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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더 걸 비포 THE GIRL BEFORE - JP 덜레이니
장편소설 / 스릴러 소설 / 문학동네
여름에 어울리는 스릴러 소설.
잔혹한 연쇄살인? 형체를 특정할 수 없는 괴담? 어떤 소설이 가장 큰 섬뜩함을 안겨줄까?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고 했으니 아마도 어떤 사람의 소름끼치도록 이중적인 얼굴을 마주한다면 가장 큰 섬뜩함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이 여름의 더위를 몇 도 정도는 낮춰 줄 정도로 말이다.
JP 덜레이니의 소설 <더 걸 비포>는 정말 내 머릿속을 마구 흔들어 놓았다.
모델하우스보다 더 완벽한, 마치 무엇 하나 떨어뜨리는 순간 환상이 깨어질 것처럼 완벽한 집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그리고 이 집의 주인이자 이 집을 설계한 이 집을 닮은 남자 에드워드 멍크퍼드. 그의 아내였던 엘리자베스 멍크퍼드. 엘리자베스 멍크퍼드와 닮은 얼굴을 가진 과거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의 세입자였던 에마 매슈스. 그리고 역시나 그녀들과 닮은 얼굴을 갖고 있는 현재의 세입자 제인.
스마트폰 앱 혹은 디지털 팔찌로 자동 제어되는 집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와 에드워드의 그녀들 사이에서 두 건의 죽음이 일어난다. 공사현장에서 사고를 당했던 엘리자베스 멍크퍼드,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안에서 낙상 사고로 사망한 에마. 그리고 에드워드를 사랑하지만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제인. 이 소설에서는 과거에 이 집에서 살던 에마와 현재 이 집에 살고 있는 제인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에마는 살고 있던 집에 강도가 들면서 연인 사이먼과 함께 새 집을 찾다가 이 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강도 사건을 수사하던 중 에마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반전을 맞게 되는데... 사이먼과 헤어진 에마.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는 왜 이 집에서 죽게 된 것일까? 에마가 죽은 뒤 몇 번의 세입자가 바뀌고 정착하게 된 제인은 무엇을 의심하고, 어떤 사실을 알게 될까?
에마는 에드워드 멍크퍼드, 엘리자베스 멍크퍼드의 엣 사업파트너 톰 엘리스 등을 찾아다니며 그의 과거를 추적한다. 제인 역시 에마 매슈스를 추적, 이 집에서 일어난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그녀들은 모두 에드워드에게 마음이 있었기에 추적을 하면서도 그들의 말을 온전히 믿지 않는다. 아마 믿기 싫었을테니 본인들 좋은 쪽으로 생각했을 테지. 그녀들이 사는 동안 완벽한 제어 시스템을 갖고 있는 이 집에 오류가 일어난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그러나 그 사소한 오류의 결과는 처참했다.
항상 그렇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 이 소설을 통해 또 한 번 확인한 느낌이다. 정말 머릿속을 온통 헝클어 놓는 듯한 스토리였다. 읽는 내내 같은 사람을 두고 이렇게 그렸다, 저렇게 그렸다 뒤죽박죽이었다. 그 모든 게 트릭이었다. 나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온종일 강하게 때리는 충격은 없었지만, 후반부에 들어가면 대충 감이 오긴 하지만 그래도 인물들을 작가의 의도대로 정확히 표현해 낸 소설이 아닌가 싶다. 중간에 어떤 자극적인 부분은 필요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조금 불편하기도 했던...
스릴러소설 <더 걸 비포>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론 하워드'가 연출을 맡아 영화로 제작을 한다던데... 그의 영화는 과연 내 머릿속에서 그려진 그들의 모습보다 더한 광기를 보여줄 것인지 그 또한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