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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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집중하며 책 읽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에 읽은 ‘부의 품격’은 예상 외로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이론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 운영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저자는 출판 기획사를 운영한다. 사실 이런 회사가 있는 줄도 잘 몰랐다. 작가와 출판사, 외국 출판사, 번역가를 연결해 주는, 한 마디로 떡잎을 알아보고 물 주고 키워주는 기획사이다.

부의 품격을 읽고 나서 떠오른 영화가 두 편 있다. 2016년 마이클 그랜디지 감독, 콜린 퍼스와 주드 로 주연의 영화 ‘지니어스’. 니콜 키드먼도 강렬한 조연으로 출연했다. 헤밍웨이,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콜 피츠제럴드 등을 어시스트한 출판 편집자 맥스 퍼킨스가 야수 같은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른 한 편은 1996년 카메론 크로우 감독, 톰 크루즈와 쿠바 구딩 쥬니어, 르네 젤위거 주연의 ‘제리 맥과이어’다.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내용 설명은 생략. 두 작품 모두 조력자의 중요성을 잘 보여 준다. 그 상대방이 작가든 프로 선수이든 자신이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적시에 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출판 기획을 하는 저자 양원근의 인생 여정이 위에 언급한 영화 속의 인물들-지니어스의 맥스 퍼킨스는 실존 인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일과 인생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기에 남들과 다른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다. 저자는 그것을 ‘선의지(善意志)’라고 표현했다. 선의지를 풀어쓰면 ‘선의’와 ‘실행력’이 된다. 사실 우리나라 출판시장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매우 좁은 편이라 한다. 자기 책을 내고 싶어하는 초보 작가와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은 나야 업을 계속할 수 있는 출판사와 서점들 사이에게 출판 기획사의 역할은 중요하다.

될 만한 아이템을 알아보는 능력, 그리고 출판하여 유통과 홍보까지 우직하게 진행하는 추진력을 갖춰야 한다. 저자는 그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출판 기획을 수 십년간 하면서 그는 무엇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선의를 기본으로 하되, 책임을 질줄 아는 것이 진정한 부의 ‘품격’임을 체득했다.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기도 했지만 그 또한 사람을 얻는 자산이 되어 오늘에 그가 있는 바탕이 되었다.

돈을 벌고, 부자가 되고 싶은가? 저자는 먼저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빌 게이츠 같은 부호가 존경을 받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 재벌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 책을 읽고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품격을 갖고 있는가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 큰 부자가 아니더라도 부를 얻고 누릴만한 품격을 갖춰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하는 인상적인 책읽기였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책 속의 책이다. 저자가 기획한 책과 저자와의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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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지도가 높은 작가들에게도 독서 모임 출강을 권한다. 비즈니스 활동은 궁극적으로 이익을 창출해야겠지만, 무조건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내 영역이 넓어지길 기대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본래 이해타산적인 사람보다 선의지를 가진 이들에게 본능적인 호감을 느낀다. 내가 인기가 있다고, 몸값이 높다고 비싼 무대만 찾는게 아니라 작은 동네 책방, 도서관의 소모임에 찾아가 독자 한 사람 한 사람과 정성껏 만난다면 독자들이 작가의 선의지에 열광하지 않을 수 있을까? (143-144p)

생생한 현장 정보를 듣고 싶다면 그곳에서 직접 뛰는 이들에게 말을 청하는 게 가장 좋다. 가장 좋은 정보는 내가 직접 경험해 얻은 정보지만, 그럴 수 없다면 현장에서 활약하는 이들의 말을 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그들을 만나야 한다. 그래서 나도 항상 출판사 현업 편집자들, 영업자들과 만나서 현장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함께 식사하고 차를 마시면서 오가는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다. 함께 식사하고 차를 마시면서 오가는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알토란 정보들이 흘러나온다. 사람을 만나고 또 만나며 관계를 쌓아 나갈수록,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정보들이 비 오듯 쏟아져 나온다. (175p)

오늘날 많은 기업이 일 중심, 성과 중심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과도하거나 위험한 업무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런 풍토 속에서 사람들은 선의지를 잃어 가고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철학을 공부해서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2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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