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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점주로 남으리 : 쿨하고 소심한 편의점 사장님
박규옥 지음 / 몽스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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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경제경영 또는 자기계발에 관한 책들만 읽다가 이번에는 조금 더 편하고 느슨한 느낌의 에세이가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나 보다. 이 책은 분당에서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으로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로 기록했다.

편의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쩐지 내 일이 아닌데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매우 친한 동생도 편의점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고 서울에서 슈퍼바이저로 한동안 일하다 지금은 서울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슈퍼바이저로 근무할 때 평가가 좋았기 때문에 열심히 뛰어다니며 겪은 일들을 내게도 알려 주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나 역시 군대를 제대하고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기 전 취업할 곳을 알아 보았는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취업이 힘들 때 였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업계에서는 서류가 합격했으니 면접 보러 오라고 해서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해병대 장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영업/관리에 두각을 나타낼 거라고 생각했는가 보다.

저자인 박규옥 님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국어 논술을 가르치다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고 한다. 그동안 남편분은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박규옥 님은 중문학 석사를 거쳐 문예학 박사 학위까지 마치고 귀국한다. 회사를 운영하며 컴퓨터를 들여다 보는 일이 바코드 찍는 일보다 체면치레는 될지 몰라도 적성에 맞는 일이 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쳐서 하던 일을 과감하게 접었다는 표현이 재밌다. 분당도 잘 아는 동네이다 보니 책을 조금만 읽다 보면 정확히 어디에 있는 편의점을 운영하고 계신건지 금방 찾을 수 있는데 뭔가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재미있는 아주머니 같은 느낌일것 같다.

책은 크개 5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자유로이 써내려간 수필 느낌의 형식이다 보니 각 장의 목차나 구성에 일관성이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에세이에 있어 목차와 구성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리고 결론부터 미리 던지자면 이 책은 매우 재미있다. 역시 논술을 가르치고 박사까지 마친 분이셔서 그런지 문장이 상당히 깔끔하다. 뭐가 됐든 책을 계속 써내려 가시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rologue 첫 페이지에 쓴 문장부터 심상치 않다.

"인문학은 전공한 40~50대는 치킨집, 피자집, 편의점 말고는 할 게 없다는, 시대의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편의점을 하게 됐다."

사람들에게 담백하게 장사를 시작했다고 알리지 못하고 시대가 본인을 자영업으로 등 떠민것 처럼 썼다고 하는데 이건 뭐 틀린말도 아니지 않은가. 주변에 자영업자는 정말 많아졌고 그 중에서도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내 주변에도 몇명씩 있고 또 편의점업을 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친구들도 많다. 사람냄새 풍기는 장사꾼이 세상의 축소판인 편의점에 대해 쓴글에 세상 모든 주제가 다 담겨 있다.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내 주변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라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보고 싶거나 타인의 생활을 통해 활력소를 얻고자 하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한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나는 그다지 심사숙고하지 않는다. 단순한 생각으로 짧게 고민한 뒤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그래 놓고 오래 버틴다. [16p]

그런데 이런 내가 싫지 않다. 쓰는 언어가 단순해지는 만큼 사람들과의 단순한 교류가 좋아지는 것을 보니 나는 진정한 '편의점 인간'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74p]

편의점 계산대에 서 있으면 세상은 생각보다 밝고 맑고 아름답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그런 걸 깨닫게 해주는 손님들을 만나는 게 편의점 점주의 일상 즐거움 중 하나다. [98p]

단순히 장사꾼과 손님 이상의 관계를 넘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이런 손님들을 만나게 된 후부터다. 우리 부부는 가게에서 만나는 사람은 그저 손님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장사 시작한 지 7년여만에, 헤어지면서 아쉬워하는 손님들을 보며 장사도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110p]

'펀미팅 진행 순서'라는 다소 어려운 제목의 근무자 친절 대응 가이드 앞에서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나는 그냥 싸가지 없는 점주로 남으리 [119p]

출근하는 시간에 라디오를 틀어놓고 운전을 하다 보면 같은 시그널이 울리는 시간에 늘 같은 신호등에 걸려 서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인식하지 못하지만 사람들은 놀라울 만큼 패턴대로 움직인다. 편의점에 드나드는 손님들 상황도 비슷하다. 현금 인출기에서 돈 세는 소리가 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손님이 있기도 하고, 커피 머신 자동 세척 기능이 작동을 하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손님도 있다. [206p]

그러나 아동 학대 신고를 도와주는 것과 노인을 돕는 것돠는 문제가 다르다. 학대 받는 아동들은 신고를 통해 다급한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지만 노인 문제는 보통 외로움에서 오기 때문에 벗어나게 해줄 수가 없다. 눈을 감기 전까지 노동에서 소외도지 않는 시골 노인들의 말년이 더 행복한 것은 아닌지, 오피스텔 노인들을 보며 건강한 노년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 이 책은 몽스북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직접 읽고 느낀 점에 대해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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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점주로 남으리 : 쿨하고 소심한 편의점 사장님
박규옥 지음 / 몽스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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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사장님의 쿨한 편의점 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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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가 되는 이야기 영문법 - 고등, 수능, 공무원, 편입, 토익, 텝스 1000개가 넘는 기출 예문
이선미 지음 / 타보름교육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한때는 열심히 영어 공부도 하고 흥미를 느끼디도 했는데 영어책 놓고 산 지도 너무 오래되었다. 그리고 어학을 열심히 공부할 때에도 문법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설명할 수 없는 감으로 문제를 풀거나 해석해서 넘어가는 경우들이 많았다. 안타까운건 그때 제대로 문법을 공부했더라면 상대적으로 오래 기억에 각인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부분들이 아쉽니다. 뭐든지 제때 제대로 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가 남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노력을 쏟지 못했다.

다소 늦었지만 영문법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서 이 책을 들었다. 솔직히 그동안 영어 공부, 특히 그중에서도 영문법 공부할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집에 영문법 책 되게 많다. 원어로 되어 있는 책들도. Grammar in Use도 난이도 별로 세 권 다 있다. 그런데 그러면 뭐하나 안 보는데. 세 권 모두 처음 3분의 1 정도만 풀고 뒤는 하얗다. 영문법 책들이 대개 그런 것 같다. 마음먹고 사서 처음에는 열심히 하는데 어느 순간 다시 손놓게 되는. 이 책은 일단 두께 자체가 얇았다. 부록 부분까지 전부 다 해서 300페이지 남짓이었는데 뭔가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 설명에 1,000개의 예문으로 끝까지 이해시킨다는 부분도 좋았다. 어쨌든 일단 한 바퀴를 완주하는 게 목표인데 부담이 없을 것 같아서.

저자인 이선미 님은 이선미 어학원의 대표 경력을 포함해 편입학원, 입시학원의 강사 생활을 하신 바 있고 현재는 타보름 교육의 대표시다. 영어교재의 경우, 수험 목적에 맞는 것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문법책이기 때문에 다양한 목적의 수험생에게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물론 나 같은 경우에는 현재 수험 목적으로 공부하는 게 아니고 회사 생활을 하는 샐러리맨으로서 자기계발의 목적으로 집어 들었는데 내게는 아주 잘 맞았다. 저자인 이선미 님이 그동안 출간한 저서를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 봤는데 공무원, 편입, 수능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신 듯하다. 타보름교육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다양한 강의를 개설해 놓고 계시던데 필요하면 강의를 신청해 듣는 것도 좋을듯하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구성 또한 일반적이지 않다. 지금까지 영문법 책 보면 대개 제1장 문장 형식, 제2장 부정사, 제3징 동명사, 제4장 분사... 이렇게 공부하는 게 과연 효과적인 걸까? 이렇게 하다가는 제풀에 지치기 일쑤이다. 물론 전업 수험생의 경우 하루에 투입하는 시간이 여유가 있고, 상대해야 할 문제들의 난이도가 있으니 그렇다고 쳐도 지루한 문법의 산을 넘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제1장 구조 편, 제2장 동사 편, 제3장 필수 편, 제4장 기초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열자마자 초간단 기초 영어 테스트가 시작되는데 문제 수로 7문제. 아래 2문제는 의문문과 부정문을 만들라고 했으니 사실상은 9문제나 다름없다. 나는 하나 틀렸는데 나름 준수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페이지에 단 한 개라도 틀렸으면 제4장 기초 편부터 공부하라고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자존심 상했지만 4장부터 공부하길 잘한 것 같다. 1~3장을 먼저 공부하면 4장을 공부하는 게 큰 의미가 없기도 할 테니. 참고로 4장의 문제들은 매우 평이하고 쉬운 편이며 그동안 살면서 학생 때 공부했던 내용들을 가볍게 훑어본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니 편했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 다시 설명을 들으니 새로운 부분도 많았기에 가급적이면 제4장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럼 다시 제 1장으로 들어오는데 1장은 구조에 대한 부분이니 만큼 문장의 이해와 단어의 종류, 명사, 형용사, 부사의 쓰임 등이 설명된다. 내 생각인데 들을 때마다 까먹고 새로운 문장의 형식도 쉬우면서 설명이 잘 되어 있고, 관계대명사 등에 대해 어렵지 않은 말로 편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1,000개의 예문을 엄선했다고 하는데 말 그래도 과하지 않게 이해를 도울 수 있을 만큼의 예문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더 이상 헷갈리지 않을 것 같다. 제2장 역시 정말 많이 헷갈리는 시제와 태에 대한 설명이다. 시제 안 헷갈리는 사람 있나? 나만 그런가? 아무튼 시제도 아주 적은 예문으로 확실히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의 최대의 장점은 심플한데 다 이해를 시켜준다는 것이다. 두꺼운 책 몇백 페이지씩 볼 필요가 없다. 제3장은 한정사, 사역 동사, 병렬구조 등등인데, 이 부분도 쉽지 않은 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매우 쉽고 간결했다. 보통 영문법을 따로 공부할 때도 여기까지는 힘들어서 잘 따라가질 못 했는데 제시된 예문들이 쉽고 깔끔해서 정말 다행히도 이번에는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이 책 최대의 장점은 얇지만 강하다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두껍고 지루한 책을 읽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것보다는 이 책이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한 권을 여러 번 보기 위해서는 그 어떤 다른 책보다 이 책이 나으리라 생각한다. 문법을 제대로 공부하기에 필요한 내용은 다 있고, 우리의 영어실력을 한 단계 향상시켜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앞부분에서 본 책이 기초부터 다루긴 하지만, 왕초보를 위한 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다년간 영어 공부에 노출돼왔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꼈던 학습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나와 마찬가지로 문법이 부족해서 실무 상 필요한 Commuinication에 답답함을 느꼈던 분들이 읽으면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나야 수험생 시절이 너무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기초부터 제대로 Master 해보고자 하는 중 고등학교 수험생이 보더라도 괜찮을 듯하다. 문법책치고는 한 권을 다 읽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바쁘지만 문법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모든 분들께 권한다.

* 이 글은 타보름 교육으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내용을 정리하여 솔직히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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