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하약방 - 비밀스러운 심부름, 제6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
최미정 지음, 홍선주 그림 / 보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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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다. 배움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줄 것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고, 그런 배움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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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하약방 - 비밀스러운 심부름, 제6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
최미정 지음, 홍선주 그림 / 보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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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현 정세에서 이 책을 읽으니 그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이런 말을 종종 하게 된다. 우리나라만큼 많은 외세의 침입을 받고 또 위기의 상황에 자주 노출된 나라가 있을까, 하지만 그런 나라의 위기 때마다 나라를 위해 제일 먼저 나선 것은 백성들이고 국민들이었다. 결국 누군가에 의해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직접 나서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목소리를 내고 온 힘을 다 쏟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역사의 각 순간마다 그랬고, 지금도 그 역사는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나라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해낼 줄 아는 민족이다. 민족주의적인 관점이나 국수주의적으로 우리나라만을 감싸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쯤 되었을 때에는 한번쯤 우리 민족의 국민성을 되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 이 이야기 속 동구나 지상, 소희, 그리고 약방 아저씨가 했던 결단과 행동들은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지금 우리가 잊지 말고 마음 속에 새겨야하는, 무척이나 소중하고 중요한 모습인 것이다. 이런 백성이 있었음을, 그래서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있었음을 모두가 잘 알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이야기가 너무도 필요하다.

"형은 백정이잖아요. 사람들은 우리를 천하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괴롭혔어요. 그런 사람들을 왜 도와요?"(...)
"나라가 없으면 더한 고통도 감수해야 해. 그때가 되면 우리가 겪었던 수모를 되돌릴 기회도 사라진다. 동구야,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실을 바꾸는 일을 하면 어떻겠니? 너와 내가 나서면 바꿀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어. 이 나라를 살리고 악습은 바꾸면 된다. 우리가 바꾸자 동구야. 너도 학교에서 글을 배우지 않니? 배움은 그런 곳에 쓰여야 한다."(124쪽)

배운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다. 가정, 학교, 사회 등 우리는, 많은 배움 속에 살고 있다. 그런 배움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줄 것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런 배움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상의 말은 동구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울림을 준다.
또한 지상의 말을 통해 현실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현재가 전혀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비관적일 때에도 아주 작은 희망의 빛은 있으며, 그 빛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아무리 어려운 현실도 결국은 극복될 수 있다는, 그러니 좌절하거나 미리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각오로 들리고, 그러기 위해 계속 배워야한다는 말로도 들린다. 이렇게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동지가 있다면,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함께 하는 큰 힘, 결국 이것이 연대의 힘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이제 막 공부하고 배움을 익히며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 아이와 청년을 통해 전개된다는 것이 더욱 희망적이었다.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서로 함께 하면서 극복해나갈 수 있는 시간과 힘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혔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덩달아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다시 힘을 내보자는 용기를 주는 이야기였다.

지금 여러 안팎의 문제들로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우리가 놓여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일수록 더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함을 짚어 주는 이야기였다. 눈이 확 뜨이는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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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 - 돌봄 소설집 꿈꾸는돌 41
강석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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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관련 책들을 읽기도 했지만, 돌봄이란 단어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돌봄은 누군가의 도움이나 손길이 필요한 경우에 대해서만 한정하여 생각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모두 돌봄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소설집이 이런 모든 돌봄을 포함하여 말하고 있기도 했다.
결국 돌봄은 나 자신을 잘 돌보는 것에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또 어떻게 돌봐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적이 있었나 싶다. 어쩌면 누군가 다른 사람을 돌보느라고 나 자신을 소홀히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대부분 자기 자신을 가장 나중에 돌아보게 되기도 하니까. 그러니 다른 사람 이전에 나 스스로를 먼저 볼 줄 아는 것이 돌봄의 시작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아지는 발을 다시 조금씩 커지게 만들고, 익숙해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을 찾아야한다는 설이의 말처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그것을 향해 얼마나 마음을 다할 수 있느냐가 이 돌봄에서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의 소설들은 어떤 태도로 돌봄을 대해야 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일이 내 뜻과 계획대로 이루어지기보다 우연에 의해 달라질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예민하게 굴기보다 조금은 무감각해지는 편이 좋을 수도 있고."(160쪽)

뜻대로 되지 않는 때가 많다. 그렇다고 되지 않는 것에 예민할 필요 없다고, 조금은 무감각해지는 방법으로 돌봄을 대해도 좋겠다는 글로 읽혔다. 마치 돌봄에 대한 태도나 마음가짐 정도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았다. 전전긍긍 애걸복걸 어쩔 줄 모르고 하나하나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는 돌봄 말고, 조금은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한수현 너도 가방 해. 내가 진짜 가방이고 너도 진짜 가방이라면 너 나중에 힘들 때 가방 안에 숨어."
"응. 내가 숨겨 준다는 말이야."
"그 대신 내가 힘들면 나 좀 들어 줘."
"응. 내가 덜 힘들게 나를 잠시만 들어 줘."(229-230쪽)

잠시 숨을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고, 누군가가 들어주는 정도의 도움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혼자 도시락을 먹는 지우에게 말을 걸고 함께 샤인 머스캣을 나눠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물론 점점 무거워지고 커지는 가방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해요처럼 힘들기도 할 것이고, 위기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챙겨야하는 사람을 버려둘 수 없어 계속 찾아야하는 본구처럼 쉽게 놓을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두 친구가 서로 등과 어깨를 기대어 포개져 앉아 있다. 표정은 한없이 평온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이런 이야기라는 듯이, 돌봄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결론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가 당연한 것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돌봄 소설집 또한 당연한 것을 되새길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돌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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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역설 - 모두가 원하지만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김준혁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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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역설 #김준혁 #은행나무 #서평단 #서평 #책추천

'돌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지 몇 년 됐다. 그 전까지는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었고,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알아볼 생각도 없었다. 어쩌면 나에게 닥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 있고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회피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이상 그럴 수 없는 때가 왔는데, 바로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었다. 이 상황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기였고, 그때 비로소 알게 된 것이 '돌봄'의 문제였다. 얼마나 많은 사회적 책임을 개인이 떠안고 살아왔는지, 그러면서도 여전히 개인은 돌봄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제서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인식했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전히 돌봄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많은 질문만을 던지고 있다. 분명,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기분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반갑다. 다시 우리의 생각을 일깨워줄 수 있으니까. 잊지 말아야 한다고, 우리 모두가 이 돌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그러니 좋은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보아야 한다고.

이 책을 다 읽었음에도 해결방법이 뚜렷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돌봄에 대해 각자의 위치와 자리에서 모색해야 할 방법을 떠올려보는 것부터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의료의 입장으로 이야기하고, 의료계의 돌봄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미치고 또한 피어나게 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책임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는 이미 자녀이고, 또한 부모이며, 공감해주어야 하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돌봄의 정의를 다시 확인하고, 어떻게 사회적으로 3차, 4차의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봐야 한다. 분명 혼자 아무리 말하고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현실이 변화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실제로 나의 부모님만 보더라도 문제 해결이 전혀 되고 있지 않으니까. 하지만 안 된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미래의 삶과 사회가 지금과 같으면 안 되니까.
이 책을 읽으며 또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돌봄'을 지금껏 약한 자를 그렇지 않은 자가 돌본다고만 생각했었다. 아주 작은 부분의 돌봄만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많은 문제가 결국 '돌봄'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가족, 성소수자의 문제, 출산과 여성의 삶, 장애, 그리고 죽음과 치료, 삶에 대한 존엄과 가치 등. 어느 것 하나 돌봄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이런 광범위한 문제가 모두 '돌봄'의 문제와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을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우리 사회가 지금껏 감추려고만 했던, 그래서 여전히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처리하고 있던 문제들이 함께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복잡한 사회적 논리 속에서 이 연결고리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어쩌면 어렵고 딱딱하고 무겁기만 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막막함을 문학으로 풀어냈다.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 세상에서, '소설'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 이유는, 소설은 다른 사람의 삶의 맥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을 줄 안다는 것은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을 소설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 너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한번 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자가 문과이면서 이과여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돌봄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자신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고개 돌리기 바쁘다. 이제는 냉철해져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미뤄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바로 눈앞에 벌어진 문제를 어떻게 하나씩 해결해나갈 것인가, 우리의 생각을 바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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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라는 산 - 개정판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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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의 삶은 어떤 마음이어야할까 짐작해본 적은 있지만 그 짐작이 쉽지는 않았다. 잘 알지 못하는 세계이고 또 책으로 이야기를 접하는 것과 그 이야기를 만든 사람의 삶이 같을 수는 없을 테니까. 그래서 그림책에 작가의 삶을 투영해 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소설이나 에세이가 아닌 '그림책'이라면 더욱 픽션으로 대하면 될 거라고, 가볍게 생각했었다. 그림책은 한껏 그림을 꾸미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에 의해 지어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으니까. 특히 아이들이 주로 읽는 그림책이라면 더욱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림책을 제대로 접해보기 전에는.
그림책에 현실이 있고 그 현실이 얼마나 냉혹하고 처절할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어린 아이들을 위한, 꿈과 희망이 가득 담긴 환상적인 이야기들로만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또 그런 그림책을 통해 우리 세상을 제대로 볼 줄 알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림책을 허투루 말할 수 없다. 헌데 이제는 이 책을 읽어서 더욱 함부로 이렇고 저렇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작가의 치열함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고정순이란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산문집이었다. 고정순의 그림책에 대해 완전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모를 수는 없게 됐다. 그리고 그림책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고 소중했는지, 그래서 어떤 마음을 담아 지금까지 그림책을 만나고 또 사람들을 만났는지를, 알아버렸다. 그러니 더욱 고정순과 고정순의 그림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뭔가 의리를 지켜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게, 우리도 돈이 있어야 밥도 먹고 병원도 갈 텐데. 돈이 있어야 그림도 그리고 기타도 칠 텐데. 돈이 있어야 데이트도 하고 놀러도 갈 텐데.(43쪽)
작가의 생을 이루는 4원소가 있으니 밥, 술, 부업 그리고 영혼의 협잡꾼. 이게 가까운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물건이 아니라서 다 갖추기 어렵다는 큰 단점이 있다.(105쪽)

마치 예술과 돈은 가까이하면 안 되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기 멋대로 경계를 세워놓고 판단하려 든다. 그런 법이 어디 있나. 결국, 이 세상에 나서 살아가야한다면 돈도 무척 중요하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이상하게 다른 잣대를 갖고 사람을 대한다. 참 이중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정순 작가가 돈이 있었으면 좋겠다. 밥도 먹고 병원도 가고 그리고 그리고 기타도 치고 데이트도 하고 놀러도 갈 수 있게.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웃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정말 이 시대의 작가가 되고 싶다. (...) 시대를 대표하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사는 시대를 그리고 싶다. 현실 속 살아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다. 오늘도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들이 있고, 그 안에 청소년 노동자도 있다. 전철역에서 죽고 공장에서 죽고 용광로에서 죽는다.(84쪽)

이러니 고정순과 고정순의 그림책을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천재적인 감각으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것도 예술이겠지만 누군가를 위해 '달빛을 햇빛 삼아' 달리는 마음도 예술이라고 말했다.(...) 한 줄이라도 정성껏 쓰고, 그리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바로 예술이다.(131쪽)

예술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작가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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