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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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도 우리 엄마는 제발 쉬라고 얘기를 한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오히려 의아해할 때가 많았다.

'그냥 남들이 하는만큼 하는 거 같은데 우리 엄마는 왜 내가 퇴근하면 집에서 쉬기만을 바라는 거지. 쉬면 자기계발은 언제하고 언제 놀러다니라는 거지. 하루 중 퇴근 후의 짧은 몇 시간, 그리고 소중한 주말을 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왜 나한테 쉬라고만 할까.'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공부병'에 걸렸다고도 하고, 주말마다 어딘가를 가있는 나를 보고 '여행병', '가만히 있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고도 우스갯소리로 하곤 했다. 우리 엄마 아빠도 평일에 통화하면 첫 마디가 "오늘은 집에서 쉬어?"이고, 주말에 통화하면 "이번 주말에는 어디 갔어?"라는 말로 대화가 시작된다.


주변에서 여러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나는 왜 집에서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고, 그 때 깨달은 몇 가지 이유 중 하나가 '얘는 참 부지런해'라는 말이 어릴 적 나에게는 굉장한 칭찬이었던 거 같다. 부지런히 늘 모든 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어릴 때부터 착실해야된다라는 말이 몸에 스며든, 늘 어른들한테 칭찬받고 싶어했던 마음이 이런 성격을 형성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늘 한편으로는 '이제 쉬어도 괜찮아. 가만히 있어도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거 같다. 그래야만 내가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었으니까...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 :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사는 당신에게 보내는 마음 처방전"을 읽는 동안, 마음의 위안을 얻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표지 디자인처럼, 쓸쓸하게 앉아 있는 내게 슬며시 고양이가 꼬리를 내밀어 손을 쓰다듬어 주듯 그렇게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특별한 내용이 있기를 바라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독자가 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책에는 특별한 내용이 아닌,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말과 마음을 되새겨주고 그 말이 반창고처럼 어디에선가 상처받았던 마음을 살포시 덮어주는 내용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내가 겪어왔던 상황 그리고 그 때 느꼈던 마음, 나만의 내 상처를 보듬었던 방법들이 다 맞았다고 잘했었다고 다독여주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담았 듯이, 살아가면서 어찌할 수 없는 흔들림을 마주했을 때 한 번씩 이 책을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고 나의 길을 묵묵히 갈 수 있도록 위안과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내가 불안과 걱정을 안고 있을 때 이 책을 꺼내어 보면서 그 마음 다 놓아놓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p. 40 행복하면 된 거야

내 삶이 지금 행복하고 내 삶에 지금 내가 만족하면 힘내지 않아도 괜찮고 발버둥 치며 살지 않아도 괜찮아.

p.43 걱정에 대하여

그냥 걱정하세요. 걱정하되, 실제로는 부풀려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 것만큼 극단적인 일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지금 내 걱정은 습관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걱정은 허상이에요.

p.50 화가 날 때면

가슴에 화가 가득 차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을 때는 이 스쳐 가는 분노로 나의 소중한 시간들을 망칠 수는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p.104 여행이 좋은 이유

어딜 가든 삶의 지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으니까. 오로지 내가 되니까.

p.110 기분이 조금 그런 날

단지 당신은 1년 전 오늘, 당신의 걱정을 기억해 봐요. 딱 그정도에요.

p.159 성장의 과정

내 생각이 맞는 건지. 다른 방식이 옳은 건 아닌지. 혼란스러울 때요. 그럴 때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에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p.169 미움을 갖지 말아요.

아예 신경조차 쓰지 말아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내 마음을 괴롭히는 일이에요. 미움을 갖지 말아요, 나를 위해서.

p.227 그런 사람

우려 주저앉았을 때 가만히 안아주는 사람. 두려워 뒷걸음질 칠 때 나를 끌어가 주는 사람. 어떻게 할지 몰라 허둥지둥할 때 지혜와 용기를 주는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 되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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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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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인가 중학교 때 읽었던 #모리와함께한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의 신간 소식을 듣고 이 책을 신청하여 받아보게 되었다. 어릴 때 읽었던 터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죽어가는 모리 교수님이 제자에게 삶의 가르침을 전하는 이야기에 먹먹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는 느낌이 남아있다.

그 책을 읽은 이후 한동안 잊고 지내던 작가였는데...과연 이번 #미치앨봄소설에서 어떤 감동을 받게될지..기대감을 안고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

애니는 젊었기에 끝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천국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하지만 모든 마지막은 시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천국은 늘 우리를 생각하고 있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p.10 -


시작부터 책은 주인공 애니의 죽음을 암시하는 말로 시작한다. 과연 어쩌다가 죽는 걸까, 천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등 수많은 궁금증도 잠시, 애니의 죽음 열네시간 전부터 카운트다운되는 문장을 볼 때마다 두근두근거리면서 긴장감마저 들었다.



죽음까지 열네 시간을 남겨두고 애니는 혼인 서약을 했다.

죽음까지 열세 시간,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행진했다.

죽음까지 열두 시간, 신랑 신부는 흰 전구가 줄줄이 걸린 댄스플로어를 차지했다.

죽음까지 열한 시간,

.

.

카운트다운되는 시간들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 카운트 다운이 될 때마다 하필 #죽음 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 결혼식을 치루고 있다니, 애니가 죽으면 남편 파울로는 어떡하라고 이렇게 비극적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니 너무 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의 죽음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애니와 비슷한(결혼한지 거의 1년이 다되가지만) 나를 그 상황에 대입을 하면서 읽게되었다.

나는 평소에도 가끔 남편 혹은 나의 부모님, 동생이 갑자기 죽으면 어떡해야할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감정이 복받쳐오를 때는 정말 상실감과 마음의 고통을 느낄 때도 있다. 일부러라도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한테 더 잘해야지, 상대를 향한 애정을 항상 꼭 표현해야지' 하고 다짐 또 다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애니와 동일하게 간호사로서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과 그의 가족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나중에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에게 하지 못했던 것들을 #후회 하지 않기위해서라도 일부러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나의 태도를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애니는 외로웠던 과거를 뒤로 하고 진정한 사랑(파울로)을 만나 결혼하게되었지만 결혼식이 끝나고 호텔 가는 길에 우연히 열기구를 운행하는 사장님을 돕게 되고, 그 사장님에게 남편 파울로가 받은 명함을 보고 계획에도 없던 열기구를 타고싶다고 애니가 바라여 그 둘은 갑작스럽게 열기구를 타게 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열기구를 타고 있던 둘인 사고를 당하게 되고..그 과정에서 파울로와 애니 둘의 목숨은 위태로워지며, 애니는 그렇게 사후세계(천국)을 떠돌며 5명의 운명의 사람을 만나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챕터마다 '애니, 실수하다'라는 제목으로 따로 이야기가 덧붙여질정도로 이 책에서 애니는 항상 작은 실수마저 자책하고 그 실수를 잊지않고 항상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기억을 해둔다. 본인이 어렸을 때 놀이공원에서 당한 사고, 그로 인한 엄마와의 갈등 등 본인의 상처와 감정을 항상 가둬두고 웅크리며 살아왔다. 하지만 천국에서 다섯사람을 만나면서 어딘가에 가두어두고 표출하지 않았던 기억들과 감정들을 표출해낸다. 그 과정에서 애니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용서한다.


책에서 애니에게 나타난 다섯 사람을 보면, #인생 은 여러 사람의 인생과 엮여서 이어져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나의 인생과 엮어진 사람들의 끈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그리고 내가 천국에 가게 됐을 때 나를 맞이해줄 다섯 사람은 누굴지 기대가 되었다. 죽음 이후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면 죽은 후에 그 다른 세상을 새로 살아가기가 힘들 거 같다고 죽음 후에는 아무 것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이지만,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나를 맞이해준다면, 그들과 또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죽음 이후에 천국이라는 곳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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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죽지 않는 쓸만한 영어 : 문제해결 필수 배틀회화 - 27만 구독자가 선택한 100% 현실 영어 미국에서 기죽지 않는 쓸만한 영어 3
Sophie Ban(소피반) 지음 / 시대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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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유튜브 구독을 하게 만들었던 소피반 선생님. '영어 공부를 좀 해보자'는 생각으로 유튜브에서 관련 동영상을 검색하다가 "내가 딱 원하던 영상이야!"하고 검색하던 손을 멈추게 했던 소피반쌤의 쓸만한영어. 나만 알고 싶었던 너무 유용했던 강의가 어느순간 책으로 나온다고하며 "미국에서 기죽지 않는 쓸만한 영어, 일상생활 필수 생존회화"가 나온지 엊그제같은데 이번에 벌써 3권이 나왔다.


책 소개를 하기 전에, 소피반 쌤을 먼저 소개하자면 미국에서 통역사로 활동하면서 현지 교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소피반 쌤의 강의를 좋아하는 이유를 몇가지 적어보자면,
1. 상황별로 현지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영어 문장으로
2. 실수하는/주의해야할 발음을 콕콕 집어주시면서
3. 미국의 문화 생활에대한 설명도 함께 해주신다.
지금까지 많은 영어 강의를 들어봤지만, 이 세가지 이유에서인지 소피반 선생님의 강의는 이해가 더 쏙쏙 됐다. 그리고 강의는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약 10분정도의 시간으로 짧게 진행되다 보니,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할 수 있게하는 것 같다.
저번 1권이 나왔을 때는 강의 잘 쫓아가다가 중간에 포기해버렸는데, 이번에는 꼭 매일 강의 업로드 될 때마다 보기로 다짐하고 책을 펼쳤다.
코로나로 무산된 하와이 여행이 다시 실행되는 날, 유창하게 foreigner와 대화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 죽은 영어를 벗어나 진짜 쓸만한 제대로 된 영어,
한번 시작해 봅시다!”


 기쓸영(기죽지않는쓸만한영어) 시리즈의 마지막 3권인 문제해결 필수 배틀회화에서는 17가지 주제별(102개의 문제 상황별)로 한국과 다른 미국 문화를 배우고 그에 맞는 문제 해결법을 배울 수 있는 표현들이 실려있다. 또한, 소피반 선생님이 매일 아침 8시 15분(한국 시간 기준)에 유튜브 강의를 업로드해주시기 때문에, 마치 학원 수업을 듣는 것처럼 진도에 맞춰서 공부할 수가 있다.

공항, 기내, 에어비앤비, 호텔, 식사, 카페, 쇼핑, 병원 등 외국 여행을 할 때 접할 법한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6월 29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매일매일 차근히 영어공부를 하는 중이다. 소피반 선생님 강의의 좋은 점 중 또 하나는, 단어를 그냥 외우게하는 설명이 아니라 그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의 그림을 연상하면서 적절한 곳에 쓸 수 있도록 설명을 해준다.

소피반 선생님이 매번 강의마다 문화 설명을 해주시지만, 주제별 첫 장에 '문화엿보기'가 있기 때문에 강의를 듣지 않고 독학을 할 때에도 미국 문화에 대해 공부를 할 수가 있다.

기쓸영 시리즈 1권 일상생활 필수 생존회화를 사서 한참 열심히 공부하다가 미국 여행이 무산되면서 한동안 등한시 했었는데, 이번에 3권을 공부하면서 다시 1권도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유아기 정도의 영어 실력을 넘어 여행지에서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그 날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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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하멜 표류기 (양장) - 1668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헨드릭 하멜 지음, 류동익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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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사람의 영향력이 이렇게 나에게 미칠 수 있을까 참 신기하다라는 생각이들만큼 '설민석'선생님의 영향이 큰 거 같다. 설민석 선생님이 진행하는 '선을 넘는 녀석들'로 인해 역사에 더 관심을갖고 탐방까지하면서 역사 공부를 하고 있고, 책을 고를 때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다룬 책은 그냥 읽어 보고 싶어 어느새 내가 읽고 있다.

<하멜표류기>의 경우,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설민석 선생님이 한번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하멜표류기>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한참 학교에서 역사나 문학 공부를 할 때에도 읽어본 적이 없어 읽어보게 되었다.

하멜이 조선시대에 13년이나 머물었기 때문에 막연히 <하멜표류기> 책도 두꺼울거라 생각했는데, 168페이지로 굉장히 얇았다. 우연한 기회로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의 책으로 읽게되었는데, 표지 디자인과 얇은 페이지로 인해 외국 도서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하멜표류기>는 1653년 6월 18일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상선 '스빼로베르'호가 일본을 도착지로 자카르타에서 출발하여, 8월 16일 태풍으로 제주도 해안에서 난파되어 총 64명의 선원 중 생존한 하멜을 포함 36명만이 조선에서 살다 1666년 9월 4일 조선을 탈출하여 일본으로 간 후 네덜란드로 돌아가기까지의 일화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은 순수하게 하멜이 조선에 대한 나라를 소개하기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밀린 월급을 받기위해 탄생한 보고서였다. 하멜은 네덜란드로 돌아간 후 동인도회사에 13년동안 밀린 월급을 달라고 보고서를 제출했고, 그 보고서가 당시 베스트셀러까지 되면서 동인도회사에서도 하멜에게 어쩔 수 없이 월급을 지급했다고 한다. 일종의 산업재해보고서를 작성하여 회사에 제출하였던 셈이다.

그래서인지 <하멜표류기>를 읽으면서 잘 정돈된 이야기이기보단 엉성하게 그 당시의 기록이 적혀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고 난 이후에 책 관련 정보를 찾으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하멜표류기>는 하멜이 조선에 지내면서 기록을 남겼던 것을 재구성하여 만들어낸 책이 아니라 네덜란드 도착 이후 회사에 보고서를 제출하기위해 조선에서의 13년동안의 생활을 한번에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내용상 1663년의 일을 1662년으로 원본에 표기되어있다는 각주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조선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하멜의 세밀한 묘사와 기록이 놀라웠다. 특히 '중범죄와 처벌', '군대', '종교', '교육' 등 항목별로 기록해놓은 부분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멜표류기> 속 내용들은 주관적이고 불확실한 정보이기때문에(말이 통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던 이국땅이었기 때문에, 객관적 정보를 기재한 것이 아닌 본인이 보고 느낀 것을 주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 생각한다)책 속의 내용을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그 당시 외국인에게 보인 조선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하멜이 원시인을 보는 것처럼 조선인들을 보았던 거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세종대왕 시대까지만 해도 서양보다 앞서나갔던 문명이 조선 후기로 가면서 한참 뒤떨어져있었던 것이 너무 안타깝다. 문명의 뒤처짐으로 인해 결국은 나라의 주권을 뺏기고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겪게 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국력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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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신민정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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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하다 절들을 가보면 푸른 나무들에 둘러싸여있고, 산뜻한 바람에 풍경소리가 들릴 때마다 참 평화롭고 마음이 놓였다. 나의 신앙은 기독교였지만, 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 참 좋았다. 절은 종교와 상관없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공덕(功德)을 쌓기위한 선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수양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절에서 머물려 배울 수 있는 감정들은 무엇일까, 과연 삶의 어떤 변화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과연 직장대신 절에 간 이유가 뭘까, 직장에서 어떤 일이 작가를 절에 가게 한 것일까.


이 책은 저자가 절에 들어가기 전부터 100일차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그 후 이야기 에필로그로 이어져 있었다.


일기 형식으로 작가가 그 날 느낀 점들에 대해 적은 이야기어서인지, 술술 읽을 수 있었다. 30대 직장인으로서 공감가는 구절이 많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고생하는 작가의 마음에 감정이입되 눈물을 그렁이면서도 읽었던 거 같다. 최근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공감이 많이 간 이야기였다.

회사일에 지쳐있는 직장인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100일간의 일기를 통해 저자의 마음이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나의 마음도 같이 치유되는 듯했다. 그리고 읽는 내내 마치 나도 절에 있는 것처럼 고요함과 평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삶에 지쳐 힘든 그대에게 도움이 되길

이 책의 첫 장, 프롤로그를 시작하는 말이었다. 종교도 없는 저자가 과중한 업무와 틀어진 인간관계 속에서 방전되고 시들어가는 본인을 살리기 위해 절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로 책은 시작한다. 저자처럼 지금 이 순간이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적혀져있었는데, 프롤로그부터 공감하기는 처음이었던 거 같다. 그만큼 나도 지쳐있었던걸까...

나의 경험은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 당신의 경험이기도 하고, 내가 느낀 이 마음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의 마음이기도 할 테니.

보름 정도만 머물다가 스님이 100일은 머물어야된다는 한 마디에 100일을 절에서 머물게 되고, 108배를 하는 것부터 경전을 읽는 것까지 처음에는 힘들어하던 것에 익숙해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 변화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성장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님, 행자님, 보살님들에게 이유없는 사랑을 받으면서 밝은 마음으로 변하며 감사함과 행복감을 느끼는 저자의 모습을 읽으면서 마치 내 친한 친구가 겪은 이야기를 읽듯 참 행복했고 진심으로 저자의 마음의 치유를 바라면서 책을 읽은 거 같다.

0일차는 '살기위해, 그만해야 했다'로 시작했지만 에필로그는 '오늘에 충실하며 삶을 가볍게 살아간다'로 끝나는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좋은 생각들, 좋은 마음 습관들이 참 많았던 책이었다.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라는 것을 처음으로 절실하게 깨닫게 된 책인 거 같다. 직접 절에서 100일을 머물 수는 없겠지만, 저자를 통해 나의 마음이기도 한 저자의 마음이 치유되는 과정을 통해 내 마음도 치유를 받은 것 같다. 나를 괴롭게 한, 나의 마음을 스스로 상처나게 했던 생각들을 버리고 그 순간들을 묵묵히 견뎌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깨달음을 주는 내용과함께 푸른 잎이 상상이 가는 초록색의 편안한 글자 색 덕분에 읽는 내내 마음뿐만아니라 눈도 편안했던 거 같다. 초록색 폰트라니, 책을 읽으면서 한번도 보지 못한 색상이었는데..책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리는 감각적 색상이었다.


p.157 나를 위한 복을 가득 담기에도 부족한데 나는 미움과 분노를 끌어안고 살았다. 괴로움을 가득 담아놓고 있으면 정작 괴로울 사람은 나인데 상대 때문에 힘들다고, 어떻게 좀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그래봤자 소용없는 일임을 알지 못한 채 안타까운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나 자신을 마주했다...나를 미워했던 상대를 위해 기도하는 일, 그것이 나를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라는 것을.

p.169 내가 웃지 못했던 건 내 마음이 현재에 있지 못하고 과거의 일이나 사건에 대한 감정에 잡혀 있기 때문이었다.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나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했다 하더라도 이미 지나가고 없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계속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 순간'에 머물고 있다면 웃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p.177 원하되,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원하는 마음은 가지되 자연스럽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 설령 늦어지거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실망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차분히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면 이루어져서 좋고,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것 또한 그대로 좋은 것이다.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내가 배우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기회와 인연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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