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무성전 시대 - 포로기의 역사, 문헌, 그리고 신학에 대한 개요
질 미들마스 지음, 홍성혁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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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전 시대"라는 용어가 굉장히 낯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포로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포로기라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남유다의 멸망 후, 바빌론의 포로로 잡혀간 이들이나 이집트에 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서술한다는 의미가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무성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그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땅에 남아 있는 자들의 복잡한 생활상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인 질 미들마스는 이 단어의 사용을 통해 두 성전 사이에 놓인 명확한 시간적 틀(주전 587-515년)을 중심으로 내용을 서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다. 저자는 무성전 시대에 관한 연구는 현재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당시 핵심 이슈들을 강조하며, 당시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저자의 언급 중에 "고통과 위기에 대한 인간의 반응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하게 한다.


 서론에서 저자는 남유다의 멸망 후 나타난 신학적인 변화와 "무성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계기를 밝힌다. 그리고 이 시기를 설명하는 성경들을 시간의 순서를 따라 네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것이라고 말한다. 첫번째 부분은 유다의 파괴가 일어난 주전 587년의 역사 사건 서술이다. 두번째 부분은 미래에 관한 어떤 소망도 드러나지 않고, 파괴 이후의 상황을 묘사하는 애가(일부 시편, 이사야 63장 7절-64장 11절; 애가)와 신명기 역사서(DH)를 다룬다. 세번째 부분은 심판과 희망이 섞여 있는 성경(예레미야, 에스겔 일부)을 다룬다. 마지막 네번째는 희망의 메시지로 전환된 제2이사야, 에스겔 40-48장을 다루고 그 희망에 관해 인간이 해야할 반응(학개; 스가랴 1-8장; 성결법전)을 다룬다. 이 책을 읽다보면 무성시대을 살아가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머물러 있지 않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려고 몸부림 치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는 결론에 다다라서 성전 파괴 후, 다시 성전이 지어지기 전까지 희망을 위해 그들이 만들어낸 여러 신학적 용어들을 정리해 준다. 그 단어들은 소통, 창조성, 기억, 적응, 상속, 포용이다. 이런 용어들을 통해 무성전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은 바빌론, 유다, 이집트 어디에 있든 신앙 공동체를 위해 창조적이며, 통합적인 일들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뭔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고, 뭔가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있음을 느낄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그러나 책의 성격을 알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책은 "포로기의 역사, 문헌, 그리고 신학에 대한 개요"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독자인 나는 이 부분도 아쉽긴 하다. 저자가 "무성전 시대"라는 용어로 글을 풀어나가기로 결정했다면, 부제에서도 "포로기"가 아니라 "무성전 시대"라고 표현했으면 어떨까 싶다. 암튼 유다의 멸망에서부터 두 번째 성전이 지어지기 전까지의 역와 신학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대략적으로 살펴보기에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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