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아직 좌절하지 마 - 인공 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다움에 대하여
김재인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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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부라하는 소리인가. 학교와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어필하고 있는 책인가 싶기도 했다. 분명 인공 지능이 굉장히 많이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 지금 현실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왜 중요한 지를 조목조목 안내해주고 있었다. 특히 인공 지능의 발전으로 쉽게 지금의 아이들이 간과하고 넘길 수 있는 지점들을 콕 집어 이야기해주고 있으니, 이건 학교에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마치 학교의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저자가 대신 다 해주고 있는 듯 싶었다.

"내가 할 줄 알아야 시킬 수 있다. 그러니 내가 할 줄 아는 능력을 먼저 키우고, 그 다음에 활용해라."
학교에서 요즘 자주 하는 이야기이다. 글쓰기 수업을 할 때도, 혹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할 때도 무조건 챗지피티나 생성 인공 지능을 활용하려고만 하는 아이들에 잔소리처럼 하게 되는 말이다. 아이들은 저자의 말처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빠르게 결과만을 받고 싶어한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스스로 찾는 노력 없이 쉽게 질문으로만 답을 찾으려고 한다. 물론 이때, 어떻게 질문을 해야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지 조차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문제이다. 그러니, 어른이면서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 이런 아이들이 자꾸만 이런 디지털 활용 능력만을 키우는 것이 걱정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인공 지능이 답한 대답이 사실인지 여부 조차 파악하려 들지 않는다. 어떨 때는 정말 기계식으로 답변해놓은 말을 그대로 읽으며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무슨 대답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내뱉어버리고는 어떤 의미인지를 몰라 다시 어리둥절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 그 자체가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기르고자 하는 역량이에요.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생각의 근력을 훈련해요. 즉 글쓰기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에요. 이 힘은 반드시 내가 직접 글을 써야만 늘어요.(116쪽)
문화와 이과를 통틀어 '공통 핵심 역량'이라 할 만한 것을 길러야 합니다. 수학이 그중 하나입니다. 인문 사회 계열로 진학하건 이공계로 진학하건 혹은 에체능계로 진학하건 '누구나'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공통'이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필수이기 때문에 '핵심'이라고 표현했어요.(132쪽)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기초 소양 함양이 바로 이거다. 언어, 수리, 디지털 능력을 모든 교과에서 골고루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국어에서도 수리 능력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하고, 과학에서도 언어 능력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미래 사회에서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초 능력이란 것이 곧, 이 세 가지라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인공 지능과도 연결되는 지점이겠구나 깨달았다.

이 책, 무척 흥미로웠다. 쉽게 잘 정리되어 있었고, 지금 아이들에게 어떤 지점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인공 지능과 관련해서 학교에서는 고민이 많다. 과연 어디까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할까. 그리고 과연 이런 활용에 있어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할까,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었다. 이런 고민에 한 가지 답은 찾은 것 같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타인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어야 할지, 혼자 있을 때 뭘 해야 할지 등등의 질문이 물밀듯이 들이닥칠 거예요. 그 질문에 답하는 것 역시 확장된 문해력, 확장된 인문학입니다.(137쪽)

아이들과 나누어야 할 질문들이다. 아이들에게 왜 계속 공부해야 하는지, 이 공부들이 어떤 부분에서 필요하고 또 중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 나워야 할 시점일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쉽게 내리지 못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이 질문들이 중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천천히 심층적으로 이 질문들에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교육 속에서, 공부 속에서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해봐야겠다. 우리는 아직, 좌절하지 않아도 되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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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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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눈사람펑펑 #나은_동화 #보람_그림 #창비 #가제본서평단 #서평 #책추천

팥빙수를 좋아하는 펑펑에게 무엇을 가지고 찾아가면 좋을까. 상큼한 딸기나 귤, 달콤한 바나나를 한입 크기로 잘라 가져갈까? 쫀득쫀득하면서도 달달한 젤리를 넉넉히 준비해 갈까? 아니면 초코시럽, 딸기시럽, 꿀, 연유를 통에 담아갈까? 그래도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잘 삶아진 팥을 가져가는 게 좋겠지? 그럼, 펑펑이 솜씨 좋게 조각해 나에게 딱 맞는 안경을 만들어 줄 거야. 그러면 그 안경을 쓰고 나도,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겠지. 펑펑이 살고 있는 팥빙수산, 도래산을 찾아갈 수만 있으면 참 좋겠다.

"오래전에 안경점에 다녀간 손님이 말해 준 적이 있어. 모든 일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간대."(76쪽)

하지만, 펑펑의 안경점을 찾아가지 않아도 안경을 쓰고 원하는 것을 보는 것과 같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저 펑펑이 말처럼, 모든 일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간다고 했으니,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 원하는 것에 진심을 다하고, 생각하고,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으면 된다. 사람은 마음먹은 대로 다 되게 되어 있다는 말과 비슷하겠구나 생각했다. 물론 그 마음 먹기가 제일 어려운 이야기는 하지만. 어쨌든, 펑펑의 안경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어떤 노력도 없이 이루어지거나 얻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안경이었다.
하지만 이 안경이 고마운 것은, 지금껏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순간 알아챌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나 혼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을 안경의 도움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다거나 혹은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도록 해, 내가 어떤 태도와 행동을 보여야 하는지에 대해 힌트를 주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똑똑해도 우리가 하는 행동이 모두 옳을 수 없으며 또한 우리가 하는 생각이 늘 올바를 수는 없다. 그럴 때 펑펑의 안경이 우리를 다시 제대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갈팡질팡 결정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순간이 찾아올 때, 펑펑의 안경에 잠시 기대보면, 어떤 결정을 내리면 좋을지에 대한 좋은 조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펑펑을 안경을 꼭 한번 써보고 싶다. 그 안경을 쓰고 내가 지금 이 순간 이후 어떤 결정을 내리면 좋을지에 대해 도움을 얻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이 동화를 읽으며 얼마나 펑펑을 찾아가고 싶어할까. 우선은 빨리 겨울이 오기를 바랄 것 같다. 펑펑과 같은 눈사람을 만들고 펑펑을 찾아가는 상상을 할 것 같다. 그리고 펑펑을 찾아가 안경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고, 그 안경을 쓰고 꿈을 꿀 것 같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행복한 것 들을 안경을 통해 보며 자신을 조금씩 알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향해 어떤 길을 가고자 하는지, 또 어떤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며 우정을 쌓고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지, 그렇게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눈 안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
"아니야. 손님의 이야기를 잘 듣는 거야. 내가 함께 기뻐하거나 슬퍼해야만 안경에 신비한 힘이 깃들거든. 다른 사람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이해하는 것도 즐겁게 노는 방법이야."(42-43쪽)

이렇게 아이들이 잘 자라날 수 있도록 펑펑이 도와주는 것이다. 이렇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펑펑 스스로도 뿌듯하고 기분 좋아질 것이다. 그런 후 먹는 팥빙수는 이 세상 어느 것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맛있을 것이고. 그런 팥빙수를 펑펑은 스피노와 함께 나눠먹을 것이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풍성한 마음을 안고서.
어쩌면 이런 펑펑을 마음이 아이들을 보는 어른, 혹은 선생님의 마음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결국, 이런 펑펑을 마음을 나도 닮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에게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치 펑펑의 안경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처럼, 나의 시선과 손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펑펑을 찾아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며 흐뭇해할 펑펑의 모습도 상상이 된다. 그리고 이런 상상을 하며 내 기분도 무척 행복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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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배달부 모몽 씨와 쪽지 대소동 웅진 세계그림책 266
후쿠자와 유미코 지음,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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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배달부모몽씨와쪽지대소동 #후쿠자와유미코 #강방화 #웅진주니어 #웅진주니어티테이블 #서평단 #서평 #그림책추천

친구가 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본다.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는 친구를 사귀고 싶은 것이다. 새로운 곳에 이사와 새로운 공간에서 즐겁게 지내고 싶은 거다. 그러려면 친구는 필수. 그런, 친구를 사귀는 방법이 장난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었다. 넉넉하고 마음 포근한 마을 친구들이 그 마음을 헤아리고 친구로 받아들여 주었으니까, 환영해 주었으니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호랑이꼬리원숭이가 한 방법은 과연, 옳은 방법이었을까. 친구를 사귀기 위한 방법이 꼭, 이런 방법밖에 없었을까, 하고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기도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길었던 탓인지 여전히 사회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쉽게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때론 이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처럼 짓궂은 장난으로 자신의 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친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너무 많이 서툴구나, 이런 것이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곤란한데, 하는 것이다.
물론, 원래 장난을 좋아하고 성격 자체가 천진난만한 것일 수도 있다. 새로운 관계가 아니어도 늘 이런 장난을 통해 주변에 즐거움과 유쾌함을 전해줄 수 있는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일 수도 있다. 이런 친구가 한 명 있으면, 그 주변으로는 늘 친구가 모인다. 늘 웃음이 끊이질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다. 때로 우리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이 유머일 때가 있는 법이니까. 그런 면에서라면 삶을 싱그럽게 만들어줄 수 있는 친구일 수 있다. 굉장히 좋은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부러울 정도로.

어떤 면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새로운 친구가 기존의 친구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좋은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 어른의 심정으로 안심이 된다. 자신과 다르고 마음이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밀어내고 자신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가로막는 경우도 종종 본다. 하지만 이 도토리 숲 친구들은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조금은 불쾌하고 속상한 일이 생겼더라도 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넉넉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또 장난을 재치있게 더 신나는 장난으로 되돌려주며 함께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줄 안다. 이보다 더 지내기 좋은 마을과 친구들이 어디 있을까. 우리 아이들도 이런 친구들을 만나 늘 재밌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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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 - 반대와 반대의 세계 웅진 세계그림책 270
앤서니 브라운 지음, 이훤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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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분명, 어린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은 아니다.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명확한 주제의 표현과 전달이 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여러번 반복해서 앞뒤를 오가며 한참을 들여다봤다. 어, 이거 뭐지, 하는 마음으로. 물론 어린 아이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너무 어른이 되어 버려서 이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함께 했다. 왜이렇게 이 그림책이 어렵게 여겨진 걸까. 그 이유를 한참 생각했다.

반대의 반대. 이 그림책의 부제에 달려있는 말이다. 반대의 반대는 반대다. 이거 아니면 저거의 이분법적 생각으로 접근하면, 이거가 아니라서 저거인 것이다. 직선이라면 양 끝의 각 부분일 것이고, 그 양끝은 절대 만나지 않을 것만 같고, 서로 내내 반대 방향으로 뻗어 나가게 된다.
하지만 그런 반대가, 반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반대가, 서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양 끝이, 서로 만나고 심지어는 같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어렵지 않을 수 있나. 이 그림책이 금방 이해가 가고 쉽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들어보고 싶을 정도의 심정이다. 마치 말장난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안에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부분이 나를 많은 생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굉장히 넓은 시야로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수 있다. 우리의 삶이 가만 보면, 반대와 반대의 세계로 채워져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작은 거 아니면 큰 거, 슬픈 거 아니면 기쁜 거. 무엇이든 한쪽 면이 있으면 다른쪽 면도 있는 것이고, 동전의 앞뒷면처럼 한순간에 휙휙, 뒤집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반대니까 그 길이 내 길이 아니라고 거부할 필요도 없다. 삶은 다 그런 것이니까. 반대였다가 다시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작은 존재가 커다래졌다가는 시간이 점점 지나면 작아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작았던 순간이 있고 또 컸던 순간이 있지만, 이건 늘 항상 그렇게만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작다고 혹은 크다고, 마치 그게 전부라고 오해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이게 아닐까 생각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여러 면으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지금까지의 그림책이 그랬는데, 이 책 역시 그랬다. 한참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고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이 책, 다시 알아보고 또 생각하다보면, 또 다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 않을까 싶다. 가끔, 나의 삶을 성찰하고 싶을 때 꺼내 들춰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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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중국을 걷다 - 이욱연의 중국 도시 산책
이욱연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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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사오싱, 상하이, 시안, 지난, 항저우, 하얼빈.
책을 읽기 전, 익숙한 지역도 있었지만 낯선 지역도 있었다. 저자는 과연 이곳들을 홀로 거닐며 어떤 생각을 한 것일까,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곳들은 나에게 모두 다 낯설기만 한 거였구나, 였다. 그저 중국, 하면 떠올리게 되는 기본적인 생각들과 또 중국, 하면 당연히 알고 있(다고 믿)는 지역적 특징으로만 각 지역을 떠올렸을 뿐, 중국의 역사와 음식, 문화와 문학, 그리고 정치와 민족으로 이 지역들을 떠올린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내가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지역이 몇 개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각 공간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생각을 했다.
루쉰이나 위화는 익히 잘 알고 있던 작가들이었지만 이렇게 그 지역과 역사를 함께 다루며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스치듯 혹은 가볍게 소설을 읽고 내용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그 공간을 함께 산책하듯 걸으며 숨어있던 이야기를 끌어내 되살리고 떠올리는 순간, 그저 하나의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라오서나 장아이링, 그리고 딩링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삶 속에 중국이란 나라가 어떤 모습으로 담겨있고 연결되어 있었는가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이럴 때 제대로 중국이란 나라, 또 그런 나라가 품고 있던 작가가 어떠했는지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 도저히 양보할 수 없고 나를 나로 만드는, 우리를 우리로 만드는 그 숨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 시대는 우리에게 그런 숨을 허하는가?(170쪽)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에 그 의미가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 기회도 없었지만 또한 알기도 쉽지 않았다. 관심을 둘 새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또 관을 둔다고 해도 이런 얘기를 조곤조곤 해줄 사람도 없었다. 이 책을 보면서 비로소 아, 그렇구나, 하는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우리에겐 중국을 알게 해주는 백과사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니까. 중국이란 나라와 그 사람들, 문화 등을 천천히 살피면서 이런 질문에 대해 답을 해보는 경험. 과거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현재의 모습을 통해 어떤 지금과 또한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를 떠올리게 되는 시간. 그런 경험과 시간을 이 책이 주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재밌었다. 중국이란 나라를 그저 거대한 강대국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던 나로서는, 중국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중국의 문학과 작가들, 사상가들과 그런 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자 했는가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평소 지리나 여행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에 미리 경계를 했던 영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그 경계가 허물어졌다. 즐겁게 그 지역을 알아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도 생겼다.

덧-
물론 음식 얘기나 술 얘기에서는 조금 뒤로 한발짝 물러나기도 했다. 그 특유의 음식 문화나 술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둔 지 좀 되어서인지 쉽게 동요되지 않았다. 다만, 이 생각은 했다. 음식이나 술이라는 건 결국 사람 사는 삶에 대한 반영이고, 그런 반영은 그 지역을 알아가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틀림없다는 것. 그래서 여행을 간다면 꼭 그 지역의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고 하는가보다 싶었다. 내가 만약 중국의 이 지역을 중 어느 곳을 가보게 될 기회가 생긴다면, 이 책 속의 음식을 먹어보지는 못하더라도 그 음식들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만은 꼭 확인하고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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