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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평점 :
1984와 멋진 신세계를 읽어봤고,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를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손꼽는 나여서, 그 책들에 영향을 준, 100년동안 기억 속에서 사라졌었다는, 디스토피아의 시조새라는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표지도 정말 100년 전을 거슬러 온 것만 같은 오리지널 초판본 디자인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뉴욕타임즈에서는 세상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소개했다는데, 그럼 읽어봐야지 싶었다. 더군다나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교황이 추천했다는 소설인데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사실, 교황이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완전 처음부터 끝까지 종교와 관련된 내용은 아닐까하는 걱정을 조금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소설을 쓴 로버트 휴 벤슨이 가톨릭 신부여서 그런지, 예상했던대로 가톨릭의 영향이 조금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종교적인 느낌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아무래도 교황이 느끼기에는 예언서처럼 느껴졌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 이래서 두 교황이 이 책을 그렇게 추천했구나 싶기도 하고.
책을 한줄로 요약하면, 탄압에 맞서려는 소수의 카톨릭교도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러다보니 종교적인 느낌이 확실히 다른 책들보다는 더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약간의 포용력만 있다면 누구나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무려, 100년전에 출간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현재 지금 내가 살고있는 세상을 꽤나 그럴듯하게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에 대해서,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볼 거리가 상당히 많아진다. 그런 종교적 색채를 뛰어넘는 메세지와 생각할 거리들이 많기 때문에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물론, 종교적인 느낌이 많이 뭍어나는데에서 오는 한계와, 100년전이라는 시대적 차이, 생각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불편함이 약간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카톨릭 신도가 주인공인 작품이라고 해봤자 검은사제들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기 때문에, 카롤릭 신도가 주인공인 내가 본 첫번째 작품이다. (아마도) 더군다나 종교가 더 강성했던 100년전의 작품이다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신기한 장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또 그런게 나름의 쏠쏠한 재미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 당시 상상했던 미래와 지금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읽는 맛도 있고. 생각할 거리가 정말 많았어서, 한번쯤 더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