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ㅣ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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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가 쓴 좋은 죽음 안내서라니. 이런 테마를 가진 책은 처음 보는 것 같아서 흥미가 생겼었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이라는 제목도 내 취향이고 표지도 너무 예쁘고. 무겁고 어두운 주제인 죽음에 대해서,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가 하는 이야기이니 왠지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시체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선진국에서 사는 특권이라는 말이었는데,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너무 맞는 이야기여서 그 문장이 뇌리에 깊숙히 남게 되었다. 장의사는 죽음을 항상 목격하는 사람이 설명하는, 신랄하고 적나라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죽음이나 그 절차에 관해 무지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름대로 죽음이란게 항상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치고 이렇게 아는 바가 없다니. 나의 무지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아, 너무 팩트를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이 책의 저자인 케이틀린 도티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인 유튜버라고 하던데,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어느새 구독을 누르게 되었다. 영어라 알아듣기 힘들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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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호실의 기적
쥘리앵 상드렐 지음, 유민정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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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게 실화고 진짜 루이의 엄마가 이 책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됐었다. 405호실의 기적이라는 제목도 그렇고, '일밖에 모르던 엄마, 세상 밖으로 나오다.'라는 문구도 실화를 배경으로 한 책 같은 느낌을 주게 되었달까. 그러다가 조금 더 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쥘리앵 상드렐'이라는 작가의 프랑스 소설이었다. 책에도 버젓이 소설이라고 써있는데. 영화화가 될 예정이라고 하길래,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의 첫장에 델마와 루이스의 대사가 나와서 괜히 심쿵했다. '아 이 책 마음에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녀도 없는 독신인 내가 읽는 데도 이렇게 슬픈데, 자녀가 있는, 진짜 워킹맘 생활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읽는다면 얼마나 슬플까. 책은 얇고 작기 때문에 책을 다 읽는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책의 첫장면은, 델마가 루이를 깨우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소설의 중간중간에는 병상에 누워있는 루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래서 더 좋았고, 그래서 더 슬펐다. 루이는 자신이 시고당한 날 아침을 이렇게 묘사한다. 지독하게 평범한 아침이었고 그게 정상이고 그래서 완벽했다고. 사실 나는 책 한권 전부 델마의 생각과 델마의 이야기로 가득채워져 있을 줄 알았는데, 루이의 생각과 이야기들이 나오다니. 그게 너무 좋고 감동적이었다.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 그리고 그보다 더 기대가 되는 것은, 언젠가 이 작가의 다음 작품 '나를 기다리던 삶'을 읽어보게 되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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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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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모예스는 영화로도 제작된 작품 "미비포유"로 무척이나 유명한 작가이다. 그 당시에 인기가 너무 많은 책이어서,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는 것일까 궁금해서 찾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내가 후속작인 "애프터 유", "스틸 미"까지 찾게 읽게 된 데에는 사실 소설 원작보다는 영화의 영향이 크긴 했지만, 아무튼 그 후속작까지 모두 찾아 읽은 사람으로써 조조모예스의 신작이 나온다는데 무척 읽어보고 싶었고, 읽어봐야 할것 같았달까. 그리고 그것보다 더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던 것은, "상처받았다고 해서 모두를 밀어내버려선 안 돼."라는 홍보문구였다. 

호스 댄서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뜻인가 싶었다. 그러다 표지를 보게 되었는데, 호스 댄서가 무슨 뜻인지 한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말을 의미하는 호스였던 것이다. 그리고 책의 두께에 무척이나 놀랐는데, 책이 거의 700쪽이다. 너무 두꺼워서 살짝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달까. 그렇지만 책을 한두장 넘기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점점 고조되어 감에 따라, 조조 모예스 특유의 이야기와 분위기에 녹아들어 어느새 마지막 장을 읽고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설 자체가 가지고 있는 흡입력도 흡입력이었지만, 가족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한사람으로써의  내 자신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무거운 무언가를 남겨주는 책이어서 너무 좋았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미 비포유"못지 않은 명작이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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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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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트위스트는 예전에 영화로도 한번 보고, 어린이 서적으로 본 기억이 있었던 것 같다. 나이를 먹고 다시 보는 올리버 트위스트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현대지성의 완역본 시리즈여서 한번 더 봐야겠다 싶어서 책을 손에 들었다. 책은, 내가 기억했던 것보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묵직했다. 이 책이 이렇게 길고 무거운 책이었다니. 그동안 나는 무슨 올리버 트위스트를 기억하고 있었던거지?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는 적어도 14장 내외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책이 무척 길기는 하지만, 영국인이 셰익스피어보다 더 사랑하는 작가라는 찰스디킨스의 소설은 그 두께를 무색하게 할만큼 무거운 소재를 재미있게 이끄는 힘이 있었다. 뭔가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나 할까. 게다가 고전시리즈를 상당히 신경써서 출간하는 것으로 보이는 현대지성의 번역이 합해지니, 생각보다 훨씬 빨리 완독하게 되었다. 책에는 찰스디킨스의 사진 말고도 그 시대의 삽화가가 그린 그림도 상당 수 실려있고, 내가 현대지성 책에서 기대하는 훌륭한 작품 해설과 작가연보까지 수록되어 있어서, 작품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게 바로 완역본의 매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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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러스먼트 게임
이노우에 유미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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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해서 대 흥행을 했던 드라만, 하얀거탑의 각본가 이노우에 유미코가 쓴 책이라는 사실보다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해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마음이 끌렸던 책이다. (누군가가 내 직장 내 괴롭힘도 해결해줬으면.) 책을 읽으면서 해러스먼트 게임의 해러스먼트가 뭔지 알 수 있었는데, 알고나니 제목이 더 확 각인되었다. 더불어 모르던 영어단어와 일본 신조어도 하나씩 더 습득하게 되었고. 소설의 배경이 되는 컴플라이언스실은,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기 위한 부서이다. (이런 부서는 어느 회사든 다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컴플라이언스실의 아키쓰와 마코토는 사건을 맡아서 자료를 확보해서 검토하고 분석하는 모습이 어쩐지 형사같았다.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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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다보니 왠지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나의 장마다 하나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러다보니 더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그렇게 하나씩 사건이 이어지면서, 주인공인 아키스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사건은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이 해결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추리소설들보다는 훨씬 더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가볍게 읽기 좋았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읽다보니 생각할 거리도 많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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