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심리학 - 마음을 설명하는 여섯 가지 방법
이지연 외 지음, 이영랑 그림 / 파라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거철마다 사람의 심리를 생각하게 된다. 유력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많은 공약을 공표하고, 평소에는 잘 가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전통 시장을 찾아 악수하고, 국밥을 먹는 사진을 찍는다.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후보가 진실되게 공약을 실천하면서 공익을 위해 헌신을 할 사람인지 알아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어디 선거 때 후보자를 분별하는 일 뿐이겠는가? 전세나 월세 계약을 하면서 집주인이나 세를 사는 사람 모두 상대방이 자기 기준에서 좋은(?) 사람이길 기대한다. 보통의 경우에는 별 일 없이 계약기간을 보내지만, 운이 없는 경우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기도 한다. 이런 일을 겪을 때, 계약 상대자를 잘못 선택한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 


이런 개별적 사안 말고 온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사건들 가운데도 사람의 심리가 개입되어 있다. 최근 토지공사 직원들이 개발계획을 미리 알고서 땅을 구입하여 큰 차익을 얻은 사건이 온 나라 사람들의 비판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나도 저런 자리나 위치에 있었으면 하는 속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이렇듯 사람의 심리는 인간의 인생 전체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개인은 물론 국가도 사람의 심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이것을 정책에 적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아닌가 한다. 그저 충직하게 국가의 부름에 응하고 직무상 명령을 성실하게 이행했다. 그들은 성실하고 자상한 가정의 부모요, 이웃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사람의 심리를 연구하는 심리학이 발전하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박준성의 신작 '내 생애 첫 심리학'은 그간 축적된 심리학의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독자가 심리학의 세계에 들어서는 것을 돕기 위해 책 말미에 찾아보기-색인-를 제공하고 있다. 좋았던 점은 '학자'와 '용어'로 구분되어 있어 심화 학습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 한권의 책으로 그간 축적된 심리학의 모든 것을 다 담아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심리학에서 다루는 거의 모든 분야의 개념과 연구성과, 학자와 실험 사례 등을 각종 도표와 사진들을 활용해서 한 권에 가득 담았다는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서 심리학이란 방대한 바다에 항해를 시작할 수 있는 길잡이와 같은 지도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을 길라잡이 삼아서 사람의 심리를 알아가고, 상대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경청, 공감을 통해서 보다 풍성한 인간 관계를 이뤄간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좁게는 자기 자신과 가족, 넓게는 직장과 국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내 생애 첫 심리학은 한 번 읽고 말 책이 아니라 서가에 꽂아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읽을만한 역작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허구적인 이상을 갖고 살아간다. 허구적 이상은 실제적인 대응물을 가지 못하는 관념에 불과하지만, 개인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유용성을 지닌다. 허구적인 이상은 인생에 의욕과 생동감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행동을 유발하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아들러는 개인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그가 지닌 허구적 이상, 즉 가상적 최종목표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34-235p)


악은 특정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나 악의나 가학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권우에도 복종하는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악은 오히려 일반 시민들과 같은 평범한 얼굴에 의해 자행된다는 것이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가능케 한 아이히만 등의 심리상태를 밝히고자 했던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연구는 심리학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나치즘의 경우처럼 사회 전반이 특정한 분위기로 흘러갈 때 구성원이 된 개인은 이러한 약속을 거스르기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28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