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독서 - 한 권의 책이 리더의 말과 글이 되기까지
신동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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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독서 많이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신뢰가 간다. 허투루 생각하고 말하고 쓰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라고나 할까. 독서는 무조건 그 사람에게 무엇으로라도 쌓인다.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그 사람을 더 키우고 생각을 확장시킨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꾸준히 독서를 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건, 내가 독서를 계속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 어떤 책이든 허투루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독서를 해야 한다.

대통령의 독서는 비단 대통령 한 사람의 독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독서입니다. 또한 당신의 독서가 대통령의 독서입니다. 타인과 공존하는 사회를 그리는 마음으로 정의와 민주주의, 경제와 과학, 외교와 통상, 역사와 인물에 대한 책을 읽어 본다면, 당신은 그저 직함만 다를 뿐 대통령과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14쪽_'책을 펴내며' 중)

당연히, 대통령이라면 더욱 책과 가까이 해야 한다. 대통령의 생각과 말,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국가 전체를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으니까.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신중해야한다는 생각. 이건, 어쩌면 누구나 해야하는 당연한 생각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고 또 그래서 우리의 걱정이 커지기도 하지만.
암튼, 저자는 꾸준한 독서의 이력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문학적으로도 인정받은 문인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대통령의 연설문 곳곳에는 그런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그리고 정성이 깃들여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예전 <대통령의 글쓰기>(강원국)을 읽었을 때에도 느꼈지만, 대통령의 연설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쉽게 만들어질 수도 없다는 것을 이번 책에서도 느꼈다. 3개월 전부터 고민하고, 무수히 고치고 수정하면서, 어떤 관점과 감정, 태도가 전달되어야 하는지를 꾸준히 논의하며 만들어나가는 그 과정마저도 대통령의 자질이며 동시에 의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그 과정을 모두 성실히 해 낸 분들인 것이다.

청와대 5년을 버티게 해 준 동력은 둘이다. 하나는 국민에 대한 대통령의 정직한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달리기였다.(220쪽)

이 부분을 읽으며, 저자의 달리기에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남았던 것이 바로, '대통령의 정직한 마음'이었다. 이미도 눈치채고 있었고 평산책방을 생각하면, 단순히 대통령 시절의 업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 자체에서 책과 독서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니, 이 대통령의 독서를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을 따로 따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이야기만 이어서 다 읽은 후, 다시 대통령의 연설문만을 차례로 읽어나가도 좋겠다는 생각. 그러면 대통령의 연설을 고스란히 다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책들을 다시 훑어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저자가 가졌던 마음이 어떻게 대통령의 마음과 맞아 떨어지고, 연설문을 이어졌는가도 흥미롭다. 또한 연설문을 보통의 글들과는 다른 성격의 글이라서, 연설문 만의 힘과 강약의 조절이 분명 존재한다. 어떤 부분을 힘주어 강조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의미까지 담고 싶었는지, 행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통령의 심정과 마음이 분명 존재한다. 그 행간까지도 다시 살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오로지 누군가의 설명 없이 연설문만으로 다시 그 때의 감정을 전달받고 싶어진 개인적인 욕심이기도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지만, 처음부터 책을 다시 펼쳐야 할 이유가 생겼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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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하약방 - 비밀스러운 심부름, 제6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
최미정 지음, 홍선주 그림 / 보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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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다. 배움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줄 것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고, 그런 배움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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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하약방 - 비밀스러운 심부름, 제6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
최미정 지음, 홍선주 그림 / 보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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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현 정세에서 이 책을 읽으니 그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이런 말을 종종 하게 된다. 우리나라만큼 많은 외세의 침입을 받고 또 위기의 상황에 자주 노출된 나라가 있을까, 하지만 그런 나라의 위기 때마다 나라를 위해 제일 먼저 나선 것은 백성들이고 국민들이었다. 결국 누군가에 의해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직접 나서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목소리를 내고 온 힘을 다 쏟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역사의 각 순간마다 그랬고, 지금도 그 역사는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나라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해낼 줄 아는 민족이다. 민족주의적인 관점이나 국수주의적으로 우리나라만을 감싸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쯤 되었을 때에는 한번쯤 우리 민족의 국민성을 되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 이 이야기 속 동구나 지상, 소희, 그리고 약방 아저씨가 했던 결단과 행동들은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지금 우리가 잊지 말고 마음 속에 새겨야하는, 무척이나 소중하고 중요한 모습인 것이다. 이런 백성이 있었음을, 그래서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었음을 모두가 잘 알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이야기가 너무도 필요하다.

"형은 백정이잖아요. 사람들은 우리를 천하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괴롭혔어요. 그런 사람들을 왜 도와요?"(...)
"나라가 없으면 더한 고통도 감수해야 해. 그때가 되면 우리가 겪었던 수모를 되돌릴 기회도 사라진다. 동구야,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실을 바꾸는 일을 하면 어떻겠니? 너와 내가 나서면 바꿀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어. 이 나라를 살리고 악습은 바꾸면 된다. 우리가 바꾸자 동구야. 너도 학교에서 글을 배우지 않니? 배움은 그런 곳에 쓰여야 한다."(124쪽)

배운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다. 가정, 학교, 사회 등 우리는, 많은 배움 속에 살고 있다. 그런 배움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줄 것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런 배움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상의 말은 동구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울림을 준다.
또한 지상의 말을 통해 현실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현재가 전혀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비관적일 때에도 아주 작은 희망의 빛은 있으며, 그 빛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아무리 어려운 현실도 결국은 극복될 수 있다는, 그러니 좌절하거나 미리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각오로 들리고, 그러기 위해 계속 배워야한다는 말로도 들린다. 이렇게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동지가 있다면,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함께 하는 큰 힘, 결국 이것이 연대의 힘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이제 막 공부하고 배움을 익히며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 아이와 청년을 통해 전개된다는 것이 더욱 희망적이었다.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서로 함께 하면서 극복해나갈 수 있는 시간과 힘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혔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덩달아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다시 힘을 내보자는 용기를 주는 이야기였다.

지금 여러 안팎의 문제들로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우리가 놓여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일수록 더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함을 짚어 주는 이야기였다. 눈이 확 뜨이는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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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 - 돌봄 소설집 꿈꾸는돌 41
강석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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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관련 책들을 읽기도 했지만, 돌봄이란 단어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돌봄은 누군가의 도움이나 손길이 필요한 경우에 대해서만 한정하여 생각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모두 돌봄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소설집이 이런 모든 돌봄을 포함하여 말하고 있기도 했다.
결국 돌봄은 나 자신을 잘 돌보는 것에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또 어떻게 돌봐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적이 있었나 싶다. 어쩌면 누군가 다른 사람을 돌보느라고 나 자신을 소홀히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대부분 자기 자신을 가장 나중에 돌아보게 되기도 하니까. 그러니 다른 사람 이전에 나 스스로를 먼저 볼 줄 아는 것이 돌봄의 시작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아지는 발을 다시 조금씩 커지게 만들고, 익숙해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을 찾아야한다는 설이의 말처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그것을 향해 얼마나 마음을 다할 수 있느냐가 이 돌봄에서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의 소설들은 어떤 태도로 돌봄을 대해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일이 내 뜻과 계획대로 이루어지기보다 우연에 의해 달라질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예민하게 굴기보다 조금은 무감각해지는 편이 좋을 수도 있고."(160쪽)

뜻대로 되지 않는 때가 많다. 그렇다고 되지 않는 것에 예민할 필요 없다고, 조금은 무감각해지는 방법으로 돌봄을 대해도 좋겠다는 글로 읽혔다. 마치 돌봄에 대한 태도나 마음가짐 정도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았다. 전전긍긍 애걸복걸 어쩔 줄 모르고 하나하나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는 돌봄 말고, 조금은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한수현 너도 가방 해. 내가 진짜 가방이고 너도 진짜 가방이라면 너 나중에 힘들 때 가방 안에 숨어."
"응. 내가 숨겨 준다는 말이야."
"그 대신 내가 힘들면 나 좀 들어 줘."
"응. 내가 덜 힘들게 나를 잠시만 들어 줘."(229-230쪽)

잠시 숨을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고, 누군가가 들어주는 정도의 도움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혼자 도시락을 먹는 지우에게 말을 걸고 함께 샤인 머스캣을 나눠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물론 점점 무거워지고 커지는 가방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해요처럼 힘들기도 할 것이고, 위기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챙겨야하는 사람을 버려둘 수 없어 계속 찾아야하는 본구처럼 쉽게 놓을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두 친구가 서로 등과 어깨를 기대어 포개져 앉아 있다. 표정은 한없이 평온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이런 이야기라는 듯이, 돌봄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결론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가 당연한 것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돌봄 소설집 또한 당연한 것을 되새길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돌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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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역설 - 모두가 원하지만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김준혁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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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역설 #김준혁 #은행나무 #서평단 #서평 #책추천

'돌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지 몇 년 됐다. 그 전까지는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었고,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알아볼 생각도 없었다. 어쩌면 나에게 닥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 있고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회피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이상 그럴 수 없는 때가 왔는데, 바로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었다. 이 상황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기였고, 그때 비로소 알게 된 것이 '돌봄'의 문제였다. 얼마나 많은 사회적 책임을 개인이 떠안고 살아왔는지, 그러면서도 여전히 개인은 돌봄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제서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인식했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전히 돌봄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많은 질문만을 던지고 있다. 분명,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기분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반갑다. 다시 우리의 생각을 일깨워줄 수 있으니까. 잊지 말아야 한다고, 우리 모두가 이 돌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그러니 좋은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보아야 한다고.

이 책을 다 읽었음에도 해결방법이 뚜렷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돌봄에 대해 각자의 위치와 자리에서 모색해야 할 방법을 떠올려보는 것부터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의료의 입장으로 이야기하고, 의료계의 돌봄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미치고 또한 피어나게 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책임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는 이미 자녀이고, 또한 부모이며, 공감해주어야 하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돌봄의 정의를 다시 확인하고, 어떻게 사회적으로 3차, 4차의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봐야 한다. 분명 혼자 아무리 말하고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현실이 변화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실제로 나의 부모님만 보더라도 문제 해결이 전혀 되고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안 된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미래의 삶과 사회가 지금과 같으면 안 되니까.
이 책을 읽으며 또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돌봄'을 지금껏 약한 자를 그렇지 않은 자가 돌본다고만 생각했었다. 아주 작은 부분의 돌봄만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많은 문제가 결국 '돌봄'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가족, 성소수자의 문제, 출산과 여성의 삶, 장애, 그리고 죽음과 치료, 삶에 대한 존엄과 가치 등. 어느 것 하나 돌봄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이런 광범위한 문제가 모두 '돌봄'의 문제와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을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우리 사회가 지금껏 감추려고만 했던, 그래서 여전히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처리하고 있던 문제들이 함께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복잡한 사회적 논리 속에서 이 연결고리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어쩌면 어렵고 딱딱하고 무겁기만 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막막함을 문학으로 풀어냈다.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 세상에서, '소설'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 이유는, 소설은 다른 사람의 삶의 맥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을 줄 안다는 것은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을 소설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 너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한번 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자가 문과이면서 이과여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돌봄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자신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고개 돌리기 바쁘다. 이제는 냉철해져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미뤄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바로 눈앞에 벌어진 문제를 어떻게 하나씩 해결해나갈 것인가, 우리의 생각을 바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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