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도 우리 엄마는 제발 쉬라고 얘기를 한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오히려 의아해할 때가 많았다.

'그냥 남들이 하는만큼 하는 거 같은데 우리 엄마는 왜 내가 퇴근하면 집에서 쉬기만을 바라는 거지. 쉬면 자기계발은 언제하고 언제 놀러다니라는 거지. 하루 중 퇴근 후의 짧은 몇 시간, 그리고 소중한 주말을 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왜 나한테 쉬라고만 할까.'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공부병'에 걸렸다고도 하고, 주말마다 어딘가를 가있는 나를 보고 '여행병', '가만히 있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고도 우스갯소리로 하곤 했다. 우리 엄마 아빠도 평일에 통화하면 첫 마디가 "오늘은 집에서 쉬어?"이고, 주말에 통화하면 "이번 주말에는 어디 갔어?"라는 말로 대화가 시작된다.


주변에서 여러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나는 왜 집에서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고, 그 때 깨달은 몇 가지 이유 중 하나가 '얘는 참 부지런해'라는 말이 어릴 적 나에게는 굉장한 칭찬이었던 거 같다. 부지런히 늘 모든 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어릴 때부터 착실해야된다라는 말이 몸에 스며든, 늘 어른들한테 칭찬받고 싶어했던 마음이 이런 성격을 형성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늘 한편으로는 '이제 쉬어도 괜찮아. 가만히 있어도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거 같다. 그래야만 내가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었으니까...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 :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사는 당신에게 보내는 마음 처방전"을 읽는 동안, 마음의 위안을 얻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표지 디자인처럼, 쓸쓸하게 앉아 있는 내게 슬며시 고양이가 꼬리를 내밀어 손을 쓰다듬어 주듯 그렇게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특별한 내용이 있기를 바라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독자가 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책에는 특별한 내용이 아닌,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말과 마음을 되새겨주고 그 말이 반창고처럼 어디에선가 상처받았던 마음을 살포시 덮어주는 내용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내가 겪어왔던 상황 그리고 그 때 느꼈던 마음, 나만의 내 상처를 보듬었던 방법들이 다 맞았다고 잘했었다고 다독여주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담았 듯이, 살아가면서 어찌할 수 없는 흔들림을 마주했을 때 한 번씩 이 책을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고 나의 길을 묵묵히 갈 수 있도록 위안과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내가 불안과 걱정을 안고 있을 때 이 책을 꺼내어 보면서 그 마음 다 놓아놓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p. 40 행복하면 된 거야

내 삶이 지금 행복하고 내 삶에 지금 내가 만족하면 힘내지 않아도 괜찮고 발버둥 치며 살지 않아도 괜찮아.

p.43 걱정에 대하여

그냥 걱정하세요. 걱정하되, 실제로는 부풀려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 것만큼 극단적인 일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지금 내 걱정은 습관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걱정은 허상이에요.

p.50 화가 날 때면

가슴에 화가 가득 차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을 때는 이 스쳐 가는 분노로 나의 소중한 시간들을 망칠 수는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p.104 여행이 좋은 이유

어딜 가든 삶의 지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으니까. 오로지 내가 되니까.

p.110 기분이 조금 그런 날

단지 당신은 1년 전 오늘, 당신의 걱정을 기억해 봐요. 딱 그정도에요.

p.159 성장의 과정

내 생각이 맞는 건지. 다른 방식이 옳은 건 아닌지. 혼란스러울 때요. 그럴 때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에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p.169 미움을 갖지 말아요.

아예 신경조차 쓰지 말아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내 마음을 괴롭히는 일이에요. 미움을 갖지 말아요, 나를 위해서.

p.227 그런 사람

우려 주저앉았을 때 가만히 안아주는 사람. 두려워 뒷걸음질 칠 때 나를 끌어가 주는 사람. 어떻게 할지 몰라 허둥지둥할 때 지혜와 용기를 주는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 되어주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