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트의 우울
곤도 후미에 지음, 박재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샤를로트의 우울 - 곤도 후미에 (현대문학)

"외로운 것은 인간이다."

샤를로트의 우울 중에서...



주변, 일상 등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그려내는 코지 미스터리의 대가라고 불리는
곤도 후미에의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강렬한 스릴러 혹은 치밀한 추리가 담긴 소설을 많이 읽다 보니
이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엔 이게 미스터리 소설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 호기심 혹은 불안함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들을
기가막히게 캐치하여 풀어낸 글들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읽기도 편안하고, 이해가 따로 필요 없고
그냥 다가오는 그대로 느끼기만 하면 되는 그런 작품이다.



불임치료에 실패하고 마스미와 고스케가 만나게 된 샤를로트.
전직 경찰견으로 조금 일찍 은퇴를 하게 된 6살 셰퍼트이다.

이 작품은 샤를로트의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인줄 알았는데
마스미의 시선에서 바라본 샤를로트와 그들의 일상을 그렸다.
샤를 엄마 마스미는 처음 키워보는 반려견이었지만 개의 심리를 잘 살피고,
길 가다 만난 강아지나 고양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여자이다.

등장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참 따뜻한 성정을 가진 것 같아서
긴장감 대신 엄마미소를 지어가며 읽었던 것 같다.
물론 몇몇 사건들은 해결에 앞서 긴장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도 있었지만
해결해가는 과정조차도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
아이들 혹은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뻗어 나가 글을 더 따뜻하게 했다.

일어난 일들을 잘 마무리 하기까지 샤를로트의 공이 큰 것 같으면서도
사실 그런 샤를로트에게 관심을 쏟고 잘 알아봐준 마스미와 고스케 덕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직접 반려동물은 절대 키울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약을 처방 받아도 잠을 잘 못 자는 사스미에게 숙면을 선물하는 샤를로트를 만나고 나니
마음이 또 살랑살랑 한 것이...
물론 새 식구를 맞는다는 것이 순간의 감정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지만 말이다.

샤를로트만큼이나 사스미와 고스케도 참 매력적이다.
이 부부... 불꽃같은 사랑은 아니지만 친구였던 과거처럼
함께 있을 때나 각자의 일을 할 때나 늘 편안한 상태로
서로에게 애정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이 참 둘이 아닌 하나처럼 자연스럽다.
이 소설의 편안함은 이들에게서 시작된 것이리라.
지나치지 않고 자신들의 삶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도 참 인간적이다.

그런데 한 편 우리나라에서 이웃에 관심을 보인다면
과연 이들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길에서 만난 리나씨에게 일단 무조건 집으로 가자고 하고,
궁금한 게 있을 때에는 수소문 해서 찾아서 벨을 누르고...
아마 우리 나라에서는 의심부터 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뭔가 좀 씁쓸해지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주말에 편안하게 자리잡고 앉아 책을 읽고 싶다면
곤도 후미에의 <샤를로트의 우울>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분명 아주 편안하고도 심심하지 않은 하루가 될테니까.
이 소설은 킬링타임 용이 아니라 힐링타임 용이다.



"어떻게 개는 없었던 일처럼 흘려보낼 수 있을까?"
고스케가 웃었다.
"아마 개는 늘 솔직하기 때문일 거야."

샤를로트의 우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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