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정면돌파 - 소신이 답이다
박신철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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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래 순진하고 무식해서 정책의 목적이나 본질에 충실할 뿐 다른 부가적인 민원이나 손해 같은 것은 기본적으로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이 또한 한마디로 정면돌파인 것이다. 219p

물론 이에 따르는 저항과 민원, 소송 등이 뒤따랐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밀어붙였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직권 감척의 길이 열렸다. 나는 순수하면서 무식하다. 늘 전체를 위한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정면 돌파,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업무에 대한 사심 없는 열정과 신념 때문이기도 한데 사실 상관들한테 늘 바른말 하는 것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손실이 컸지만, 지나보면 하나의 발자국을 남기고 해당 분야를 발전시켰으니 지금도 후회는 없다. 221p


책 이름 그대로다. 저자 박신철은 ‘소신이 답이다’라는 소신을 갖고 눈 앞에 펼쳐진 장애를 정면 돌파하는 인생을 살았다. 예전에 봉산개도(逢山開道)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길을 가다가 산을 만나면 보통 사람들은 돌아서 가거나, 힘들더라도 그 산을 넘어간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있다. 다음에 오는 사람을 위해 산에 길을 내는 사람 말이다. 나 혼자 무사히 지나가면 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수고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사회는 이런 일로 느리지만 꾸준하게 발전하고 유지되는 것이리라.

저자 박신철의 인생 여정에는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 그가 맞닥뜨린 현실은 보통의 그것은 아니었다. 물론 한국전쟁 후 어려웠던 시기를 보낸 사람들 대부분이 겪은 일이기는 하다. 그는 군 부사관 전역 후 생소한 자동차 영업을 하면서 그만의 꾸준함을 무기로 성과를 이뤄낸다. 누구나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결론을 알면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쉽게 보이는 그것을 꾸준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결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늦깎이로 공직에 입문한 뒤에도 이런 꾸준함과 저돌적인 실행력을 발휘한다. 물론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의 저돌성은 상사와의 마찰을 불러 왔다.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유형과 저돌적인 업무 추진형은 서로 상극이다. 물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력하면 이보다 좋은 조합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이런 조합은 쉽지 않다. 유능한 리더란 다양한 유형의 부하들의 기질과 성향, 역량들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적시적재로 배치하고 활용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유익함 중 하나는 박스에 따로 넣어 둔 ‘회상’ 꼭지라 할 수 있다. 본문에서 자기가 선택하고 밀어 붙인 일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 준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단상을 적어 놓은 것이다. 물론 저자는 여기서도 여러 가능성은 열어 놓으나, 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소신을 갖고 정면 돌파를 선택하는 그 길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이 책의 유익함 두번째는 정부 중앙부처 고급 공무원들의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주요 정책들을 입안하고 집행하는가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안 문제가 발생하면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각 분양의 요구와 의견, 이해 관계를 조율하여 정책안을 만든다. 이어 법적 근거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현장에 이 정책이 뿌리내리고 효과를 내도록 실행하고, 피드백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각 부처간의 이해 관계가 부딪치고, 더 크게는 국가간 이해가 충돌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공직을 은퇴한 저자가 히말라야 트래킹 일지를 부록으로 선사한다. 인간의 소신과 정면 돌파가 안 통하는 곳도 있다. 바로 대자연이다. 산이 길을 내주면 가고 아니면 멈춰야 한다. 아무튼 이 책은 임팩트가 있다. 인생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고 넘어갈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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