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것, 남겨야 할 것 - 피할 수 없는 변화에 무력감이나 상실감을 느끼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심리학 조언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박제헌 옮김 / 걷는나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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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미얀마의 people들이 군부 쿠데타 세력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소식에도 둔감한 것처럼 말이다. 이런 감정의 메마름은 타인을 향한 것에 그치지 않고 바로 나 자신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작 내게 급격한 변화나 감당하기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문제는 이런 피할 수 없는 내부 또는 외부의 변화가 자주 찾아온다는 점이다. 평소에 얼마나 자기 자신을  단련했느냐에 따라 이런 변화의 위기 대응과 결과가 달라진다. 강인한 육체 뿐 아니라 심지가 굳어야 한다는 교훈을 여기서 얻을 수 있다.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비드19 팬데믹 시대를 살면서 우리 사회와 개개인의 일상에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빈부 격차, 세대와 계층, 지역간 갈등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무력감과 상실감을 안겨 준다. 최근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개발 정보를 이용한 땅 투자한 사람들을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워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출발선이 다른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동시대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완충 지대가 필요하다. 불공평한 현실을 일거에 바꿀 수는 없으니 여기에 대응할 맷집을 길러야 한다.

심리 치료의 권위자인 독일의 베르벨 바르테츠키의 신작 ‘버려야 할 것 남겨야 할 것’은 변화와 위기 상황에 흔들리는 사람들을 향한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저자는 ‘심리적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 제목 그대로 버려야 할 것은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뭔가를 움켜 쥐려 한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것처럼 집과 공간을 비우는 미니멀 라이프처럼, 마음 속의 잡동사니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저자는 4개 장을 통해서 실제 상담한 사례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인생에서 버려야 할 것과, 반대로 반드시 붙들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진솔하게 조언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믿었던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이 가장 쓰라리다. 그 상실감과 사람에 대한 회의는 상상하기도 싫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 전 마음에 묻었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그러나 아래 구절을 읽으며 내 스스로 했던 그 때의 노력이 ‘회복 탄력성’이란 말로 정의되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을 자신의 힘으로 잘 다루는 능력이다. 피해 없이 문제를 처리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여 극복하는 저항 능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힘겨운 사건이나 변화 상황은 사람의 선천적 저항력을 일깨우고 생각지도 않던 강점을 발견하게 만든다. 새로운 것에 반응할 때 당신은 무언가를 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237p)

각자의 인생을 다른 누군가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인생에 위기가 닥쳤을 때 저자와 같은 유능한 코치는 필요하다. 마치 슬럼프에 빠진 운동선수가 코치 조언으로 위기 탈출을 하는 것처럼.  오늘 우리에겐 심리 코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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