 사실-진실 여부와 상관 없이-의 기록이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를 기록한 사관의 해석-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역사를 읽는 사람은 글자 그대로 읽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기록 당시의 여러 정황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회사는 일반적인 역사에 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국사는 통상 국가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1차 사료를 기록, 보관, 편찬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한국 교회사는 미국 선교단체나 개교회의 당회록 등 단편적 자료를 갖고 기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특히 선교사들이 본국의 선교회에서 보낸 선교 보고서와 안부 편지 등이 유용한 1차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열악함 가운데서도 한국 교회 역사는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성장의 과정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잘 보여 준다.

이번에 읽은 약간 두툼한 책 ‘ 한국 교회사 걷기’는 단지 교회 역사만을 기술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일반 역사를 먼저 이야기하면서 그 가운데 선교사와 초창기 성도들의 활약상을 흥미롭게 펼쳐 나간다. 이를 통해서 역사 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묻는다. 왜 하필 구한말에 한반도에 복음이 들어왔을까? 물론 임진왜란 당시 왜군 무리에는 카톨릭 군종 신부가 함께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복음 전파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고, 구한말에 천주교 전파에 이어 개신교도 뒤를 이었다. 조선의 뒤늦은 개방에 이어 한반도는 열강의 각축 가운데 구원자를 대망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함 가운데 신사참배에 동참하는 오점을 남기기도 했지만 한국 교회는 헌신과 희생의 모범을 실천하면서 그루터기 같은 역할을 했다. 그 결과 해방 이후 경제 성장과 함께 한국 교회 또한 성장을 거듭했다. 저자는 냉철하게 분석한다. 고난의 좁은 골짜기를 지날 때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다가도 평안하게 되면 그렇지 않는 것이 인간의 연약함이다. 한국 교회 또한 이런 전철을 밝고 있지 않는지 성찰해야 함을 저자는 강조한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신뢰를 오히려 잃고 있지는 않은지 뼈아픈 성찰을 해야 한다. 양적인 성장에 안주하고 있지 않았는지, 저자 임경근이 길라잡이하는 한국 교회사라는 길을 겸손하게 걸어가며 성찰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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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역의 규모가 커지면서 선교사들의 염려도 커져 갔다. 세브란스 병원 신축을 앞두고 선교사들 중에는 종합병원 같은 큰 기관들이 한반도 복음화에 이익이 되기보다는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특히 모팻(마포삼열)을 비롯한 여러 선교사들은 ‘말씀의 전파와 선포’가 선교사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일인데 병원을 짓는 것은 ‘세속적 수단’이니 ‘영적 수단’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염려하며 지적했다. (102p)

‘교육선교’는 ‘의료선교’와 더불어 한국 선교의 발판을 놓는 쌍두마차와 같은 역할을 했다. 한국은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이 기독교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학교를 세워 서구 문물을 가르치고 개화를 열망하는 한국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선교를 했다. 이런 방식은 조금 느리긴 해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1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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