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루가 궁금해 웅진 세계그림책 230
리처드 존스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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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마음이 포근하고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다. 집 밖의 세상을 경험하고 돌아오는 야옹이. 야옹이의 바깥 생활이 궁금하다. 하지만 물어도 답을 들을 수 없다. 다만 집에 돌아오는 야옹이가 반갑고 다행인 뿐. 그런 고양이와의 교감이 이 아이에게는 무척 소중한 감정일 것이다. 그 감정이 차분하면서도 선명하게 전해지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천천히, 아이와 고양이의 시선을 오고가며 읽으면 좋을 책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는 않다. 동물을 무척 소중히 여기고 싶은 마음이지만 함께 할 마음을 갖는 것은 더 어렵고, 그래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으로 생각으로 응원하는 방법을 선택. 그런데 이 관계가 너무 아름답다. 그림책에 담겨 있는 서로를 향하고 있는 마음이 서로에게 잘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이들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도 직접 물어 답을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알 수 있다. 꼭 말이 통해야만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구나.
그래서, 이들의 관계를 말할 때 쓸 수 있는 말이 '교감'이 아닐까. '교감'은 '서로 접촉하여 따라 움직이는 느낌.'이란 뜻을 갖고 있는 단어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가장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단어이다. 서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서로가 이마를 마주 대는 접촉만으로도 충분히, 그 감정을 이어받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따라 움직이는 것이므로, 어쩌면 그런 접촉으로 아이는 야옹이를 따라 야옹이의 하루를 모두 알 수 있게 되는 것일 수 있다. 구체적인 무엇을 알지 못해도 그 감정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법이니까.
그런 면에서 서로간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에서의 접촉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누군가와 거리를 둔 상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고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어쩌면 열 마디의 말보다 한번 말없이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위로해주고 감정을 보듬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궁금했던 야옹이의 하루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을 수 있다. 무사히 돌아와 접촉해주는 야옹이를 통해 그 하루가 어땠을 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까. 여기서는 바로, 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니까.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야옹이가 꼭 야옹이가 아니어도, 어떤 누군가와 혹은 어떤 생명과의 교감은 그 관계를 위한 최소한의 관심이고 사랑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심과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너무도 아름다운 가치일 것이다.
따스한 체온 필요한 올 겨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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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가 자유는 아니야 - 정치 똑똑똑 사회 그림책 25
박현희 글, 박정섭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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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눈이 점점 커지고 생각이 깨어났다.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무척 중요한 지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허투루 읽을 수 없어 자세를 바로 하고, 하나하나 정성껏 천천히 읽어 나갔다. 이건 절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니다. 이건 어른들에게도 너무 소중한 가치가 담겨 있는 교양서다. 바로 우리 모두가 함께 읽어야 할 책이었다. 아무래도 이 책으로 수업을 해야겠다. 이 책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그런데, 지금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과연 우연일까, 싶기도 하다. 지금의 우리 사회가 바로 이 책 제목을 소리높여 말하고 싶은 때인 듯하기 때문이다. '마음대로가 자유는 아니야! 그러니 마음대로 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이다. 자신이 하고싶다고 뭐든 해도 되는 것이 아닌 것을, 어쩌면 어린 아이들은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 사회에서는 그런 아이들보다도 못한 어른들이,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이 책을 한번 읽어주고 싶다.
공평해야 한다는 말을 종종 하거나 혹은 듣게 된다. 진짜 공평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알고 말하는 것일까 의심이 될 정도로 답답할 때도 많았다. 그럴 때 이 책을 읽어 줄걸. 그랬다면 어렵지 않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을 건데. 가끔 아이들은 누군가와 비교하며 자신도 같은 조건이어야함을 공평함으로 착각하며 따지듯 말한다. 결국 '배려'가 없었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상황이지 않나,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단어가 '배려'다. 하지만 과연 생각하는 것만큼 실천도 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묻고 싶기는 하다. 이 사회는 너무 배려가 없는 사회이기도 해서. 누군가 나보다 못난 것을 있는 그대로 비난하거나 깍아내리는 것으로 자신이 그렇지 않음을 드러내려는 방식이 제일 나쁜 방식이지 않나 싶다. 누군가의 위에 올라서려는 마음 자체가 다른 이를 밟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방식이 얼마나 민주적이지 못하고 공평하지 못한 것인가.

"우리는 바보가 아닌데 왜 이러죠?"

이 말에 확 와닿았다. 우린 바보가 아니다. 그런데 오히려 바보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보처럼.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만 읽어도 모두 다 알 수 있다. 이렇게 쉬운데, 이렇게 단순한데 말이다.
이제 자유를 말할 때, 공평함으로 말할 때, 그리고 우리가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민주주의를 말할 때는 이 책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린 바보가 아니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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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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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편지교실'이어서 편지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실의 이야기인가,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편지를 써야 한다고 가르쳐주는 이야기일까, 짐작했었다. 애초에 작가의 이름이 제목에 들어있고, 그렇다면 작가가 직접 말하는 '편지교실'이겠지 싶었다. 처음, 등장인물 5명을 소개할 때까지만 해도 이 다섯 명의 편지를 들여다보고 얘기해주려나보다 싶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을 때까지도 편지는 이렇게 써야 한다 얘기는 없다. 그저, 다섯 명이 주고 받는 편지를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을 뿐. 그리고 그 다섯 명이 어떤 자기 식대로의 편지를 쓰고 전하며 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참 독특하면서도 흥미를 끌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편지를 통해서만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점점 읽으면서는 그저 편지 형식의 낯섦을 넘어 다른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다섯 인물들 간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안에 담겨 있는 감정이었다. 이 각 편지들에는 각 인물들이 담고자 하는 마음과 생각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어쩌면 내밀할 수도 비밀스러울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혹은 노골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편지라는 것이 어떤 형식일까에 대해서.
편지는 1:1의 대화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1:다수의 대화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일방적인 선택에 의해 그리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한 사람에게만 보이기 위해 쓴 편지이지만 그 사람이 다른 이에게 공개하면 더 이상 둘 사이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유독, 이 인물들은 자신이 받은 편지를 다른 이에게 보이고 조언을 구한다). 그리고 또 하나, 편지는 시간을 들여 그 사람에게 전달이 되어야 하고, 또 다시 그 편지의 답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급한 내용은 절대 편지를 통해 주고받을 수 없는 것이다. 정 급하면, 당장 달려가서 직접 말하는 편이 훨씬 편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이 재미있는 부분인 것이다. 편지 안에도 종종 표현되고 있기도 하지만, 직접 말하는 것과 편지로 써서 전달하는 것 사이에는 그 느낌과 전달의 효과가 다른 것이다. 직접 얼굴을 보며 전하는 마음이 아닌 글을 통해 전달되는 의미가 분명하고, 글이라는 것은 또 어찌보면 정돈된 표현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더욱 편지가 말보다 더 적합한 경우가 꽤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라 미쓰코가 호노오 다케루에게 임신 사실을 말하게 되는 부분에서도 편지가 더 적합함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것만 보더라도 편지를 쓰고 주고받아야하는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더 인상적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주고받은 편지만으로도 우리가 알아야 할 인물, 사건 등의 내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특히 편지는 모두가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말하고 있다 보니, 각 인물의 진짜 속내를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줄 수 있다는 면도 참 좋았다. 어떤 면에서는 마치 그들의 비밀 일기장, 둘만이 주고받는 교환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재미와 비슷했다.

'글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준다'는 말은 실로 무시무시한 격언입니다.(21쪽)
사실 이런 얘기는 만나서 하면 좋겠지만, 충분히 생각한 끝에 편지로 쓰기로 했습니다. 당신에게 제 얼굴을 보이지 않고, 그리고 당신의 반응을 직접 보고 부들부들 떨 일 없이, 심지어는 당신의 귀에 대고 직접 말을 걸고 싶을 때는, 역시 편지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173쪽)
세상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목적을 향해 매진하고 있고 사람이 타인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일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당신이 쓰는 편지에는 생생한 힘이 갖추어지고 타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편지를 쓸 수 있게 될 것입니다.(268쪽)

편지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고, 어떤 문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르고 골라 그 한 사람에게 닿기 위한 행위가 편지쓰기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라면이 책이 편지교실인 게 맞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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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를 좋아해? 사계절 1318 문고 146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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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작가의 전작인 <우리의 정원>을 재밌게 읽었었다. 그래서 당연히, 이번 책도 기대가 컸다. 읽으면서 생각했다. 역시! 이제는 믿고 읽을 수 있는 작가의 명단에 '김지현' 작가의 이름을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쉽고 또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가는 맛이 있다. 딱, 지금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이번 학기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 목록에 포함시켜야겠다.
단순히 재밌다는 흥미로만 이 이야기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역시나, 우리가 한번 쯤은 이야기해볼 수 있는 소재를 아주 쉽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지금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면서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좋았다.

채식. 비건이라고 하면, 대부분 들어보거나 혹은 잘 알고 있기는 하다. 이제는 많이 보편화된 단어이긴 한 것이다. 하지만, 직접 실천하는 사람을 쉽게 주변에서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일까, 채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깜짝 놀란다. 흥미로워하고 모두들 대단하다고 한다. 보통, 알고는 있지만 실제 실천하기까지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교실에서 채식을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 주변에서 채식하는 사람을 처음 보았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학교 채식 급식에 대한 찬반토론도 해보았다. 대부분 채식 급식이 필요함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채식급식을 늘리자는 것에 선뜻 찬성하지는 않는 입장. 딱, 소설 속 설문조사와 같은 답이 나왔다(작가님은 이걸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 쓰셨을까, 놀랍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식을 조금은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게 시작일 수도 있으니까. 우리가 조금 더 환경을 생각하는 쪽으로 갈 수 있는, 좋은 시작.

"사실 학교 급식을 바꾸는 건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만나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를 얻고 있어. 남들은 하지 않는 일을 혼자 한다고 생각하면 내 선택이 정담이 아닌 것 같고 자꾸 위축되잖아.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거야."(169쪽)

딱 내 마음과 같은 말이다. 혼자 하는 것이 외로울 때가 있다. 오히려 눈치가 보일 때도 많다. 하지만 위축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당당해지려고, 더 단단하게 말하기 위해 마음은 강하게 먹어보기도 한다. 용기내야할 순간들도 많고, 또 긴 설명을 덧붙여야 하고 질문에 답해야하는 때도 많다. 그럴 때마다 목소리에 힘을 더 보태어 크게 말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일까. 이런 용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럴 때, 함께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또 힘을 얻게 된다.

"브로콜리를 좋아해?"
"응. 브로콜리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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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독서 - 한 권의 책이 리더의 말과 글이 되기까지
신동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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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독서 많이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신뢰가 간다. 허투루 생각하고 말하고 쓰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라고나 할까. 독서는 무조건 그 사람에게 무엇으로라도 쌓인다.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그 사람을 더 키우고 생각을 확장시킨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꾸준히 독서를 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건, 내가 독서를 계속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 어떤 책이든 허투루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독서를 해야 한다.

대통령의 독서는 비단 대통령 한 사람의 독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독서입니다. 또한 당신의 독서가 대통령의 독서입니다. 타인과 공존하는 사회를 그리는 마음으로 정의와 민주주의, 경제와 과학, 외교와 통상, 역사와 인물에 대한 책을 읽어 본다면, 당신은 그저 직함만 다를 뿐 대통령과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다.(14쪽_'책을 펴내며' 중)

당연히, 대통령이라면 더욱 책과 가까이 해야 한다. 대통령의 생각과 말,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국가 전체를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으니까.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신중해야한다는 생각. 이건, 어쩌면 누구나 해야하는 당연한 생각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고 또 그래서 우리의 걱정이 커지기도 하지만.
암튼, 저자는 꾸준한 독서의 이력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문학적으로도 인정받은 문인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대통령의 연설문 곳곳에는 그런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그리고 정성이 깃들여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예전 <대통령의 글쓰기>(강원국)을 읽었을 때에도 느꼈지만, 대통령의 연설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쉽게 만들어질 수도 없다는 것을 이번 책에서도 느꼈다. 3개월 전부터 고민하고, 무수히 고치고 수정하면서, 어떤 관점과 감정, 태도가 전달되어야 하는지를 꾸준히 논의하며 만들어나가는 그 과정마저도 대통령의 자질이며 동시에 의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그 과정을 모두 성실히 해 낸 분들인 것이다.

청와대 5년을 버티게 해 준 동력은 둘이다. 하나는 국민에 대한 대통령의 정직한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달리기였다.(220쪽)

이 부분을 읽으며, 저자의 달리기에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남았던 것이 바로, '대통령의 정직한 마음'이었다. 이미도 눈치채고 있었고 평산책방을 생각하면, 단순히 대통령 시절의 업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 자체에서 책과 독서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니, 이 대통령의 독서를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을 따로 따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이야기만 이어서 다 읽은 후, 다시 대통령의 연설문만을 차례로 읽어나가도 좋겠다는 생각. 그러면 대통령의 연설을 고스란히 다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책들을 다시 훑어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저자가 가졌던 마음이 어떻게 대통령의 마음과 맞아 떨어지고, 연설문을 이어졌는가도 흥미롭다. 또한 연설문을 보통의 글들과는 다른 성격의 글이라서, 연설문 만의 힘과 강약의 조절이 분명 존재한다. 어떤 부분을 힘주어 강조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의미까지 담고 싶었는지, 행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통령의 심정과 마음이 분명 존재한다. 그 행간까지도 다시 살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오로지 누군가의 설명 없이 연설문만으로 다시 그 때의 감정을 전달받고 싶어진 개인적인 욕심이기도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지만, 처음부터 책을 다시 펼쳐야 할 이유가 생겼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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