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이쓰키 유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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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 이쓰키 유

(452p /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일본소설의 거장들이 극찬한 소설! '이쓰키 유'의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인공지능이 소재로 쓰인다고 해서 미래지향적(?)인 소설이 영 어려웠던 나는 약간의 우려를 갖고 읽기 시작했지만 그저 선입견에 의한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스터리면서도 눈 앞에 대상이 살아 숨쉬지 않지만 읽는 이의 마음에 파동을 가져올 정도의 로맨스도 담겨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큰 역할을 하긴 하지만 로맨스로 끌고 가는 소설이 아님에도 사람을 변화시킬 정도의 힘을 보여주었기 때문일까?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사랑과는 많이 다른 부분이 있음에도 내 감정을 건드린다.


시부야의 빌딩 옥상. 외부이면서도 스스로 창조한 공간 안에서 스스로의 목숨을 놓아버린 미녀 프로그래머 '미즈시나 하루'.

자신이 개발한 게임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드론 유저가 자신을 '서비스 게임'의 몹으로 인식하게 하여 드론에 장착된 베레타 M92로 자신을 쏘게 한다. 그녀는 그렇게 생을 마감하고, 그 유저는 실제 상황이라는 사실을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6년 뒤의 이야기가 인공지능을 소재로 하여 시작된다.

뛰어난 인공지능 알파고. 인간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와 인공지능 바둑 대결의 이야기로 시작한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이 갖고 있는 호기심과 두려움 양쪽을 자극하기 위함이었을까?

바둑 기사와 인공지능의 대결 '금성전'에서 인공지능을 담당한 연구자 구도. 그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선정된 대상은 미즈시나 하루.

프로젝트를 위해 미즈시나 하루를 조사하기 시작하고, 외톨이였던 그녀의 과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미 이 세상에 없는 그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천재적인 두뇌를 갖은 대신 타인에게 사랑과 같은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그에게 찾아온 변화. 그럴수록 그녀의 자취를 더욱 쫓게 되고 누군가는 그를 향해 협박을 가하는데...!


하루와 아베, 하루와 구도, 구도와 아베가 그려내는 다이나믹하면서도 감성적인 스토리는 그 어느쪽도 내가 지향하는 '사랑'이 아님에도 거부감보다는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쉼 없이 넘어가는 책장이 마지막에 가서 마음에 쓸쓸함과 여운을 남기며 좀 더 넘길 책장을 바라게 되었지만 그들 각자에겐 나름의 위로도 조금은 더해지지 않았을까?

내게는 '인공지능'이라는 소재도, 내가 하는 사랑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사랑도 선입견으로 작용해 이 일본소설을 선택함을 망설이게 했지만 결국 내 선택을 전혀 후회하지 않게 해준 소설 <무지개를 기다리는 소녀>. 작가 '이쓰키 유'의 또 다른 작품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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