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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나리오 1 - 의문의 피살자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3월
평점 :

제3의 시나리오 _ 김진명 장편소설
RHK
이것은 소설인가, 실제 상황인가?
현실이 이정서의 소설 속에 담겨 있다. 그리고 김진명의 소설 에도 녹아 있다.
1년쯤 전에 [미중전쟁]이라는 소설을 읽은 뒤로 김진명 작가의 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워낙 유명한 작가지만 책과는 좀 거리를 두고 살았던 터라 이제서야...
현실과 나란히 하는 부분과 의혹, 의구심 등이 뒤섞여 순간 순간 모습을 드러내는 그의 소설은 정치적이지만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자국의 정세에 국민으로서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래서 이번에 [제3의 시나리오]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내용이 몹시 궁금했다. 사실 이 책이 15년 정도 전에 출간된 책으로 개정판이라는 사실을 책을 받고서야 알았다는;;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베이징의 위안 검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대한민국 검사 '장민하'.
소설가 '이정서'가 중국에서 피살되었는데 조사를 거듭할수록 사건은 오리무중이다. 장민하는 검사로서 이 사건에 뛰어들었지만 점차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는 이 사건의 전말을 알고자 하는데...
풀리지 않을 것만 같던 이 사건은 장민하 검사가 이정서의 측근이었던 한 남자를 만나면서 사건의 흔적을 뒤쫓게 된다. 베일에 쌓인 것 같은 이 남자는 정보를 전하기도 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 능력으로 약간의 복수(?)도 하고... 장민하는 이 남자 외에도 이 사건과 관련되어 조금이라도 거론 된 사람이라면 통화뿐 아니라 만남도 불사하고 열심히 좇는다. 장민하가, 그 남자 김정한이 궁금해 하던 제3의 시나리오! 한반도에 정통한 미 CIA 로저 스파이베이 역시 잘 알지 못하는 제3의 시나리오.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궁금증만 키우다가 힘없이 바람이 쑥 빠져버리는 그런 소설이 아니다. 끝까지 이건 진짜다.
소설가 이정서를 둘러싼 정치적인 움직임도 그렇고, 탈북한 특공교관 강철민의 삶도 그렇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대한민국을 장기판 위에 올려놓고 말처럼 움직이려는 그들, 결국 자신들의 이권을 밀당을 하며 긴장감을 유지하고자 하는 그들을 향한 분노. 그가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는 전혀 없음에도, 스스로 어떤 선택도 할 수 없었던 강중좌 강철민과 그 아내, 아이의 삶을 향한 연민. 소설을 읽으며 스토리에 향방에 따라 내 감정도 오르락 내리락 했을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던 것 같다.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벼랑까지 몰린 마지막에 결국 나름의 마무리가 되긴 하지만 소설속에서조차 대한민국이 자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체나 어떤 사상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 국민 몇 명이 어떤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결국 어떠한 결정이나 힘을 휘두르는 것은 결국 우리가 아닌 것이다. 물론 이 아쉬움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결국 그렇기에 이 소설이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슬프지만서도...ㅠㅠ
책을 꾸준히 읽어오지 않았거나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유명 작가, 많은 분량, 정치적 내용 등은 어쩐지 어려울 것 같고 잘 읽히지 않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래서 작가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026], [고구려] 등을 아직 읽지 못했는데 [미중전쟁]과 [제3의 시나리오]를 통해 자신이 생긴 것 같다. 김진명 작가의 책은 정말 몰두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 그런 의미로 저 책들을 올해 안에 다 읽어보기로...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