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휩쓸리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 흔들리는 시간을 지혜롭게 건너는 마음의 철학
나디 미리안 지음, 김지유 옮김 / 북파머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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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휩쓸리지않고살아간다는것 #나디미리안 #북파머스 #북로망스 #서평

단단히, 휩쓸리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나디 미리안 지음/김지유 옮김. 책 읽어주는 남자. 2026.
_흔들리는 시간을 지혜롭게 건너는 마음의 철학

고통. 아마 아무도 고통 속에 놓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삶에서 고통은 빠질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다. 고통 없이 삶이 건재할 수는 없으니까. 언제나 늘 고통 속에서 삶을 견뎌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삶이 고통과 근접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고통을 삶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받아들이고 이를 어떻게 함께 끌어안고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수밖에. 그렇다고 너무 괴로워하거나 힘들어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고통을 어떻게 나의 것으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잘 다스려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내내 하게 되었다. 이 책이 하는 역할이 이런 거 같다. 고통이라고 그 안에서 정신 못 차리고 허우적거리며, 고통이 이끌어가는대로 끌려가는 수밖에 없는 삶이 아니라, 기꺼이 고통도 나의 삶의 한 몫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 몫의 책임과 과정에 당당히 맞서는 것.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고 살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진짜, 산다는 것이란 생각을 했다.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그리고 잠시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고통을 마주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 그렇게 한다고 해서 세상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면 나의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생긴다. 그 기회를 통해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을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100쪽)

그렇다고 고통이 나의 삶을 잠식하도록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나의 감정, 나의 고통, 나의 상태를 점검하고 들여다보며, 자신의 고통을 어느 수준으로까지 다룰 수 있을지를 스스로 가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나의 고통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 고통을 나의 또 다른 힘으로 회복 가능할 수 있도록 나를 조절하는 것이다. 내가 조절당할 것인가, 내가 나를 조절할 것인가. 그 선택은 순전히 나 자신이 나를 어떤 모습으로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 것인가의 그 단단한 힘에 달려있을 것이다.

따라서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하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일단 직면하고 나면,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두려움이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반면, 두려움을 계속해서 회피하면, 그것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213쪽)

예전에 잃었던 그래픽노블에서 트라우마를 이와 유사하게 다루었던 기억이 있다. 트라우마를 떨쳐내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그런 트라우마마저도 소중한 나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품어 바라볼 수 있을 때 진정 마음의 괴로움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고통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나의 것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 나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그 마주한 모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그 다음 극복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어느 일정 부분 고통이 나의 삶과 함께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중요한 것은 고통이라는 파도 속에서 언제 숨을 참고, 언제 다시 떠오를지를 아는 것이다.(269-270쪽)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나 자신을 믿는 것, 나에게 그만한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충분히 발휘하는 것, 그리고 딱 필요한 때에 발을 굴러 나의 몸을 위로 밀어올리는 것. 이만하면 고통으로부터 '단단히, 휩쓸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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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탈 ㅣ 팡 그래픽노블
박서영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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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배탈 #박서영 #주니어RHK #그래픽노블

배탈. 박서영 글그림. 주니어RHK. 2026.

[2차 미션]
_나의 몸 속에도 세포가 살고 있다면?
(& 책 속 최애 장면 소개)

나의 몸 속에 세포가 살고 있다면, 어떤 세포가 나도 모르는 사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까? 나의 생존을 위한 세포들이야 인간의 몸 속 시스템에 따라 아주 정교하게 제 역할들을 하고 있을테니 그 세포들 말고, 나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세포들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보면 무엇이 있을까?
우선, '선택'의 순간에 왔을 때 나의 결정에 도움을 주는 세포들이 있을 것이다. 늘 선택의 어려움을 겪고는 하고, 또 그 선택 후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모든 결정이 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하지만 그렇다고 선택을 안 할 수는 없다. 매 순간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큰 일까지 선택의 순간 앞에서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 이때, 낸 몸 속 세포들이 바쁘게 움직이겠지. 앞뒤 상황을 살피고, 결정의 경우의 수를 확인한 후 어떤 선택이 앞으로의 상황에 더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계산하고 확인해줄 것이다. 물론 굉장히 급박하고 순간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는 더욱 바삐 움직이겠지.
예를 들어, <배탈> 그림책 속 상황에서처럼 운전 중 어떤 길을 선택해 갈 것인가, 지금 저 노란불 신호에서 멈출 것인가, 2차선으로 갈지 3차선으로 갈지 등. 그 외에도 오늘 출근 때 머리를 풀까 묶을까, 점심은 뭘 먹을까, 뜨아 아니면 아아, 이번 지하철을 타기 위해 뛸까 아니면 다음 걸 탈까 등. 그리고, 이번 시험에 서류 제출을 할까, 저 사람을 만나도 좋을까, 사랑고백을 할까, 거절을 할까 등. 무수히 많은 상황들 속 결정이 마치 나 혼자의 생각 속에 이루어지는 듯 보이지만 이 모든 것이 상황실 속 세포들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상상하면, 한편으로는 혼자 결정하지 않으니 안심이 되기도 하고 또 든든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수면'을 조절할 때에도 몸 속 세포들이 움직일 것 같다. 불면의 시간들이 길어질 때 얼마나 많은 세포들이 분주히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을 자지 않고 있는 몸을 보며 세포들의 안타까움이 얼마나 커질지, 어떻게든 잠을 재우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다 써보며 애쓰고 있을 세포들을 떠올려보면, 미안하기까지 하다. 어쩌다 방법이 성공해서 몸이 잘 자게 된 그 순간, 세포들이 얼마나 기뻐할지 상상해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세포들의 움직임을 그림책 속 '상황실'에서의 모습을 통해 연상해볼 수 있다. 위기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는 놀라면서 해결하기 위해 바삐 뛰어다니고,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어갈 때는 뿌듯한 마음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안정감을 찾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편으로는 나의 몸 속 상황실도 이런 모습이겠지 싶고, 이 상황실이 잘 움직이며 나를 든든하게 조력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자신감이 생기는 듯도 하다. 물론, 브레인 같은 세포는 빨리 퇴출! 도움이 안 되고 욕심만 부리고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이기적인 욕망을 불태우는 세포는 내보내고 싶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브레인의 내 몸 속에 없을까? 솔직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분명 내 몸 속에 이기심과 욕심으로 똘똘 뭉쳐진 세포가 자리하고 있어 순간순간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내 것만 중요하게 여기고 남이 잘 되는 것에 시기 질투하고, 가끔 나쁜 마음을 먹기도 할 때가 있으니 아무래도 브레인이 내 몸 속에 숨어 있다가 때때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나의 세포들이 이런 브레인의 잘못된 판단을 잘 막아주면 좋을텐데 말이다.

영화 '인사이드아웃'이 연상됐다. 상황실의 장면도 그렇고 각 세포들이 분주히 바삐 움직이는 것이 모두 한 사람을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감동적이고 뿌듯하기까지 했다. 나는 나 한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무수히 많은 노력과 움직임이 합쳐져야만 나 한 사람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이니까. 누구든 자기 혼자 잘나서 온전히 살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런게 어떤 면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단순히 몸 속 상황에서만 고마운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도저히 혼자의 힘으로는 살아낼 수 없는 지점들이 많다. 나의 삶이란 무수히 많은 요소의 결합과 도움을 통해 지탱하게 되는 것이니 나 혼자 잘난 맛으로 살아내면 안 된다는, 늘 고마운 마음으로 겸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겸손이 다시 나를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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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따위 멸망해도 ㅣ 사계절 1318 문고 155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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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1318문고 #세상따위멸망해도 #남유하소설 #조각서평단 #LOVE

세상 따위 멸망해도. 남유하. 사계절출판사. 2026.

LOVE와 DEATH 중 나의 선택은 LOVE다. 둘 중 고민했고, 이 계절에 지금 딱 읽고 싶은 건 단연 LOVE였다. 망설임이 1도 없었다. 무조건 LOVE! 그런데 LOVE를 읽고나니 솔직히, DEATH가 궁금해지긴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어쨌든, 나의 선택에 후회 없이 총 3편의 소설을 읽었다. '빛나지 않아', '세상 따위 멸망해도', '살아남은 아이들'.

[빛나지 않아]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나도 저런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 그럼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진짜 좋아하는 게 맞는지 의심하고 물어보지 않아도, 불안해하지 않고 믿고 마음껏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랑이란, 계속 확인하려드는 것에서부터 일정부분은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짜 나를 좋아하는 게 맞나, 얼마나 좋아하나, 그 마음에 변함이 없는가, 나만을 바라보게 하고 싶은데, 왜 나한테 관심을 안 가져주나, 혹시 마음이 변했나... 끊임없이 사랑에 대해 의심하고 재고 확인하려드는 마음에서 자신이 없어지고 상처를 받게 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확인받을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찾으면 되지 않나, 그 방법으로 빛이 난다면 이보다 더 확실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었다.
소설을 다 일고나서는 마음을 바꿨다. 좋은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 사람의 마음을 양적으로 계산하여 확인하는 것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런 확인 때문에 더 상처를 받게 되겠구나, 늘 그 사랑의 양과 진위 여부를 놓고 다투게 되겠구나, 때로는 마음을 감추어야할 때가 있기 마련인데, 그런 것 하나까지도 모두 진짜가 아니라는 오해와 감정적인 다툼 속에서 괴로워하게 되겠구나. 기여이 사람 간의 사랑이란 감정으로는 관계를 온전히 맺기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라는 것이 언제나 확인받는다고해서 좋기만 한 것은 아닐 테니까. 그리고 사랑의 마음이 의리나 신뢰 혹은 의무나 책힘으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 언제까지나 반짝이기만 한 사랑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형태로의 사랑도 그 가치와 의미가 있을테니, 빛나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면서, 빛나야 한다는,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확인받아야만 한다는 집착이 동반되는 것이 가장 큰 부작용인 것 같았다. 오히려 나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나를 향하는 마음만을 신경쓰느라 진짜 중요한 것을 잊게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불행의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로부터 빛이 만들어지고 또 누군가로부터 빛이 사라지게 되는, 내가 주체가 되어 나의 사랑과 마음으로부터 관계를 시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서부터 나의 사랑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물론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관심에서부터 비롯될 수밖에 없는 것도 인정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내 마음을 동일시하거나 맞추게 되는 것은 마땅하지 않으니까. 그런 면에서, 빛나는 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태어났고 그런 것 또한 나 자신이라면, 우선은 그런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가 먼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부터 단단하게 만들어놓고, 어떤 빛에도 나의 감정을 우선시하여 어떤 마음인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할 듯하다. 그리고 혹여라도 빛나지 않는다해도 나의 마음과 그 사람과의 관계가 소중하다고 생각된다면 과감히 빛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이 닿는대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할 것 같다. 어쨌든 누군가로부터의 피동적인 관계가 아닌 나로부터의 능동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사랑, 그것이 진짜 사랑을 가꿔나갈 줄 아는 마음이지 않을까.

이 소설을 읽고 사랑에 대해 이렇게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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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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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배탈 #박서영 #주니어RHK #그래픽노블 #어린이그래픽노블 #어린이만화

배탈. 박서영 글그림. 주니어RHK. 2026.

소리내며 웃었다. 이렇게 웃길 일이구나 싶었다. 재밌었다. 흥미진진하고 쫄깃쫄깃한 긴장감도 감돌었다. 그래도 설마설마 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 탄식이 나왔다.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씁쓸했다. 한 끗 차이일 수도 있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막을 수 없는 거였구나, 일어날 수밖에 없는 거였구나,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무책임한 브레인의 폭주 X 일꾼 세포들의 고군분투
몸속에서 펼쳐지는 속 시원한 블랙 코미디"

뒷표지에 적힌 작품에 대한 설명이다. 책을 다 읽고 이 문구가 확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 꽉 막힌 속사정을 날카롭게 풍자했다는 생각을 했다. 운전을 해본 사람이면 안다. 교통체증으로 꽉 막혔을 때,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는 것을. 온통 차로 가득 차 있고 움직이지도 않는 답답한 도로에 갇혀본 사람이라면, 이때 어떤 대안도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당장 급하다면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라도 어떻게든 해볼만한 것을 기대해보는 수밖에. 절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어떤 요소 하나라도 불리하게 작용할만한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다싶으면 멈추고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하니까. 빠르게 머리를 쓰고 생각을 해야 한다.
이런 막힌 도로의 사정은 그런 사정을 만든 무언가의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 원인을 제거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고견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일한 사고와 감정만으로 일관한다면, 당연히 원인을 없애기느커녕 더 큰 문제를 만들게 될 수밖에 없다. 현명함이 필요하고 결정할 수 있는 단호함도 중요하다. 헌데 이 모든 것이 원활히 움직이지 않고 어느 하나라도 적절하지 않은 판단이 개입되면, 일은 더 힘든 상황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브레인. 한편으로는 씁쓸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다. 브레인이라는 이름에 맞는 판단과 행동 없이 그저 단편적이고도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도 모르고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한다는 책임감조차 없어 보인다. 그러니 자신의 일이 아닌 남의 일처럼 여기고 나몰라라 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결국 처첨한 결과를 마주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럴 때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의존하지 않을 수 있는 자생적 능력과 판단력을 키워야겠단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결정에 의해 따라 움직이기만 하는 건 안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올바른 선택과 방향으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모든 경우가 좋은 결과를 내기만하는 것은 아니다. 실수가 있고 또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으면 된다. 재발방지.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어떻게해서든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새롭게 새로운 생각이 모여야한다. 브레인의 판단이 아닌 각 세포들의 움직임과 감각을 믿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단련시켜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사회도 비슷한 것 같다. 분명 한치 앞도 안 보이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떤 판단과 선택을 해야할지 고민될 때가 많다. 물론 나보다 똑똑한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꼭 원하는 결과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러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열심히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며 움직일 수 있는 순발력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같은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현명하게 해결해낼 수 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안 생기도록 미리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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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클럽 1 - 보름밤의 담력 시험 ㅣ 도도클럽 1
조우리 지음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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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클럽1 #조우리장편소설 #창비 #선생님북클럽4기 #서평

도도클럽1: 보름달의 담력 시험. 조우리 장편소설. 창비. 2026.

이미 표지에서부터 세 친구들의 포스가 남다르다. 복장도 그렇지만 표정이 만만치 않다. 당당하면서도 생기발랄하고, 무엇보다도 뭐든 빨아들일 것 같은 호기심의 눈빛. 무슨 일이들 해내고 알아내겠다는 당돌함까지 보이는 모습이다. 이 친구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책을 읽기 전부터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김비아, 구도림. 단소이. 등장인물 소개에서부터 이들이 어떤 다른 세계와 내력을 가지고 도량중학교에 왔을지 무척 궁금했다. 각자가 갖고 있는 이유가 모두 다를 것이고, 이들의 생태적 특징이 다를 것이니 그 다름이 이들 사이에서 어떤 갈등과 재미로 만들어지게 될까, 기대가 됐다. 역시나,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들이 서로에게 서로를 믿고 자신을 내보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 동안 서로에 대해 의심하고 고민하고 눈치보는 과정이 여느 아이들이 친구가 되기 위한 과정과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다. 만약 자신들이 가족 있는 재주만으로 다른 이들을 마음대로 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탐색하고 판단하면서,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과정을 겪으면서 이들이 자연스레 터득하고 알아나가는 과정이, 결국은 다른 사람을 처음 만나고 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과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니 오히려 더 낯설지 않았고 딱 지금 중학생들에게 적합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중학생들에게도 소개해줘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도사들 사이의 이야기도 이 책이 갖게 되는 큰 매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도술을 부리고 악을 물리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이 책의 재미가 바로 이 중학생들이 친구들과 만들어나가는 관계와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있을 것이란 예상이 든다. 지금은 1편에 불과하지만, 2, 3편으로 거듭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면 하나씩 과정을 수행해나가며 서서히 커나가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야기가 흥미롭지 않느냐, 그건 아니다. 아무래도 뭔가 비밀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 비밀이 어떤 방식으로 발휘되거나 혹은 감추어질 것인가가 매순간 긴장을 만들고, 특히 이 학교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이들이 그들끼리 어떻게 연대해나갈 것이기도 무척 관심을 갖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한 마디로 다음 책을 기다리게 만든다는 뜻이다.

도림은 비아와 소이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도량중학교에 대해 알려 주었다.(...)
도림의 입에서 선뜻 다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너희가 '평범'하지 않아서? 너희가 '보통' 아이들과는 달라서?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특별'하다거나 '독특'하다는 말로 포장하고 싶지도 않았다. 비아는 도깨비이고, 소이는 외계인이다. 도림의 도사가 되고 싶어 하는 지구인인 것처럼. 그냥 그렇다.(204-205쪽)
"우리, 친구가 되자."(206쪽)

그냥 그렇게, 친구가 되면 된다. 다른 건 없다. 친구라면 뭐든 다 될 수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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