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 의미로 읽는 인류사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이도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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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은 멈출 줄 모르고 달리던 인류의 폭주를 멈추게 했다. 적어도 일상이란 단어가 평범한 것이 아님을 온 몸으로 알게 한 것이다. 물론 인류는 코비드19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서 이번 사태를 지난 일로 박제하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유럽 인구의 1/3이 죽은 흑사병이나, 1910년대 전세계를 강타했던 스페인 독감의 두려움을 인간은 유전자를 통해 기억의 전승을 시도할 것이다. 


새해 들어서도 코비드19의 위세는 전 세계를 멈칫하게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4차 산업혁명, 이세돌 기사를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가 몰고 올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는데 말이다. 인류는 이제 잠시 쉬어가면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본능과 이성의 복합체-의 공존을 숙고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해 들어서 읽은 이도흠 교수의 신간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는 묵직한 통찰을 도와준다. 


저자는 먼저 인류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과 과학 기술의 발전사를 연계한 설명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여느 짐승과 달리 종교성을 가진 인간이 과학기술 문명과 어떻게 공존해 왔는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해는 무엇인지 말한다. 이 책의 핵심은 2부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에 담겨 있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인공지능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해 미합중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2016년 한해에만 4백조가 넘는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한국의 실정은 어떠한지 꼬집고 있다.(345쪽 참조)


저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과 수고를 대체하는 일상과 산업의 편리를 설명하는 한편 그것이 불러오는 역기능에 대한 고찰을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인공지능의 쟁점을 주제로 무려 3개 파트에 걸쳐서 인간과 인공지능을 비교한다. 핵심 쟁점은 과연 인공지능이 인간의 기능적 역할 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감정까지 복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사람은 유전적, 환경적, 신체적 요인으로 인해 저마다의 다양성을 갖고 있다. 몇몇 국가에서는 인간의 감정까지 딥러닝하는 연구를 수십년의 기간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기계나 인공지능이 인간이 하는 일을 많은 부분에서 대체할 수 있겠으나,인간다움을 대신할 수 없다. 아무리 과학문명이 고도화되더라도 인류는 생명과 정의의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이번 코비드19 팬데믹은 여러가지 고민할 숙제를 인류에게 던져주었다. 개발이냐 보호냐의 양비론이 아닌 인간과 자연, 국가간, 종교 간 대립이 아닌 공존과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4차 산업혁명은 물질이 아닌 내 마음에서 먼저 일어나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했던 어설픈 생각이다. 


티끌보다 더 작은 한 점에서 찰나의 순간을 살며 돈과 권력, 쾌락을 더 얻기 위하여 에너지를 낭비하며 서로 다투는 것은 얼마나 편협하고 어리석은 것인가. 인류사를 통해 얻은 지혜로 오늘을 냉철히 분석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야기될 미래를 올바르게 전망하면서, 나와 다른 인간은 물론 다른 생명, 다른 존재와 공존하는 지혜를 공유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마지막 문명이 될 것이다. 115-116p


상황에 종속되어 있는 게 우리 인간이지만. 동시에 소수가 전체 상황을 바꿀 수도 있는 능동적인 행위자들이며, 그 출발은 서로에 대한 공감과 연대다. 자본과 국가의 공세와 조작에 의해 대중들은 파편화되고 우중화하고 계급의식을 상실했지만, 과도한 착취와 수탈, 억압에 침묵하다가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임계점을 넘은 지배층의 부패와 부조리, 폭력에 분노하여 스스로 조직하며 투쟁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205p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이 앞으로 대략 30여 년 안에 인간의 지능을 스스로 학습하면서 기술적 특이점을 돌파하여 지능 폭발을 하고 초지능을 습득한다 하더라도 부분적인 지능에 머물 것이며, 엉뚱한 곳에서 결함을 보일 것이다. 인간의 마음과 무의식, 이에 영향을 주는 인간 몸의 유기적인 시스템을 완벽히 복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초지능을 가진 뒤에도 인간보다 못한 영역들, 과학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마음과 궁극적 진리의 영역은 남을 것이다. 268-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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