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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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읽어본 적도 어떤 내용인줄도 모르지만,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이 책이 소개되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조제라는 인물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했기 때문에 이번에 리뉴얼 되어 출간된 프랑수아즈 사강 대표 작품선들 중에서 이 책에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이 책의 인물 관계도를 그림으로 그리면 볼만하겠다 싶을만큼 주인공들 간의 사랑의 작대기가 엇갈려있고, 엇갈려있는 만큼 아주 많은 불륜이 등장하기는 한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월요 살롱이라는 행사가 열리는 데 그 행사에 참여하는 여러 사람들 중 말리그라스 부부, 부부의 조카 에두아르, 에두아르가 첫눈에 반한 베아트리스, 베르나르와 그의 부인 니콜, 베르나르와 동질감을 느끼는 조제와 조제의 남자친구 자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의 시작도 월요 살롱이고 마지막도 그로부터 일년이 지난 월요 살롱이다. 그 일년동안 서로 얽히고 설킨 감정을 주고받던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부인과 혹은 남자친구와 함께 그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때의 베르나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사실 이 문장은 책 소개에도 소개되어 있는 문장인데, 이보다 앞서 조제는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이야기 한다. 일단 그 이야기 한 시점부터 두달은 넉넉하게 지나갔을텐데 베르나르는 아직도 언젠가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조제가 한 그 이야기 보다, 그 뒤에 나오는 구절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 역시 그들과 같았다.'


이 문장이 조제를 특별하게 보이게끔 만들어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달까. 그래서 나는 조제가 좋았고, 그래서 영화에서도 인용된 게 아닐까 싶다. 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이 약간은 우울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서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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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피 유니버스 - 29인 여성 철학자들이 세상에 던지는 물음
수키 핀 지음, 전혜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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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을 좋아하지만, 철학과 관련된 교양서적들을 여러권 읽으면서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인물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본 적은 별로 없다. 그런데, 문득 이 책의 소개글을 읽고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아는 여성 철학자가 과연 있는지. 놀랍게도 내가 아는 것은 딱 한명, 히파티아 뿐이었다. 세상에 여자가 철학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닐텐데 이렇게 없다니.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역사책에도 여성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데, 당연히 철학에서도 여성 철학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수 밖에 없겠네 싶기도 하고.


이 책, 필로소피 유니버스는 철학이라는 지금까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여성철학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정확히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29일의 여성 철학자들의 이야기들을 모은 책인데, 와 이렇게 여성 철학자들로 가득찬 책이라니, 굉장히 세삼스러웠다. 책의 첫장을 여는 서문은 여자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했는데, 내가 대학시절 공부했던 사회과학 쪽에서도 단과대 내에 여자 교수님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자 교수님이 없었다. 대학을 졸업한지 몇십년이 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문득, 그 시절을 생각하고 이 책을 보니 세상이 순식간에 많이 변한듯한 느낌이 들었달까.


이 책에는 철학을 하는 여성으로써, 나아가 성별을 떠나서 한 사람의 철학자로써의 29인이 여성과 동물권, 성별, 혐오, 편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한 인터뷰한 내용들이 담겨져있다. 기존에 내가 읽은 철학 책들은 대부분 고전이나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었는데, 이 책은 현대를 살고 있는 철학자들의 이야기여서 더욱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다. 공감 가는 내용들고 많고. 여성 철학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이렇게 바라볼 수 있구나, 하는 점이 있어서 새롭고 좋았다. 또한, 책 전체가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조금 더 편하게 읽히는 느낌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등장하는 29인의 철학자들이 무척 멋있고 존경스러웠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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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
아사이 료 지음, 곽세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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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 마치 내가 살아가는 데에 합당한 이유를 부여해야 하는 것처럼. '죽을 이유를 찾아 살아간다'라는 어찌 보면 모순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살아 있는 걸로는 충분치 않았던 존재들의 쓸모 찾기에 관한 책이다.


두 소꿉친구의 이야기라고 하길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할 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의 첫 장은 식물인간이 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도모야와 그를 간호하는 유스케, 그리고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병원 간호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쇼타에게 오늘이 뭔가 달라지기 하루 전날이라고 생각하라는 유스케를 보면서, 유스케는 참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다음 장부터는 그들을 지켜본 사람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초등학교 친구 가즈히로, 중학교 동창 아야나, 대학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요시키, 유스케를 수소문하고 있던 다큐멘터리 제작 PD 유게까지. 그리고 마지막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도모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을 읽는 내내 행동이 크고 나서기 좋아하는 유스케에 관해서는 알기 쉽게 묘사가 되는데, 도모야는 줄곧 신비에 싸여있다. 그래서 무언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 같은 도모야가 책 내내 궁금했는데, 책의 가장 후반부에서 그 모든 비밀과 그렇게 다른 도모야와 유스케가 친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밝혀진다. 결론적으로 보면, 그 이유는 대립을 원하지 않았던 도모야의 인내였다. 도모야가 유스케를 얼마큼 참아주고 있는지에 관한 부분은, 소설 내내 계속해서 나온다.


내가 느낀 대로 두 주인공을 표현해 보자면, 유스케는 장난감 칼을 든 채 방황하는 어린아이의 느낌이고, 도모야는 좀 냉철하고 현실적인 어른의 느낌이랄까. 유스케도 나름 치열하게 여러 생각을 하면서 살았을 게 눈에 보여서 가급적이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싶었지만, 책의 결말부에서 유스케가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는 그런 마음마저 사라졌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대립은 안된다고 생각하는 도모야가 정말 대단할 뿐.


유스케가 말한 유형 중에 나는 몇 번째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인지, 살아도 되는 시간은 과연 누가 부여하는 것인지 또 내가 살아가는 삶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 소설이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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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짧고 깊은 지식수업 365 : 교양 편 1일 1페이지 짧고 깊은 지식수업 365
김옥림 지음 / MiraeBoo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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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들은, 뭔가 완독하지 못해도 내 손에 쥐는 순간 내가 아는 게 많아 질 것이라는 묘한 희망과 기쁨을 준다. 그래서 나는 이런 책들이 좋다.


 

 

1일 1페이지 짧고 깊은 지식수업 365는, 제목을 보는 순간 유추할 수 있듯이 하루에 한쪽 혹은 두쪽씩 365일간 읽어 나가는 책이다. 물론 나는 가급적이면 다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하루를 한달처럼 책을 읽었다. 책에는 365개의 짤막한 지식이 담겨져 있고, 그 지식들은 각각 세계 문학사, 세계 인물사, 한국사 속에 숨은 이야기, 세계 고전, 세계 명언, 경제 경영사, 탈무드로 구분된다. 한페이지에 해당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압축해서 담으려고 하다보니 글씨가 상당히 작은 편이다. 몇몇 부분에는 해당 인물이나 관련된 사진 자료들이 작게 수록되어 있기도 하고, 페이지 밑에는 각주도 달려있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랄까.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의외로 경제 경영사였다. 처음에는 세계 문학사가 가장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읽다보니 내가 잘 알지 못했던 세계적인 기업들의 설립이야기 같은 것이 무척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세계 문학사는 세계적인 문학가와 문학작품을 소개하는데, 긴 문학작품을 한쪽도 채 되지 않게 몇줄로 압축해서 요약하려고 하다보니 줄거리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문학 작품보다는 문학가 소개가 훨씬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책이 조금 두꺼워도 좋으니, 문학사에 문학작품 소개 부분도 탈무드처럼 두 쪽으로 구성되었으면 문학가와 문학작품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 좋았을뻔 했다는 생각을 했다. 아닌가, 그러면 너무 1일 2페이지 느낌인가.


 

처음에 목차를 살펴보고 세계 명언에 가장 먼저 흥미가 갔다. 세계 명언을 원래 좋아한다기 보다는, 한쪽에 짤막하게 명언 한줄만 적힌건지, 아니면 무슨 이야기가 또 같이 수록되어 있을지 궁금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인데, 세계 명언은 우선 명언이 나오고 그 아래 문단에 명언에 대한 해석이 등장한다. 그리고 쪽의 가장 끝부분에는 해당 명언을 한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각주에 담겨져있다. 기존에 듣고 지나쳤던 명언들도 이렇게 보니 무척 새롭고 좋았다. 몰랐던 뜻을 알게된 느낌.

어느정도 뇌에 남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을 한권 다 읽고나니 나름 교양이 좀 쌓인 것 같아서 왠지 뿌듯하다. 책을 읽을 틈이 없어서 쭉 줄거리가 이어지는 책을 읽기 부담스러울 때, 틈날때마다 읽기 좋은 책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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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암기박사 1 - 읽으면 저절로 외워지는 기적의 암기공식 - 주요 기관 한자 시험 대비, 한자 3박사 연상 암기 훈련 유튜브 영상 제공 한자암기박사
박원길.박정서 지음 / 시대고시기획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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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책은 학생들이나 시험공부를 하는 분들이 주로 보겠지만, 요즘 난데없이 한자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는 중인 사람으로써, 오롯이 교양으로써의 한자공부를 위해 이 책을 보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외운 한자가 몇개 되지 않는 관계로, 다 읽었다, 끝났다라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멀었다.


이 책은 이미 읽기도 전부터 신뢰가 잔뜩 쌓여있는 상태녔는데, 시대고시기획에서 나온 일본어 한자 암기박사를 상당히 유용하게 봤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교육부와 급수시험 주관사들이 선정한 1,817자의 한자를 쉽고 빠르게 암기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이 수록되어 있는데, 방법이라고 하면 한자를 부수나 독립된 글자로 나누어 어원을 익히고, 관련된 한자들을 익히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책의 맨 앞부분에는 필수적인 부수부터 소개한다.


유사한 한자들을 한페이지에 묶어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데, 학교 다닐때 이런 책이 정말 필요했었는데 왜 그때는 없었는지, 아니면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인지라 몰랐는지 모르겠다. 한자가 다 비슷비슷해 보여서 항상 헷갈려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너무 좋은 구성이었다. 그리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만한, 해당 한자를 활용한 단어들도 같이 수록되어 있는데, 보다보면 우리가 확실히 일상생활에서 한자어휘를 많이 사용하는구나 하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고 싶으면, 쓰기 훈련 노트를 구매해도 좋고, 3박자 연상 학습법을 음성과 영상을 통해 설명하는 유튜브를 참조하는 것도 무척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유튜브는 책의 앞부분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바로 들어갈 수 있는데, 잘 활용하면 음성과 동시에 시각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훨씬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한자암기박사2도 나온다는데, 2가 나오기 전에 1을 떼야 할텐데, 가능하겠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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