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에게 배우는 직장인 필살기 - 불확실한 직장생활에서 필히 살아남는 기술
이호건 지음 / 싱긋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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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꼭 읽어야 할 책 중 하나가 ‘장자’이다.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 인물로 노자와 함께 도가(道家)의 일가를 이뤘다. 이런 그가 21세기 서울의 어느 회사에 직장생활 고민상담소장으로 시공을 뛰어넘어 낙하산 타고 취직을 했다. 그 회사 만년 과장인 오상수와 장소장이 직장 생활 고민 상담을 주고 받는 내용을 엮은 것이 이호건 박사의 신간 ‘장자에게 배우는 직장인 필살기’이다. 저자 이호건은 경영학 박사로 직장인을 위한 인문학 개론서인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을 저술한 자칭 타칭 ‘생활 인문학자’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독특하다. 직장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중심으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글감 소재가 참으로 깊고 방대하다. 장자 33편은 크게 내편(內篇), 외편(外篇), 그리고 잡편(雜篇)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는 주제에 맞는 장자의 가르침을 인용한다. 거기에다 플라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테스형, 독일의 니체 등등의 내로라 하는 철학자들의 통찰과 비교하기도 한다. 이 책은 자유, 자아, 쓸모, 진리, 관계, 운명이란 6개 장별로 열기(들어가는 글), 장주 상담소장과 오과장의 만남과 대화가 이어지는 구조이다. 마치 대학에서 이론 강의를 듣고 난 후 분임별 토론을 일대일로 하는 느낌이 든다. 이런 류의 책은 먼저 일독을 한 다음 서가에 꽂아두고서 필요한 사안이 생겼을 때마다 꺼내 읽어야 한다. 마치 비상약 처방전처럼 말이다. 


주옥같은 가르침이 정말 많이 수록되어 있다. 어느 동네에 오랜 수령과 규모를 자랑하는 나무가 있었다. 대목장이 그 나무는 쓸모가 없기에 천수를 누린다고 제자들에게 설명했다. 이를 들은 나무가 그것은 당신 생각이고 내가 목재로나 땔감으로 쓸모가 없었기에 비로소 거목이 될 수 있었음을 왜 간과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관점으로 쓸모와 유용성을 판단함을 지적하는 에피소드이다. 또 이런 가르침도 있다. 


장자는 일찍이 와우각상쟁이란 말로 땅을 얻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일을 마치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툰다’고 설파했다고 한다. 인간들의 관점으로 보면 중요하고 큰 일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 대수롭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마치 대학 입시에 한 번 실패했다고 그 인생 자체가 실패한 것이 아님을 나중에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임을 저자는 자상하게 설명해 준다. 


나 또한 언젠가는 은퇴를 해야 한다. 머지않은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직장생활을 뒤로 하고 퇴직할 때를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누구나 퇴직 또는 인생의 마지막 여생을 맞이하게 된다. 가을 낙엽과 같은 차갑고 스산한 퇴직을 받아들이는 2가지 자세를 저자는 소개한다. 당신은 운명론자인가, 아니면 안명론자인가 하고 묻는다. 운명론은 사람의 운명을 미리 정해져 있어서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다고 체념하는 것이고, 안명론은 하늘이 정해준 운명을 알고 그것에 맞춰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을 뜻한다. 나도 이제부터 운명 탓을 하지 않고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이나 어울림을 위해서도 같음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타인과 구분하고 편을 가르기보다 함께 어울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같음의 입장에서 타인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마음이 평안해지고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1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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