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빛 김만덕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1
김인숙 지음, 정문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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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가 김만덕 일대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드라마로 만들어진 탓인지 거상 김만덕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드라마와 상관없이 이처럼 멋진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든 재조명 되어야 하고 아이들이 그 삶을 들여다보게끔 해야한다.

<푸른숲>에서 나온 <제주의 빛 김만덕>, 알록달록한 겉표지가 마음에 든다.  김만덕의 힘들었던 어린시절, 기생이 되었다가 다시 양인이 되어 객주를 꾸려 거상이 되고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그려내고 있다. 점점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부의 편에 선 사람들의 의무가 필요한 시대에 '가진 사람의 의무'를 실천한 김만덕의 삶은 너무나 아름답다. 가뭄과 흉년으로 죽어가는 제주도 사람들을 위해 곳간의 돈을 풀고 곡물을 사들여 사람들을 살린 김만덕. 그녀처럼 노빌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 더 살만한 사회가 되겠지.  

이 책은 제주도의 자연을 묘사한 표현이 눈에 띤다.  배경이 제주도여서인가? 글을 읽는데 크게 걸리지 않고 그 풍경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동백꽃이 뚝뚝 떨어졌다. 한겨울 눈바람 속에서도 붉게 꽃을 피우더니 건듯 이는 봄바람에 속절없이 졌다. 멀리서 보면 마치 동백나무 아래 불긋불긋한 자리를 깔아놓은 것 같았다. 만덕은 동백꽃이 좋았다. 시린 눈 속에서 꽃을 피운 고결함이 좋았고, 통재로 떨어져 죽는 서러움이 아름다웠다', 한라산 중턱이 감기는 구름에 대한 표현이나 제주의 바람과 바다에 대해 묘사한 부분은 제주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피부로 와닿는 표현이다.  

글 중간 중간 제주도의 풍속이나 제주도에 쓰는 물건의 이름, 제주의 자장가등을 실어 육지와 다른 제주 문화를 조금씩 알게 해준 면, 본문 글 뒤에 오진원씨가 쓴 <제주의 역사 속으로 출발!> 면은 육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가난하고 힘겹게 살았던 제주도 사람들에 대해 깊은 연민을 가지게 했고, 4.3이라는 쓰라린 역사의 상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했다. 우리 아이들이 제주도의 훌륭한 한 여성 뿐 아니라 제주도의 역사와 제주도 사람들의 삶을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한다.  

인물들의 대화체에 제주도 사투리를 조금만 넣었다면 제주도 사람들을 이해하고 가깝게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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