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년 혁명 - 박원순 서울시정 10년의 기록
혁신정책네트워크 디딤 엮음 / 해피스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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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말부터 2020년 7월까지 9년 9개월의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작년 7월에 유명을 달리한 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재임 기간 중 주요 정책과 기획 의도를 소개한다. 보통은 정부기관에서 백서의 형태로 기록을 남기는 경우는 많이 보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시장과 동행했던 동지들이 20개 분야의 정책 성과와 평가를 기록으로 남긴 책은 생소하다. 글을 쓰고 엮은 사단법인 혁신정책네트워크 ‘다짐”은 한국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혁신정책을 발굴하고 실현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2017년에 발족했다고 한다.

도시는 문제가 많다. 거주 인구는 물론 빌딩, 아파트, 교육, 병원, 유흥시설 등 밀집된 건물. 골목을 점령한 전신주와 케이블, 지하철과 촘촘한 도로망,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신경망처럼 지하세계를 수놓고 있는 통신, 상하수도, 가스와 온수배관 등이 일사분란하게 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역서 조금만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지면 큰 재난으로 이어진다. 이런 인프라를 관리하는 것은 어쩌면 대도시를 관리하는 일 중에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만약 서울특별시장이 된다면 적어도 20개 분야의 골치아픈 난제들을 헤쳐 나가야 한다.

공공의료, 교육, 노동, 민생, 복지, 교통, 주거, 도시재생, 산업, 문화, 돌봄, 마을-협치-자치, 사회적 경제, 소통, 팬더믹-방역, 에너지, 혁신, 재정, 행정, 청년 문제 등등. 자기기 책임지지 않을 일이라면 마음껏 비판하고 비난할 수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내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과 단체도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안다. 책임이라는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천만 명이 넘는 대도시를 이끄는 지자체장이 갖춰야 할 능력은 업무 역량 뿐만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하는 인격적 부분도 중요하다 하겠다. 서울 10년 혁명을 이끈 혁신정책 네트워크가 정책에 녹여낸 철학은 크게 네 줄기로 나눌 수 있다. 사람답게 살 권리, 편안하고 편리한, 더불어 행복한,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서울을 만들어 가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일부 언론들이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지만 일상 속으로 녹아든 공유 자전거 따릉이와 제로 페이 등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시정 또는 국정을 이끌어가는 리더와 정책 코칭그룹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다. 어떤 사람을 바라보는 인식과 철학은 리더의 인생 여정 및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인생의 정점에 이르렀을 때 자신의 욕망 실현이 아닌 시민 또는 나라 구성원들의 소망을 두루 살펴는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특정 분야나 계층에게 유리하게 해 달라는 집요한 로비를 극복해야 한다. 지난 10년의 성과와 미완의 목표들을 소개한 이 책은 또다른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유권자들에게 나라 또는 대도시 살림살이와 신경 써야 할 일들과 산적한 현안이 얼마나 많은지 알려주는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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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국에서는 마을마다 서로의 노동을 나누는 전통인 품앗이나 아나바다 운동처럼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실천이 있었다. ‘공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과잉생산과 소비가 환경문제를 초래하는 상황에서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숙박공유서비스 에어B&B, 사무실 공유서비스 위워크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다. 공유 활동이 혁신이라는 옷을 입고 시장에 등장한 시점이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유휴자원을 공유하는 공유경제모델은 자원낭비나 과잉소비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수익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모델로 주목 받았다. (1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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