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그리스도인의 공동읽기 - 예수 시대 기독교 전승은 어떻게 형성되고 보존되었는가
브라이언 라이트 지음, 박규태 옮김 / IVP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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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박사 논문을 기반으로하였기 때문에 흔히 우리가 예상하는 학위 논문의 순서가 그대로 녹아있다. 저자의 주요 주제인 ‘공동 읽기(Communal Reading)’이라는 말 자체가 상당히 낯설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이 단어와 저자의 의도를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자주 언급하기 때문이다. 


 1장에서 저자는 먼저 기독교 전승을 통제해 왔던 ‘공동 읽기’에 대한 연구에 그동안 어떤 한계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연구사를 정리한다. 특별히 그는 ‘공동 읽기’에 관심이 있었던 학자들도 깊은 연구에 다다르지 못했음을 언급한다. 연구사가 있기 때문에 선행 연구의 한계를 명확히 볼 수 있고, 저자의 주장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저자가 밝히고 싶어하는 것은 널리 퍼져 있던 공동 읽기의 사건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2장에서 저자는 ‘공동(Communal)’이라는 단어를 선호하는 이유가 사회적 측면이 부각되고, 둘 이상의 참여가 있던 사건임을 정의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동 읽기가 일어난 시점을 기원후 1세기로 주장하고 싶어하는 저자는 1세기 공동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밝히기 위해 초창기 기독교 전승을 통제한 것을 고찰하는데 필요한 변수만을 제시할 것이고, 그 외에는 자신의 연구에서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2장에서는 저자의 연구 대상의 시기와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3장에서는 공동 읽기의 확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던 경제와 정치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시도한다. 그는 기원후 1세기의 지중해 경제는 대부분 번영하였고, 안정된 상태였다고 본다. 이런 상황은 공동 읽기가 널리 퍼졌을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고 설명한다. 물론, 경제적 번영과 안정이 직접 요인이 아니라, 뒷받침했을 정도였을 것이라고 정리한다. 이와 더불어 정치적 안정 또한 공동 읽기의 확산에 영향을 주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Q1. 이 부분부터 많은 질문들이 생겨난다. 공동 읽기의 퍼짐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경제와 정치의 상황에 대한 근거가 제대로 제시되었는가? 그리고 기원후 1세기에 정치, 경제가 정말 안정되었을까? 특별히 당시 유대교와 기독교에 적용할 만한 것이었을까? 당시 이들의 역사에는 계속되는 반란과 탄압 등이 이어지는 상황이지 않았나?



 4장에서는 사회적 배경을 제시한다. 당시 엘리트 계층은 읽거나, 받아쓰거나 두 개를 다 할 수 있는 노예를 고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더불어 당시 공동 읽기의 사건이 일어난 무대는 다양하였고, 빈번하였다고 본다. 저자는 실내와 실외에서 일어났던 당시 공동 읽기 사건에 대한 여러 문헌들을 증거로 제시한다. 


Q2. 당시 그들은 무엇을 읽었을까? 


Q3. 공동 읽기를 할 수 있는 자료들이 당시에 넘쳐났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인가? 


Q4. 그 양이 여러 사람이 여러 곳에서 읽을 수 있을 만큼의 양이었나? 


Q5. 엘리트가 고용한 노예들은 대부분 문맹이 아니었나? 일정 교육을 받은 노예들이었나? 


Q6. 공동 읽기 자료는 회람용이었나? 복사본이 여러 개 있었나? 


Q7. 저자는 청중이 낭독자의 실수를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예를 제시하는데, 그들이 읽었던 자료들은 권위있는 하나의 자료였는가?


5장은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일어난 공동 읽기의 사건의 증거가 신약성서외 어디에서 밝힐 수 있는지를 조사한다. 1세기 그리스-로마의 저자들 20여명과 그들의 작품들을 제시한다. 저자들을 제시한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양은 실로 방대하다. 이후, 유대 자료(마카베오 4서, 필론, 위필론, 요세푸스, 에스라4서)를 소개한다. 이 작업들을 통해 저자는 공동 읽기의 수요는 능력이 다양한 수준에 걸쳐서 존재했으며, 여러 개의 통제의 수단(목격자, 검토, 폐기, 게시, 비교, 저자 확인 등)이 있었고, 공동 읽기에 대한 인상과 반응이 존재했고, 당시에는 글쓰기에 대한 억압도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Q8. 나름의 통제가 있기는 했으나, 저자들 각각에 따라 분류가 되다보니 공통적인 통제의 수단은 없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 통제의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6장은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다룬 부분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신약성서에 나타난 공동 읽기 사건을 서술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거의 모든 신약성서를 다룬다. 거의 130여 페이지에 가까운 아주 많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핵심은 하나다. 기원후 1세기의 공동 읽기는 넓은 지역에 퍼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저자가 논의하고자 했던 핵심에 정확한 결론을 이끌어 낸다.


Q9.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였다는 언급(216)은 앞선 설명과 상반되지 않는가?


Q10. 두루마리가 아닌 기억으로의 연설이 이어지거나, 메모로 된 형태의 글을 읽었다면 어떻게 통제를 하였을까?


Q11. 공동 읽기의 ‘질 통제(quality control)’은 텍스트 내용에 대한 정확도의 통제인가? 해석에 관한 통제인가(참조. 270)?


Q12. 신약성서의 공동 읽기는 그야 말로 여러 곳에서 이루어진 사건이라기 보다 특정 장소(예, 회당), 인물, 계층 등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 263페이지의 언급처럼 텍스트 접근이 가능한 사람이 소수였다면, 그리스-로마 시대에 여러 계층에 의해서 공동 읽기가 이루어졌다는 앞선 언급과 조금 달라보인다.


정리하면, 많은 추천사에서 반복된 것처럼 저자는 상당한 분량의 1차 문헌을 근거로 제시함으로써 독자들로하여금 놀라게 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본문뿐만 아니라, 부록을 통해 ‘공동 읽기’ 사건이 있었던 추가 증거들을 제시해 준 것은 정말 대단한 연구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아니면 독자인 나의 생각에 궁금증이 많아져서 그런지 각 챕터를 읽을 때마다 여러 궁금증이 생겨난 상태로 다음 챕터를 맞이한다. 다음 부분을 읽으며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부분도 있지만, 더 많은 궁금증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러나 초반부터 저자가 밝히고자했던 “공동 읽기의 사건은 넓은 지역에서 일어났다.” 에 대한 연구는 분명히 밝혀진 것 같다. 그 외에 수많은 질문들이 생겨났다는 것은 추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을 내비칠 수 있기 때문에 큰 공헌을 한 것이다. 


‘공동 읽기’라는 특별한 주제를 연구하면서 교과서로 삼을 만한 책이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 또 다른 몇 가지 궁금증


1. 64페이지에서는 아래 갈릴리로, 69페이지에서는 하부 예루살렘으로 표현된 이유가 무엇일까? 같은 단어인 Lower를 사용한 것 같은데 말이다.


2. 책을 계속 읽다보면 ‘공동 읽기’ 보다는 ‘공동 읽힘’ 이나 ‘공동 듣기’가 더 어울리는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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