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 시라이시 가오루
(일본소설/352p/이소담옮김/위즈덤하우스)
'시라이시 가오루...'
응? 작가 이름도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도 '시라이시 가오루'이다.
작가의 꿈이 탐정이었고, 그 꿈을 미스터리소설을 통해 이루고 계신가? 의문을 품었는데
작가는 자신의 필명을 자신이 만들어낸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렇게 필명 '시라이시 가오루'를 쓰고 있는 작가는 데뷔작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에 이어서
동일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본소설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탐정이 되어 보라고 권유를 받는 평범한 회사원 시라이시.
자신은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사건을 해결하는 재능같은 건 없다고 우겨 보지만
탐정이 아니면서 탐정 같은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우기는 그가 가는 곳마다 사건이 따라 다닌다.
심지어 전에 있던 사건의 이야기를 듣고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이야기를 추리해 내기도 한다.
이쯤 되면 사건이 그를 따라 다닌다고 하기 보다는 다들 의식하지 못하는 사건을 그가 '발견'했다고 해야겠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알아채지는 못하는 진실을 보는 눈을 갖고 있는 시라이시.
정말 그는 그저 일상을 살고 있을뿐인데 어느새 미스터리를 풀어낸다.
하지만 그와 이 소설의 매력은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기 보다는
그가 자신은 탐정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건을 풀어내긴 하지만 판결을 내리진 않는다는 점에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가 판결까지 내렸다면 그의 행동은 정말 모순 그 자체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저 다른 사람의 말을 귀기울여 듣기 좋아하고, 시야가 넓어 상황 판단이 빠르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누군가 자신을 치켜세우는 것을 즐기지 않지만, 적어도 상황을 피하진 않기 때문에 사건이 찾아오는 것 같기도...
전작인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를 먼저 읽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후편을 먼저 읽고 이제서야 전작을 펼쳐 들었다.
제목부터 자극적인 첫 작품은 이 책과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 소설을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이 소설에서도 몇 번이나 언급된 그녀의 머리...
그 속엔 어떤 비밀이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서 나를 떠올리는 사람이 없는 이상 나는 이곳에 없다. 아니 나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