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 추적기 -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박준용.손고운.조윤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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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추적기 #한겨레출판 #서평단 #서평 #책추천

헌 옷 추적기. 박준용 손고운 조윤상 지음. 한겨레출판. 2025.
_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무척 불편했는데, 이 책을 읽은 후에도 불편한 마음은 해소되지 않았다. 늘 옷과 관련해서 어떤 똑부러진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막연함이 있었다. 옷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늘 고민이 되곤 했다. 그저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옷을 새로 사지 않는 것, 지금 갖고 있는 옷을 최대한 살려 입는 것, 그리고 최대한 천연소재의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이 정도였다. 물론, 이것도 쉽게 잘 지켜지지는 못했다. 때에 따라 필요에 따라, 최소한의 소비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 이를테면, 속옷을 안 사고 안 입고 지낼 수는 없으니까, 하는.

의류수거함. 정말 말 그래도 불편한 진실이다. 알고는 있었다. 제대로 재활용 혹은 재사용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리고, 곳곳에 너무 많은 의류수거함이 다양한 이름으로 설치되어 있다. 옷을 버릴 때 의심없이 넣어도 된다는 듯이, 당연히 옷은 수거함에 넣으면 깔끔해진다는 듯이, 의류수거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러다보니, 깊게 생각하지 않고 옷을 버렸다.

헌 옷 수거함에 옷을 버리고 돌아서면, 그 옷을 잊었다. 꽤 후련하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낡고 유행이 지난 옷을 보는 시각적 고통과 먼지에서 해방되어서일까. 사고 싶은 옷을 두기 위한 공간도 넓어진다.(205쪽)

나 역시도, 옷을 버리고 내 옷장이 가벼워진 것에 만족했다. 나도 책에서와 같은 마음으로, 사실은 현실을 외면하고 눈감았던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눈감고 지낼 수는 없다. 불편하다고 외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것을 너무 잘 안다. 이 책을 읽으며 너무 찔리고 반성이 됐다면, 그 이후 행동이 바뀌어야하는 게 맞다. 나로인해 누군가가 고통을 받는 것은 절대 원하지 않는 일이니까.

옷 외에도 다양한 환경과 관련한 키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결국 도달하게 되는 종착지가 있다. 힘과 권력. 아무리 개인이 환경을 위해 다양한 실천과 활동을 하더라도, 힘과 권력을 갖고 있는 이들이나 조직, 기관이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생각. 이번에도 여실히 느꼈다. 옷이 버려지는 문제, 산처럼 쌓이고 또 소각되며 땅과 자연, 동물과 인간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모든 것의 책임이 오롯이 옷을 사고 버리는 소비자에게 초점이 맞춰져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일들의 책임의 일정 부분 이상은 생산자에게 있음을 분명해 해야하는 것이다.
얼마 전 호주에서 청소년의 SNS 사용을 규제하는 법이 통과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청소년의 SNS 사용과 관련해 전적으로 기업이 책임지도록 한다고도 발표했다. 이 부분이 획기적이면서도 놀라운 부분이었다. 지금까지는 어떤 유해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마치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책임으로만 치부하고 공격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런 문제가 발생될 수 있게 한 원인 제공인 제조, 혹은 생산자가 문제를 해결할 방안까지 마련해야한다는 책임을 분명히 한 부분이었다.
옷의 문제에 있어서도 같은 방식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책임져야 한다. 만든 사람이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 소중한 제품이고 고급스럽게 사람들에게 선택받기를 바라는 옷이라면, 기꺼이 그 옷의 끝까지를 모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생산자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법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기업이나 혹은 국가에 그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을 이해시키고 또 법으로서 효력이 발생되기 위해서도 거쳐야 할 관문이 너무 많고 험난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때까지 이 모든 과정을 다시 눈감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도 여전히 그 많은 곳의 많은 사람들은 고통 속에 방치되어 있으니까.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린 옷 한벌이 쌓이고 쌓여 많은 사람들을 힘겨운 삶 안으로 집어넣고 있다는 것, 나의 생각과 행동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치고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아무생각 없이 했던 행동을 우선은, 멈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됐다. 지금도 최소한의 옷 소비만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더욱 소비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 더 많은 고통을 내 손으로 만드는 일에 동참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다시 먹게 되었다. 이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이와 관련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했다.

덧-
현재 거의 매일 입고 있는 옷이 있다. 사실, 나의 옷은 아니었고 내 아이들이 어렸을 적 있었던 옷이다. 지금 대학생이 된 첫째가 초등학생 때 입었던 옷이니 꽤 시간이 지났다. 아이들이 안 입은지는 오래됐고, 아까워서 내가 내내 갖고 종종 입었었다. 올이 풀리고 낡은 티가 나가는 하지만, 요새 더욱 요긴하게 입고 있다.
새벽 러닝을 할 때 찬바람을 막고 가볍게 입고 달리기 좋아 방안 러닝 복장으로 당첨! 적당히 몸에 꼭 맞고 또 폭신해서 입었을 때 불편함이 없이 좋다. 이 책을 읽었으니 더욱, 앞으로 10년은 충분히 더 입고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결심만으로도 한편에 갖고 있던 죄책감이 조금 해소되는 듯한 착각이 든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었지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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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8 - 갈라진 앞발들 창비아동문고 344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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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8 갈라진 앞발들. 이현 장편동화/오윤화 그림. 창비. 2025.

이 책을 동심으로 읽어야하는데, 자꾸만 사심이 개입한다. 결국, 자연의 세계에 인간이 개입하는 순간, 혹은 인간과 섞이는 순간 자연스러움은 쉽게 무너지고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초원을 구경하는 인간들을 위한 공간에서 결국 자연은 또다시 인간들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생활 패턴에 자연은 속수무책으로 또 그런 삶에 구속되게 된다는 것.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듯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자연의 공간에 침입한 침입자는 인간인데도 인간의 자연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인간 중심적으로만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로 인해 동물들의 야생성, 그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습성마저도 버려지도록, 잊도록 만드는 주요 원인이 바로 인간이 되는 것이다. 표범가죽을벗겨버려 무리가 인간들이 버린 음식을 먹고, 인간의 음식을 훔치고, 인간의 리조트 근처에 거처를 마련하고, 그래서 인간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에 적응한 모습이, 무척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더욱, 헤키마의 선택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쉽지 않다, 자신의 삶의 터전과 환경, 지금까지 익숙했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하지만 용감한 헤키마는 그 모든 것도,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그 모든 것도 즐거움을 받아들였다. 어쩌면 투키오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용기를 낼 수 있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수개코원숭이와 암개코원숭이를 구분짓고 있던 편견이 헤키마의 덕분에 깨졌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암개코원숭이의 도전, 무리를 벗어나 새로운 공간으로의 모험이 이제는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는 긍정적인 사인으로 여겨졌다. 이 부분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 이후의 삶과 생활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야생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 나는 잘 모르지만, 예상하건대 험할 것이고 어렵고 힘겨울 것이다. 하지만 무리와 함께 또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라면 기꺼이 그 모든 것도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나였다면, 그래서 어렵게 용기를 냈다면,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삶을 향해 도전하고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혹은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키오의 처음 모습은 위태롭고 조마조마하기만 했다. 그리고 무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후 투키오가 보여준 모습들에서는 투키오만이 갖고 있던 강단과 도전, 그리고 자신의 보호하고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도 함께 드러나 있었다. 한 군데에서 안주하는 선택보다는 다시 자신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삶으로의 도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잘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편하기만한 삶이 자신의 진정한 삶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고, 특히 어떠한 권력이나 힘, 자리에 대한 욕심도 과하만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나아가야 할 것인가는,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접 판단하고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도 투키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초원으로 돌아온 투키오가 앞으로 얼마나 활기 넘치는 생활을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기대가 커졌다. 아울러, 에우페와 우후루의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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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프로를 꿈꾸는 너에게
조현정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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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프로를 꿈꾸는 너에게. 조현정 지음. 창비교육. 2025.

그 동안 관심이 없었던 것인지 혹은 제대로 인식을 못 하고 있었던 것인지, 요즘 보면 청소년들 중 재주 많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참 많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하고 또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다. 그리고 제일은 그런 자신의 재주와 능력을 겉으로 드러내며 자신을 잘 키워나가려는 모습이 참 멋지다.
멋지다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린다. 그 열정과 잘 하려고 노력하는 자세,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알고 그 한가지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그 마음이 가장 멋진 것이다. 언제 그런 마음을 먹어 보았었는니, 그때의 심정이 무엇이었는지, 나의 경우를 되돌아보려해도 이미 너무 가물가물한 기억이 된 듯하다. 나의 청소년 시절, 학창 시절의 꿈과 그 꿈을 향해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를 생각해보려해도, 그저 남들 가는 길의 어느 한 귀퉁이를 겨우 쫓아가려는 마음이 대부분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니까. 그래서인가, 요즘 아이들의 이런 모습들을 보면 마치 나도 그런 꿈을 꾸며 나아가는 열정이 생기는 듯 가슴 두근거려지기도 한다.

프로를 꿈꾸는 여러분들이 자신만의 무대에서 당당히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길을 찾는 현실적인 안내서라고 볼 수 있죠.(8쪽)

사실, 이런 이야기를 누가 해주는 사람이 드물다. 대부분은 잘 알지 못해서 그렇기도 하다. 알면 이야기해겠지만 정작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도 이 세계를 잘 모르니 딱히 어떻다고 말해주기가 힘들다.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도 그렇다. 뭔가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도, 그저 할 수 있는 것은 검색해보는 것밖에 없다. 다양한 세상을 꿈꾸는 아이들에 비해 나의 세상은 좁고 또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이 책을 쓱 아이에게 내밀면, 어쩌면 한방에 이 모든 고민이 해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고리타분하게 어른들이 하는 충고나 조언 따위는 들으려하지 않는다. 뻔한 설교같은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신이 필요한 것들의 정보를 빠르게 얻고 또 하루라도 더 빠르게 준비해나가고 싶어한다. 아이들의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니까. 그래서 더욱 이 책이 필요하다.

'교양' 부분은 크게 고개가 끄덕여지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렇지 그래야지, 하는 내용들. 자신이 가려는 길과 관련한 꾸준한 연습과 노력, 계획과 실천 의지는 당연히 중요하다. 또 그것만으로가 다가 아니라 교양을 쌓는다든지 혹은 인성과 관련한 부분에서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독서의 힘이나 혹은 인간관계의 중요성도 요즘 많이 다루어지는 덕목이기도 하다. 물론, 누군가의 유명인이나 스타가 했던 방법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에 대한 차이는 분명할 것이다. 그러니,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서라면,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단 하고 후회하는 쪽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하고 있는 충고는 기꺼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실전 기술' 부분이 좀 생소했다. 프로의 세계는 정말,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이기도 하구나, 싶었다. 매니지먼트사나 소셜미디어, 팬 서비스, 병역의 의무 등의 이야기는 누가 물어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우린 어쩔 수 없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이 있으니까. 잘 알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을 해준다는 것의 장벽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모든 것들이 다 필요하구나, 하는 놀라움도 동시에 느꼈다. 단순히 한 분야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프로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다양한 방면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경외심까지 들기도 했다.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준비가 있어야만 그 세계로 편입해 들어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여실히 느끼게 되는 지점이었다. 결국 준비 없이는 아무것도 실현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성공한 프로의 과거 노력의 이야기가 늘 언론에서 재조명되어 나타나는 이유가 모두 이런 것 때문이지 않을까. 단순히 마음만으로 달려들었다가는 원하는 만큼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해 보였다. 가끔 그런 아이들이 있다. 그냥 하고싶다는 막연한 마음만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만 있는 경우. 이럴 때 그 아이를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그 꿈을 깨게 할 수 없어 그저 옆에서 응원만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이 책을 들이밀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이런 관리 없이는 어떤 프로의 세계에도 들어설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에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아는 척하기 좋겠다는 얄팍한 생각을 했다. 허둥대고 잘 알지 못해 검색 창에 검색어만 잔뜩 넣고 있는 나 보다는, 이 책을 펼쳐 함께 보면 어떤 준비와 과정이 필요한지 함께 확인해가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책상에 꽂아두어야할 것 같다.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도록, 나도 준비해놓아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조금 마음이 든든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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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가파도에 가다 - 비움과 낮춤의 지혜를 배우는 노자 철학 소설 사계절 지식소설 18
김경윤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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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파도에가다 #김경윤 #사계절출판사 #교사서평단 #사뿐사뿐 #서평 #책추천

노자, 가파도에 가다. 김경윤 지음. 사계절출판사. 2025.
_비움과 낮춤의 지혜를 배우는 노자 철학 소설

가파도에 가고 싶다. 고양이 도서관에 가서 하루종일 뒹굴거리며 책을 읽고 싶다. 나도 게스트하우스에 한 1년 살면서 감자, 당근, 가지와 친해지고 싶다. 그리고, '도덕경'을 읽고 싶어졌다. 빠르게 훅훅 읽어나가는 책 말고, 천천히 음미하며 하나씩 알아나가는 책으로 만나, 그 속의 의미를 내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졌다. 조만간 '도덕경'을 사게 될 듯.

공공 기관 종이 사용 전면 금지.(6쪽)
2027년에는 '종이 교과서 없는 학교, 시험 없는 학교'라는 슬로건이 전면화되었다. 이제 모든 학생이 디지털 교과서, 그러니까 태블릿을 들여다보며 수업을 들었고, 학생들의 학습 과정은 자동으로 기록되어 실시간으로 학업 성취도가 평가되었다.(7쪽)

처음 설정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바로 생각했다. 진짜 종이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면? 학교에서 종이가 사라진다면? 종이 없이 수업이 이루어져야하고 업무를 처리해야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했다. 지금의 학교에서의 생활을 머릿속으로 그려봐도 종이 없이는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결국은 종이가 가장 기본이 되기 마련. 이를테면, 교과서와 책이 그 기본이다. 물론, 지금도 전자교과서의 사용과 관련한 여러 이슈가 있었고, 아직은 종이책을 버리지 못하는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설정이 어느 때 실제 상황이 될 지 알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많은 종이를 사용하고 버리고 또 사용하고 버리는 그 과정을 생각하면, 종이 사용이 갖는 환경적인 영향도 무시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 중에는 책을 읽을 때도 이젠 쌓아놓기 불편한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읽는 것이 오히려 환경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기도 한다. 그 말이 어떤 면에서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정신이 아직은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몸과 정신으로 바뀌지 않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손바닥 안의 기계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이미 예전 방식이 길들여진 사람은 여전히 종이를 찾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노자'라는 사람의 이야기도 참 고리타분힌 예전 방식의 이야기일 수 있다.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노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종이책을 손에 붙들고 놓지 못하고 있는 마음이라면, '도덕경'을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노자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크게 달라졌다 해도,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마음은 노자가 생각했던 삶의 가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잃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고 또 간직해야 할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태도와 방식은 세상이 바뀐다고 해서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니 더욱, 바쁘게 돌아가고 바뀌어가는 지금 세상에서 '도덕경'을 다시 읽는 것은 그만큼의 의미가 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과 몸 중에서 어느 것이 가까운가?
몸과 재산 중에서 어느 것이 귀한가?
얻음과 잃음 중에서 어느 것이 마음을 끄는가?(...)
만족을 알아야 욕되지 않고
멈출 줄 알아야 위티롭지 않습니다._<도덕경> 44장 중(90쪽)
멈출 줄 아는 것과 만족할 줄 아는 것은 한 쌍의 태도다. 알아야 멈춤이 가능하다. 모르면 있는 것마저 빼앗긴다. 재산도, 명예도, 지위도, 권력도, 사랑도, 건강도, 생명도 결국은 그 한 끗 차이다.(92쪽)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지도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어느 것에 더 가깝고 귀하게 여기는지도 알아야 한다. 모르면 빼앗길 수 있다. 어떤 것도 내가 지킬 수가 없게 된다. 고양이를 돌보던 청년이 "내가 나를 보살피지 않으면 누가 나를 보살피겠어요."라고 한 말이 딱 맞는 말이다. 내가 나를 보지 않으면서 다른 이가 나를 보아주길 바라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러니, 나를 잘 알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괜한 한 걸음 더, 또 여기까지만 더, 하고 욕심을 부릴 때 화가 닥칠 수 있다. 여기서 그만, 이쯤에서 멈춤. 잘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세 가지 보물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애로움이요,
둘째는 검소함이고,
셋째는 세상에 나서려고 하지 않음입니다._<도덕경> 67장 중(167쪽)
노자는 당대의 사람을 비판한다. 사랑 없는 만용, 절약 없는 소비, 겸손 없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그러한 사람들은 자칫 잘못하면 죽게 될 것이라고 무섭게 경고한다.(168쪽)

자애로움, 검소함, 나서지 않음. 잘 명심해두고 싶다. 나에게도 또한 보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나서지 않음. 겸손의 자세다. 사람들은 유독 이 겸손에 취약한 것 같다.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길 원하고 또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위에 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위치와 자리에 대한 욕심을 부린다. 나는 그런 욕심의 싸움터에서 한 발 물러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노자가 생각하는 나서지 않음이 곧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나도 그 마음을 잘 따르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게 된다.

아무래도, <도덕경> 81편의 시를 읽어야겠다. 읽고나서 나만의 도덕경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노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의 삶에 적용시켜 생각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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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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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친구들 #정은주 #창작동화 #사계절출판사 #서평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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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정은주 창작동화/해랑 그림. 사계절출판사. 2022.

죽음은 어떤 경우에도 누구에게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족이나 친지, 혹은 아주 가까운 친구의 죽음이라면 더욱 그 과정을 건너기가 쉽지 않다. 고통스럽고 아프며 불쑥불쑥 슬픔 그 이상의 감정이 밀려오게 된다. 감정만을 따라가다보면 오히려 상황보단 자신의 마음을 감당하기조차 버거워 쉽게 무너지게 된다. 어쩌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아무 의미 없이 그 시기를 지나치게 된다. 후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처음 겪는 죽음이라면 더욱 그렇다. 누군가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가르쳐준 적도 없다. 다른 사람의 경우를 보고 따라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상태도, 그저 오롯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는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에는 어른들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어른들은 그저 저만치 물러나있으라고, 이 상황에서 거리를 두라고만 한다. 그리고 쉽게 말한다. 잊으라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어른들의 말만 따르면 모든 것이 쉽게 해결되고 사라질 거라고 한다. 그러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마음은 머리로 계산해서 해결될 수 있는 지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용없는 후회지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6학년이나 되었으니 우리 의견을 말해 볼 수도 있었는데. 우리도 소영이한테 인사하겠다고, 선생님들이 정한 대로 무조건 따를 수는 없다고 반장인 내가 말했더라면......(116쪽)

그런 면에서 이 친구들이 참 기특하단 생각이 든다. 마냥 친구의 죽음을 단순히 슬픔으로 혹은 낯선 경험으로만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었는데, 이 친구들은 소영이를 잘 보내줄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구상한다. 떠올리면 슬프니까 잊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 오히려 더 생각해내고 들추면서 친구를 떠올리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소영이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남은 친구들을 위한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이제껏 우리는 뭘 한 거지?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는 느낌이었다. 시작은 소영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자는 것, 그것이었다. 그런데 어찌 보면 다 핑계이고 실은 우리를 위해서였던 게 아닐까? 우리를 이어 주던 소영이가 이제 곁에 없다는 불안함, 친구가 떠났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미안함. 그걸 마음속에서 빨리 덜어내려고만 했던 게 아닐까? 그래서 모두가 마음에 드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멈추지 못하는 건가? 누군가와 영영 헤어지는 좋은 방법이라는 게, 정말 있을까?(117쪽)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른인 나도 누군가와 헤어지는 좋은 방법은 잘 모른다. 막상 닥치면 마치 처음 겪는 것처럼 허둥대며 어쩌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게 된다. 그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속으로 꾹꾹 눌러담기만 하는 것뿐. 이건 아마도 죽음은 극단적인 이별의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해결할 수 없어서일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해보는 수밖에. 마치 기소영의 친구들처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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