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이름은 유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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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이름은 유괴 - 히가시노 게이고

(376p /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RHK)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이름은 결코 허명이 아니었으며, 진짜 페이지 터너는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소설이다.

며칠 전 읽었던 책도 복잡했던 사건과 긴 분량에 비해 빨리 읽은 편이라 '페이지 터너'라고 불린다는 그 말을 인정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는 그보다 두세 배는 빨리 읽었던 것 같다.

 

 

 

사쿠마 순스케.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로 사이버플랜이라는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의 손을 거쳐 히트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인데 그의 자신감은 닛세이자동차의 부사장 가쓰라기 가쓰토시에 의해 무너졌다.

그가 기획하고 닛세이와 함께 진행한 오토모빌파크 기획안이 실행을 앞두고 가쓰토시에 의해 중단된다.

한 번 기회를 더 주겠다면서 내건 조건 중 하나가 사쿠마를 스텝에서 제외하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그의 능력을 무참히 깎아내린 것이라고 밖에는...

 

자신을 무능한 인간 취습을 한 가쓰라기에게 분노와 굴욕감을 느낀 사쿠마.

술김에 그를 만나 따지겠다며 집 앞으로 갔는데 담을 넘어 나오는 소녀를 발견하고 뒤를 밟는다.

그녀의 이름은 '주리', 담장을 넘은 사유는 '가출'이었다.

그녀는 가쓰라기의 죽은 애인의 딸로 엄마와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가쓰라기에게 맡겨졌다.

 

사쿠마는 그녀의 사정을 듣고 일단 묵을 수 있는 호텔과 약간의 현금을 쥐어주지만,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주리로부터 자신을 유괴해주길 부탁 받게 된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로 치부했지만 결국 사쿠마는 주리와 함께 유괴 게임을 계획한다.

 

 

 

사쿠마의 사건 계획은 나름 철저했다. 가상으로 납치 상황 스토리도 세워 놓았고,

협박장을 보낼 때에도 여러가지 장치를 통해 정체를 감추었다.

이 유괴 계획을 실행하기 까지 주리는 내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몇 가지 행동들을 보였는데

그 중 하나가 요코스카에 사는 친구 유키의 맨션을 찾았을 때의 일이었다.

가쓰토시 또한 사쿠마의 계획과는 조금씩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로 미루어 무언가 반전이 있으리라('히가시노 게이고'니까!) 예상했지만

정확히 그 반전의 정체는 작가의 글을 통해서야 알 수 있었다. (나는 아직 멀었다ㅠㅠ)

 

 

 

 

가면을 쓰는 것에 익숙했던 사쿠마.

자신의 가면은 역할에 맞게 감쪽같이 바꿔 쓸 정도로 견고했겠지만

상대방의 가면은 알아채지 못했기에 이 게임이 끝까지 완벽할 수 없었다.

 

누구나 자신의 진심을 감춘 채 가면 하나쯤은 쓰고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완벽한 가면에 도취되어 너무 자신만만했다간 사쿠마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될지도.

상대의 패를 알지 못하는 이상 좀 더 겸손하게 살아야 하려나...^^

 

끝까지 반전 매력을 뿜어내며 정말 한 순간도 흐름을 끊어먹지 않은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다작을 하는 작가임에도 소설마다 매력을 발산해주시니 참 신기할 따름이다.

 

 

 

 

"

누구나 그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 그 가면을 벗기려고 해서는 안 돼.

누군가의 행위에 일희일비한다는 건 무의미한 일이지. 어차피 가면에 불과하니까.

그래서 나도 가면을 쓰기로 했어.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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