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투라 CULTURA 2026.2 - Vol.140, 배우 안성기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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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배우안성기 #작가미디어 #서평단 #서평

쿨투라 Vol.140 2026 02

배우 안성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이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참 생각이 많아진다. 어린 시절부터 마치 당연한 듯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늘 보던 인물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된다는 게 잘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배우들이 남기고 간 영상 안에서는 늘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게 될 테니 그것이 조금은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 마음을 무척 허전하게 만든다. 우리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듯한 느낌도 들어 마음이 허전해지기도 한다.
배우 안성기는 사람 안성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 속에서 많은 대중들에게 비춰지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던 배우이면서 사람인 안성기.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고스란히 남게 된다고 하는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보여주었던 웃는 얼굴의 안성기는 그런 자신의 삶의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던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투병 중에 보여주었던 모습과 마음도 고스란히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또 어떤 마음으로 모두를 대하고 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서 영정사진 속 안성기마저도 사람들에게 안성기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어, 하고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안성기,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모습. 그래, 안성기는 이런 얼굴이었지, 이런 웃음을 통해 우리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배우였지, 그래서 안성기라는 배우가 얼마나 우리의 시대와 삶에서 많은 부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 지금이라도 이 웃는 얼굴의 모습 그대로 여전히 화면 속에서 울고 웃고 그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착각이 생기게 만드는 얼굴이었다.
안성기란 배우가 걸어온 영화의 길을 가만히 읽어나가며 든 생각은, 그가 얼마나 영화에 진심이었나 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욱 안성기의 모습을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영화 안에서의 존재감은 장난 아니었고 말이다. 지금 머릿속으로 안성기라는 배우를 떠올려봐도 많은 영화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고, 그런 영화들이 한결같이 배우 안성기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건 영화에 안성기가 나오는 순간, 안성기의 영화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감독들이 안성기와 함께 영화 작업을 했던 이유도 그런 것일테고 말이다. 왜 안성기여야만 했는지를 관객인 대중들도 익히 너무 잘 알게 되고 말이다.
한국 영화를 생각하고 내가 살았던 시대의 영화를 더듬어보면, 늘 안성기는 곳곳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마치 기본값처럼 설정되어 있는 배우라는 느낌. 언제나 그곳에 있고 또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배우인 것이다. 그래서 배우 안성기를 떠나보내기가 더 아쉽고 안타깝고 슬픈 것이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현실을 구성하기도 한다. 대중들의 집단무의식을 반영해야 하는 대중 문화이기 때문에 영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태도, 관습 등을 영화 속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뒷날 그런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영화가 만들어진 그 시대를 파악하기도 한다.이렇게 됨으로써 영화는 시대의 반영물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구성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전제를 안고 1980년대의 한국 영화를 보면, 하나의 사실은 명확해진다. 안성기는 1980년대를 반영하는 얼굴이자 그 시대를 구성하는 얼굴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안성기 개인의 얼굴이 아니라 그가 출연해 흥행한 영화에서의 스타 페르소나인 것은 당연하다.(72쪽)

안성기를 떠나보내면서 더욱 아쉬운 이유가 바로 이게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아낸 시대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던 배우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그래서 한 명의 사람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떠나보낸다는 느낌이 들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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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6.2 - Vol.140, 배우 안성기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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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배우안성기 #작가미디어 #서평단 #서평

쿨투라 Vol.140 2026 02

배우 안성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이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참 생각이 많아진다. 어린 시절부터 마치 당연한 듯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늘 보던 인물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된다는 게 잘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배우들이 남기고 간 영상 안에서는 늘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게 될 테니 그것이 조금은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 마음을 무척 허전하게 만든다. 우리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듯한 느낌도 들어 마음이 허전해지기도 한다.
배우 안성기는 사람 안성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 속에서 많은 대중들에게 비춰지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던 배우이면서 사람인 안성기.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고스란히 남게 된다고 하는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보여주었던 웃는 얼굴의 안성기는 그런 자신의 삶의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던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투병 중에 보여주었던 모습과 마음도 고스란히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또 어떤 마음으로 모두를 대하고 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서 영정사진 속 안성기마저도 사람들에게 안성기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어, 하고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안성기,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모습. 그래, 안성기는 이런 얼굴이었지, 이런 웃음을 통해 우리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배우였지, 그래서 안성기라는 배우가 얼마나 우리의 시대와 삶에서 많은 부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 지금이라도 이 웃는 얼굴의 모습 그대로 여전히 화면 속에서 울고 웃고 그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착각이 생기게 만드는 얼굴이었다.
안성기란 배우가 걸어온 영화의 길을 가만히 읽어나가며 든 생각은, 그가 얼마나 영화에 진심이었나 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욱 안성기의 모습을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영화 안에서의 존재감은 장난 아니었고 말이다. 지금 머릿속으로 안성기라는 배우를 떠올려봐도 많은 영화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고, 그런 영화들이 한결같이 배우 안성기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건 영화에 안성기가 나오는 순간, 안성기의 영화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감독들이 안성기와 함께 영화 작업을 했던 이유도 그런 것일테고 말이다. 왜 안성기여야만 했는지를 관객인 대중들도 익히 너무 잘 알게 되고 말이다.
한국 영화를 생각하고 내가 살았던 시대의 영화를 더듬어보면, 늘 안성기는 곳곳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마치 기본값처럼 설정되어 있는 배우라는 느낌. 언제나 그곳에 있고 또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배우인 것이다. 그래서 배우 안성기를 떠나보내기가 더 아쉽고 안타깝고 슬픈 것이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현실을 구성하기도 한다. 대중들의 집단무의식을 반영해야 하는 대중 문화이기 때문에 영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태도, 관습 등을 영화 속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뒷날 그런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영화가 만들어진 그 시대를 파악하기도 한다.이렇게 됨으로써 영화는 시대의 반영물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구성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전제를 안고 1980년대의 한국 영화를 보면, 하나의 사실은 명확해진다. 안성기는 1980년대를 반영하는 얼굴이자 그 시대를 구성하는 얼굴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안성기 개인의 얼굴이 아니라 그가 출연해 흥행한 영화에서의 스타 페르소나인 것은 당연하다.(72쪽)

안성기를 떠나보내면서 더욱 아쉬운 이유가 바로 이게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아낸 시대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던 배우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그래서 한 명의 사람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를 떠나보낸다는 느낌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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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홍콩배우 양조위 - 말보다 깊은 눈빛, 양조위의 삶·사랑·작품
주성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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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홍콩배우양조위 #주성철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2기

마지막 홍콩배우 양조위. 주성철 지음. 한겨레출판. 2026.
_말보다 깊은 눈빛, 양조위의 삶 사랑 작품

어린시절 영화라고 하면 당연히 홍콩영화를 말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싸랑해요~'를 외치는 광고 속 주윤발이나, 늘 '아뵤~'하며 손가락을 코를 튕기는 이소룡, 코믹 그 자체의 푸근하고 동네 아저씨같은 매력의 성룡과 미소년같은 맑은 모습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장국영, 그리고 홍콩영화 속엔 언제나 살아 존재하고 있는 듯한 양조위까지. 문방구 책받침 속 인물들이었다. 집에 한 두 장씩은 꼭 가고 있었다는 바로 그거 말이다.
그래서일 수도 있다. 홍콩영화를 가장 흔하게 보았던 기억이다. 영화를 본다면 당연히 홍콩영화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를 생각할 때는 너무도 당연히 홍콩영화의 장면을, 홍콩영화 배우들을 떠올리게 만들었으니까, 무척 지대한 영향력을 만들어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중 양조위라는 배우.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이토록 자세하게 알 수는 없었다. 영화에 무척 열광했던 것도 아니었어서 더욱 그랬을 수 있다. 양조위는 알아도 양조위가 어떤 배우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작품 안에서 보게 되는 작품 속 인물의 모습이, 내가 알 수 있는 배우에 대한 최선이었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양조위란 인물 한 사람을 이렇게 풀어내니 어마어마한 배우구나, 하는 감탄이었다. 물론 한 분야에 이 만큼의 자신의 삶의 대부분을 바쳤다면 당연히 이 정도는 되겠지, 싶다가도 이토록 방대한 수 있다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자의 꼼꼼하고 깨알같은 양조위 배우의 삶에 대한 조망과 누적 데이터, 그리고 그에 대한 평가와 홍콩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해석까지, 이런 영화 서적이 쉽게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전문적이라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단순히 배우만을 향한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그 주변의 배우들과 특히 영화에 대한 속속들이 숨어 있는 이야기까지를 모두 풀어내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많은 이야기는 단순한 관심 정도로는 이루어낼 수 있는, 강한 열정과 애정이 뒤따라야만 가능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저 놀랍기만 결과물이었다.
게다가 영화와 배우, 그리고 감독과 사회의 분위기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요소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문화 예술이라는 것이 당연히 그 당시의 사회와 세계의 사상적 혹은 정치적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토록 주요한 시대의 흐름을 영화를 통해 정리한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덩달아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장국영은 양조위라는 또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심지어 <84녹정기>에서 7명의 아내를 둔, 그토록 능청스럽고 명랑한 위소보를 연기할 때조차 그의 눈빛에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40쪽)
허우샤오시엔과 왕가위 모두가 존경해 마지않는 오즈야스지로 감독의 묘비명에 새겨진 단 하나의 글자, '무(無)'. 세상의 시간을 정지시키고 우주의 운동을 잠시나마 멈추게 하는 그 경지를, 우리는 양조위의 얼굴에서 보았다.(101쪽)

그냥 양조위라는 인물을 떠올렸을 때의 느낌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로 만나게 되는 배우이지만, 사실 배우는 단순히 영화 속 인물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니까. 결국 그 배역 뒤에 있는 배우가 한 인물이 되어 보여질 테니까. 탕웨이에게 "<색, 계>의 왕칯아즈와 현실의 탕웨이는 결국 한 사람"(332쪽)이라고 말했던 그 말이 그대로 양조위에게도 적용될 것이니까 말이다. 결국 양조위의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 양조위를 알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요즘 홍콩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홍콩영화를 떠올리려면 결국 과거를 소환해야 한다. 과거 홍콩영화를 보았을 때의 나와 그 영화 속에서 만났던 환상적인 배우들을 떠올려야 한다. 각 배우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감정들을 다시 되살려내야만 진정 홍콩영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모든 경험을 이 책 한 권으로 할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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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다이빙 문학동네 청소년 79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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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다이빙 #문경민 #문학동네 #서평 #책추천

스카이다이빙. 문경민 장편소설. 문학동네. 2026.

우리가 사는 사회가 단편적이고 획일적이며 모두가 비슷한 방식과 사고방식을 가지고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따분하고 재미었을까.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어떤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가만 보면 우린 이 사회에서 무척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며 또 배운다. 엄청 소중하고 가치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지내던 나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들고 또 이전과는 다른 참 괜찮은 사람으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감히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경우를 확인하고 또 관심 갖도록 만들어준다. 기어코 나 자신을 '최선을 다해 좋은 쪽으로' 만들어준다. 감사한 일이다.
우리가 주변으로 눈을 돌리고 나가 아닌 우리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일 것 같다. 요즘 진짜 자주 하게 되는 말인데,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알지 못하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보여도 감히 나의 삶과 사고 안으로 끌어올 줄도 모르게 된다. 어쩌면 평생, 눈 뜬 장님처럼 모른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어리석음을 내보이면서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게 된다. 무척 안타까운 지경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 그런 모습을 대놓고 지적해주지도 않는다. 스스로 알아채기 전에는 절대 모를 일인 것이다. 뒤늦게 알게된 후 그동안의 나 자신을 한없이 창피해할 일만 남는 것이다.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솔직히, 다 알고 이해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는 없었다. 머리로 이해하고 말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진짜 나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고 백프로 공감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런 경험을 실제로 아주 가까이에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겉으로는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닥치면 생각이 달라지고 또 자신의 입장으로만 몰아붙이게 되기 쉽다. 그래서 더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백프로가 아니라고 비난만할 일은 아닐 것이다. 조금 더 알 수 있는 쪽으로, 배우고 익히고 또 경험하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행동을 통해 사회가 조금씩이나마 변화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한다. 물론, 이 모든이 기분이고 감정이며, 입장이고 선택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기분은 절대 기분으로 끝나지 않아요. 기분은 감정이죠. 감정은 태도가 되기도 해요. 태도는 곧 입장이 되죠. 입장은 무엇이 될까요? 선택이 됩니다. 결정이 되는 거예요.(134쪽)

다른 모든 조건과 이유를 가장 앞서는 것이 기분은 게 맞는 것 같다. 뭐든 기분에서 비롯되어지는 부분인 것이다. 어떤 것을 하려는 것도 또 하지 않으려는 것도, 그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도 모두, 기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마치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조정할 줄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 모든 것을 앞서는 것이 마음인 것이다. 마음이 움직여야 몸도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 속 인물들이 함께 하려는 것이 어쩌면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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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 허블청소년 4
케빈 윌슨 지음, 박중서 옮김 / 허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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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만든문장쓰지마세요 #케빈윌슨 #허블 #서평 #책추천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 케빈 윌슨 장편소설/박중서 옮김. 허블. 2026.

프랭키와 지크. 그들의 열여섯에 콜필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삶에서도 그리고 그들이 사는 사회에서도 그 시간과 공간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그들이 열여섯에 만들어내고 또 만들어내던 것은 진짜 포스터였을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낸 것이 이들에게 다시 어떤 의미로 작용했을까. 그들에게 있어 그해 여름의 콜필드를 두고두고 어떤 여름으로 기억하며 살아내고 있었을까.

'가장자리는 판자촌, 금 탐광꾼 우글거리고, 우리는 도망자, 법은 우리를 잡으려고 잔뜩 허기졌지.'(60쪽)

문장 안에 도사리고 있는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한눈에 딱, 이거라는 의미가 머릿속에 떠오르지는 않지만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불만과 화가 드러나는 느낌은 느낄 수 있다. 이 문장에 직접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가리키는 것인가를 알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어보인다. 다만 이 문장을 떠올리는 프랭키와 이 문장을 마음에 들어하는 지크에게는 지금의 이 시기를 지탱할 수 있도록 잡아줄 수 있는 매우 요긴한 끈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들에게 이 문장의 포스터가 없었다면 과연, 이 여름을 지날 수는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 여름이 이들에게 평범할 수는 없었다. 각자 안고 있었 분노와 고뇌가 있었으니까. 자신의 특히 가족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은 쉽게 사라질 수 없었고, 그로 인한 감정을 토로하고 해소하기 위한 장치나 도구는 분명 필요했을 것이다. 그때 둘은 만났다. 어쩌면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알아봤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사람은 초능력을 발휘하게 될 때가 있다. 특히 나와 비슷한 자를 한눈에 알아보게 되는 초능력. 프랭키와 지크 둘에서도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서로가 서로의 눈에 띄도록 만들었겠다 싶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를 초능력이 발휘된 것이다.

부조리했다.(173쪽)

어찌보면 이 사회가 다 그렇다. 무엇 하나 바람직하거나 바르게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는 듯이 보인다. 어떤 것도 제정신이 아닌 듯, 잔뜩 문제 요소를 머금고 있으면서 뻔뻔하게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양, 오히려 아무 문제 없이 순조로운 듯 비춰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대부분은 착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두가 좋기만 하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이 사회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겉으로 비춰지는 것 보다 그 이면에 감추고 있는 것이 더 많으며, 그런 이면은 어떤 하나의 자극이 촉매가 되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삐딱한 방향으로 폭발하게 된다. 딱 부조리 그 자체다.
잠재되어 있던 한순간 겉으로 드러나며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뻗어나가게 되는 무서운 기운이 생긴다. 그 무서운 기운은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형성되기보다는 무척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지경을 보여준다. 마치 살아있는 무언가가 꿈틀대다 한순간 전체를 장악하고 마는 모습이 연상되는 것이다. 콜필드를 비롯한 사회 전체는 너무도 빠르게 그 기운에 휩싸이고, 사람들은 그 기운 안에 들어가기 위해 더욱 애쓰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실체를 확인하기보다는 그저 그런 분위기가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쉽게 동조하고 물들게 된다. 프랭키와 지크는 그런 사회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졌을 뿐이다.

어른의 눈으로 이 소설을 읽으며, 이 두 아이들의 행위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 둘이 함께 여름을 지나올 수 있었다는 것에 안심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어쩌면 이 여름,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다면 이보다 더 슬픈 일이 둘을 더욱 휘청이게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들이 삶을 외면하지 않을 수 있었던 데에 분명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다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있고 어느 정도 감내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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