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홍콩배우 양조위 - 말보다 깊은 눈빛, 양조위의 삶·사랑·작품
주성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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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홍콩배우 양조위. 주성철 지음. 한겨레출판. 2026.
_말보다 깊은 눈빛, 양조위의 삶 사랑 작품

어린시절 영화라고 하면 당연히 홍콩영화를 말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싸랑해요~'를 외치는 광고 속 주윤발이나, 늘 '아뵤~'하며 손가락을 코를 튕기는 이소룡, 코믹 그 자체의 푸근하고 동네 아저씨같은 매력의 성룡과 미소년같은 맑은 모습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장국영, 그리고 홍콩영화 속엔 언제나 살아 존재하고 있는 듯한 양조위까지. 문방구 책받침 속 인물들이었다. 집에 한 두 장씩은 꼭 가고 있었다는 바로 그거 말이다.
그래서일 수도 있다. 홍콩영화를 가장 흔하게 보았던 기억이다. 영화를 본다면 당연히 홍콩영화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를 생각할 때는 너무도 당연히 홍콩영화의 장면을, 홍콩영화 배우들을 떠올리게 만들었으니까, 무척 지대한 영향력을 만들어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중 양조위라는 배우.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이토록 자세하게 알 수는 없었다. 영화에 무척 열광했던 것도 아니었어서 더욱 그랬을 수 있다. 양조위는 알아도 양조위가 어떤 배우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작품 안에서 보게 되는 작품 속 인물의 모습이, 내가 알 수 있는 배우에 대한 최선이었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양조위란 인물 한 사람을 이렇게 풀어내니 어마어마한 배우구나, 하는 감탄이었다. 물론 한 분야에 이 만큼의 자신의 삶의 대부분을 바쳤다면 당연히 이 정도는 되겠지, 싶다가도 이토록 방대한 수 있다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자의 꼼꼼하고 깨알같은 양조위 배우의 삶에 대한 조망과 누적 데이터, 그리고 그에 대한 평가와 홍콩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해석까지, 이런 영화 서적이 쉽게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전문적이라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단순히 배우만을 향한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그 주변의 배우들과 특히 영화에 대한 속속들이 숨어 있는 이야기까지를 모두 풀어내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많은 이야기는 단순한 관심 정도로는 이루어낼 수 있는, 강한 열정과 애정이 뒤따라야만 가능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저 놀랍기만 결과물이었다.
게다가 영화와 배우, 그리고 감독과 사회의 분위기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요소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문화 예술이라는 것이 당연히 그 당시의 사회와 세계의 사상적 혹은 정치적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토록 주요한 시대의 흐름을 영화를 통해 정리한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덩달아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장국영은 양조위라는 또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심지어 <84녹정기>에서 7명의 아내를 둔, 그토록 능청스럽고 명랑한 위소보를 연기할 때조차 그의 눈빛에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40쪽)
허우샤오시엔과 왕가위 모두가 존경해 마지않는 오즈야스지로 감독의 묘비명에 새겨진 단 하나의 글자, '무(無)'. 세상의 시간을 정지시키고 우주의 운동을 잠시나마 멈추게 하는 그 경지를, 우리는 양조위의 얼굴에서 보았다.(101쪽)

그냥 양조위라는 인물을 떠올렸을 때의 느낌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로 만나게 되는 배우이지만, 사실 배우는 단순히 영화 속 인물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니까. 결국 그 배역 뒤에 있는 배우가 한 인물이 되어 보여질 테니까. 탕웨이에게 "<색, 계>의 왕칯아즈와 현실의 탕웨이는 결국 한 사람"(332쪽)이라고 말했던 그 말이 그대로 양조위에게도 적용될 것이니까 말이다. 결국 양조위의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 양조위를 알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요즘 홍콩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홍콩영화를 떠올리려면 결국 과거를 소환해야 한다. 과거 홍콩영화를 보았을 때의 나와 그 영화 속에서 만났던 환상적인 배우들을 떠올려야 한다. 각 배우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감정들을 다시 되살려내야만 진정 홍콩영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모든 경험을 이 책 한 권으로 할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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