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범죄자 세트 - 전2권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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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 오타 아이

(소설 / 일본소설 / 상 656p, 하 536p /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문학동네)




일전에 읽었던 <잊혀진 소년>의 작가 '오타 아이'의 소설 <범죄자>를 티저북으로 먼저 만났다. 여기서 '먼저'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남들보다 빠르게'의 의미가 아니라 '본 책을 만나기 전에'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서장과 종장을 제외하고도 총 5장으로 쓰여진 본 책 중 1장만을 담고 있는 티저북의 1/3을 읽었을 때 두 권으로 출간된 <범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단 티저북이기 때문에 작가가 사건을 어떻게 풀어갔는지 알 수는 없었다. 1장에서는 사건을 터뜨리고 아직은 연결고리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결국 연결되리라 생각되는 소재들을 마구 흩어 놓았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것 하나 시시하지 않다. 특히 시작과 동시에 일어난 사건은 매우 강렬하다.

다스베이더 헬멧과 복장을 한 남자가 진다이치 역 앞 광장에서 회칼을 사용해 무차별 살인을 강행한다. 4명이 사망하고 살아남은 한 명 시게토 슈지. 그는 옆구리를 베었지만 목숨을 건졌다. 그런 그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40대 후반의 무테안경을 낀 남자가 남긴 말은...


"…… 달아나. 가능 한 멀리 달아나."


"앞으로 열흘. 열흘만 살아남으면 안전해. 살아남아. 네가 마지막 한 명이야."


그런데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들이 이상하다. 아무래도 윗선에서 빠르게 사건을 덮으려는 낌새가 보인다. 우에에다 경감에게 미움 받는 형사 '소마'는 사건 현장이나 범인 관련 임무에서 제외되고 피해자를 맡았는데 조사하던 중 슈지를 습격하려던 진짜 범인과 마주한다. 검정색 스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도 알지 못했지만 진범이 따로 있으며 슈지가 여전히 위협받는 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친구 '야리미즈'의 집에 숨겨주게 되는데...


이 외에도 여당 간부 이소베 미쓰타다, 어딘지 수상한 경찰, 멜트페이스증후군을 앓고 있는 쓰바사(야마시나 사키코의 아들), 슈지와 친구들에 얽힌 이야기 등이 가득 뿌려졌지만 그 이상의 단서나 해결은 드러내지 않은 채 1장이 마무리 된다.


정치권과 기업, 경찰 등이 얽힌 거대한 음모가 숨어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소설 <범죄자>. 1장 만으로 그 거대한 몸집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이 소설이 작가 오타 아이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커다란 충격으로 시작하여 텐션을 끊이지 않게 끌고 가다가 결정적인 순간 휘몰아치는데 200p 정도의 티저북이긴 하지만 정신을 쏙 빼고 읽었다. 이러한 느낌을 1,000페이지가 넘게 끌고 갈 수 있을지 약간의 우려와 아주 큰 기대감이 함께 달려든다. <잊혀진 소년>을 재밌게 읽었기에 그 작가의 데뷔작 <범죄자>는 어느 정도일지 맛을 보고 싶었을 뿐인데 '소마, 슈지, 야리미즈' 이 반가운 인물들의 등장을 제대로 반길 틈도 주지 않는 티저북만으로 성에 차지 않게 되었다. 상/하 두 권으로 출간된 소설 <범죄자>, 끝까지 제대로 읽어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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