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음악 100 - 진규영
미래타임즈
소설 이외의 책은 거의 읽는 법이 없지만 역사서나 음악에 관한 책은 가뭄에 콩 나듯 들여다 보기도 하는데...
클래식, 서양 음악에 관한 책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사실 책 크기나 두께를 보면 정말 겁부터 나고 들춰볼 마음이 들지 않지만 그림이나 사진이 삽입되어 있고, 컬러판에 종이 두께가 두툼해 사실 500 페이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에게 작은 용기를 주었다.
먼저 이 책을 나와 같은 마음으로 대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 한 마디 건네볼까?
음악사를 머릿속에 꾸역꾸역 구겨 넣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마음을 비우고 읽어라. 사실 클래식에 꽤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생소할 수 있는 용어들도 간혹 등장하지만 찾아봐도 좋고, 그냥 넘어가도 좋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 보면서 시대에 따른 흐름만 느껴보아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양 음악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면 모든 부분을 파악하며 읽으려다 포기할 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관심있는 작곡가, 혹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있다면 그 작곡가에 대한 부분을 읽고, 거기서 언급된 또 다른 인물이 있다면 그 인물까지 넓혀가면서 읽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 훑을 때에는 되도록 너무 나눠 읽지 말고 흐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쭉~ 봐주면 좋을 것 같고, 그 뒤에는 부담 없이 발췌해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진규영 님의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음악 100>은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시대를 구분해 각 시대별 특징과 배경, 흐름을 먼저 소개한다. 그 다음 각 구분된 시대별로 대표 작곡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일단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음악적 변화가 이해되는 부분들도 있고 한 눈에 담아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총 100명의 음악가를 소개하는데 어떤 부분에서 더 인정을 받았는지(곡이 유명한 작곡가도 있고, 어떤 기법을 정립하기도 했고, 이후에 등장하는 거장들의 음악에 영항을 많이 준 작곡가도 있으니까) 눈에 쏙쏙 들어왔다. 각 장마다 컬러판 그림 혹은 사진을 곁들이고, 들어보면 좋을 대표곡을 사진 밑에 적어놓았다. 사실 본문을 읽으면 어떤 대표곡들이 있는지 다 알만하지만 어쩐지 소개된 사진 아래 유튜브 아이콘과 곡이 적혀 있으니 더 듣게 되는 묘한 효과가 있다(의도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음악가를 중심으로 엮어낸 책이지만 중간 중간 음악을 구분하는 양식, 작곡 기법, 작품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첨부되어 있어서 서양음악이나 이 책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실 클래식 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는다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용어들도 있지만 어느정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일부 설명을 하고 있고, 또 전문적인 용어를 배제한 부분도 많다. 이 이상의 설명을 요구하려면 용어집을 하나 첨부해야 할 듯.
이 책을 통해 고전파의 하모베에서 벗어나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넓혀 보자. 사실 곡은 몰라도 이름을 아는 작곡가도 많고, 작곡가는 몰라도 곡은 들어본 경우가 제법 될 것이다. 이렇게 주요 작곡가와 음악들을 연표를 풀어내어 설명하듯 이어가주니 이해의 폭이 확실히 넓다. 나도 이번에 이 책을 통해 바로크 이전의 음악과 음악가에 대해 나름의 이해를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시대에 따라 성행했던 음악 장르나 지역이 달랐던 이유들도 눈에 들어오고... 사실 여전히 현대음악은 듣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지만 자꾸 접하다 보면 그것이 나에게 음악적으로 녹아들 때가 오겠지.
아! 인물 중심으로 정리를 했기 때문에 각종 에피소드들도 쏟아진다. 그리 딱딱한 책이 아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일화, 슈만과 클라라 슈만의 스토리, 파가니니와 리스트... 그리고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잇는 음악가 집안도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은 뒤 살리에르에 대한 스토리를 좀 더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오페라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우리 아가들 얼른 키워서 문화생활을 같이 즐기면 참 좋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