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행님 신인류 사랑 - 말과 글로 빚어낸 국어 시간
구자행 지음 / 양철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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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행님 신인류 사랑. 구자행님. 양철북. 2025.
_말과 글로 빚어낸 국어 시간

이제 2025학년도 1학기가 마무리되는 시기다. 그렇다면 구자행 선생님의 교사 생활도 마무리가 되는 시기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뭉클하면서도 많은 감정들이 밀려온다. 아마도 30년 이상 교직에 계셨을 것이고, 그 많은 시간 국어라는 교과 안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오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과의 일들을 기록하셨다.
우선,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만나뵙지 못했지만 마치 만나뵌 적이 있는 것처럼, 글 안에서만으로도 충분히 어떤 교사셨을 지가 눈에 그려진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교직에 계실 수 있었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하기만 했다. 신인류는 또 뭐고, 그런 사랑은 뭘 말하는 걸까 싶어서. 이젠 알겠다. 구자행 선생님의 교직에서의 마음은 온통 '사랑'이었구나, 하는 것을. 사랑이 아니고서는 쉬이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아이들과의 교감도 만만치 않고 말이다.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기록이 남다르게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일에서 가장 뿌듯할 때가 사실은, 아이들로부터 긍정적인 마음을 전달받을 때다. 복도에서 손으로 반하트를 만들며 다가오는 아이에게 나도 손으로 반하트를 만들어 그 손에 연결해주면, 진짜 그 사랑의 하트가 온통 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이 맛에 일을 하지, 싶은 마음까지 들 정도로 말이다. 구자행 선생님이 보여주신 모습이 바로 그런 마음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어, 읽으면서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이 책에는 '다행이다'라거나 '마음 아팠다' 같은 선생님의 감정이 드러난다. 이 글은 '교단일기' 같은 느낌인데 그런 교단에서 선생님이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고 바라보고 계신지가 잘 느껴졌다. 특히 이 아이들을 '신인류'라고 정의하고 있는 부분에서 단박에, 아이들을 한 명도 눈 밖으로 내보낸 적이 없는 분이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째, 이들은 평화주의자들이다.
둘째, 남이 하는 일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셋째, 학교 공부에 별 뜻이 없고 점수와 동시에 그다지 마음 쓰지 않는다.
넷째,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다.
다섯째, 해가 갈수록 이 새 종족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것 같다.(41-42쪽)

이렇게 모아보면, 아마 선생님들은 다 감이 잡힌다. 이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는 아이들인지 말이다. 그런데 구자행 선생님은 이들에게 이런 마음을 갖고 계셨다.

아무튼 나는 이 신인류를 문제로 보지 않기로 오래전부터 마음먹었다. 애써 바꾸어 보겠다는 마음이 없다. 그저 바라봐주기로. 내 잣대로 저울질하지 않고 내 틀에 맞추어 판가름하지 않기로. 다만 아주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기는 하다.(43쪽)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런 마음이라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다. 그러니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과 지금까지 지내고 계실지, 눈에 다 그려지는 듯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선생님의 국어 수업이 흥미로웠다. 아이들과 함께 한 수업, 아이들의 글,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노하우들에 관심이 갔다. 사실 아이들은 교실에서 뭐든 하기 싫어한다. 이제는 모둠으로 활동하는 것도 흥미를 잃었다. 특히 글을 쓰라는 것, 그것도 자기 이야기를 담아 쓰라는 건 더 하기 싫어한다. 신인류족에게는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일들이다. 그런 아이들과 선생님이 해 나가신 수업이 인상적이었다. 담임교사로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신 부분도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여러모로 대단하신 선생님이시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리고 하나 더, 이런 기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교실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많은 이야기들 속에 어떤 기억할만한, 그리고 어떤 기록할만한 이야기가 있었는지, 그냥 흘려보냈던 그 수많은 장면들이 이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나도 구자행 선생님처럼 기록을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그 기억을 다시 훑어보며 미소지을 수 있도록.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아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도 구자행 선생님처럼 나이를 다 채우고 물러날 수 있을까. 그럴 때까지 어떻게 국어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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