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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 - 에너지 전쟁의 흐름과 전망으로 읽은 미래 경제 패권 시나리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양수영.최지웅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아주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이 책 마음에 안 들면 나한테 찾아와도 좋다. 나는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거의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비즈니스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지만, 이건 돈을 내고 사서 읽었어도 너무 좋았을 책이다.
책값이 아깝지 않을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다.

책은 양수영 님와 최지웅 님, 이 두 분이 같이 쓰셨다. 양수영 님은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인터내셔널)에 근무하면서 미얀마 쉐 가스전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하고 개발한 석유, 가스 개발 전문가다. 대우인터내셔널에서는 자원개발부문장(부사장)까지 역임하시고, 자리를 옮겨 한국석유공사 사장으로 일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지웅 님은 에너지 전환, 석유시장, 탄소중립 등에 대해 연구하며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2008년 입사했으며, 2015년 회사의 위탁교육생으로 선발돼 영국 런던 코번트리대학교에서 석유,가스 MBA 과정을 밟았다. 실무와 배움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베스트셀러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를 펴냈다.

처음에 이 책은 단순히 자원의 과거와 현재, 미래만 다루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앞 표지에 쓰인 바와 같이 에너지를 둘러싼 패권과 지정학, 역사를 전부 알려주는 책이었다. 사실은 에너지를 둘러싼 각 국가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실정도 상이하여 자연스레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복잡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따라서 단순히 에너지 자체만 언급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런 복잡한 주변환경까지 같이 공부를 해줘야 이해가 쉬워지는 것 같다. 두 명의 저자가 다행히고 국내 석유·에너지 전문가라서 이런 부분들까지 포함해 다방면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효과가 매우 컸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폭탄 한 방 맞은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에너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특히 석유에 대한 지식.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그마저도 잘못된 부분이 많았다는 사실에 충격이다. 에너지 전문가로서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의 장단점과 이를 둘러싼 각 국가들의 경쟁구도, 그리고 에너지 전쟁에서 발발한 실제 전쟁과 제재 조치 등에 대해 폭넓게 공부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하여 국제정세와 세계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이 많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라든지, 중동의 석유전쟁, 2018년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뉴스 기사를 통해 단편적인 내용들만 알았는데 이제 책을 읽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건 안다고도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저 나의 엉터리 추측에 불과했던 일들이다.
책은 크게 3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석유에 대해 설명한다. 제2부는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재생에너지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물질인 수소에 대해 설명한다. 제3부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의 바람직한 경로와 그 과정에서 나타날 산업 구조의 변화를 다룬다. 여기에서 내가 중점적으로 이야기할 부분은 제1부 석유이다. 두 저자가 가장 공들여 쓴 부분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이 참 많기도 하다.
나는 그저 석유 및 석화 가공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옥시덴탈 페트롤륨이나 쉐브론 같은 기업에 대해 투자하지 않는다. 석유산업 자체가 앞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고, 석유의 빈자리는 과학의 발달로 언젠가 '어떤 다른 더 나은 에너지'로 대체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다. 일단 수소가 석유를 대체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사실은 깨달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같은 기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전기라도 석유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것 같다. 일단 전기자동차부터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으니까. 하지만 석유의 빈자리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가 대체하기 정말 힘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의 에너지 기술은 아직 석유 수요를 없애기 어렵다. 그리고 석유보다 더 나은 효유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석유는 가격부터 에너지 밀도, 휴대성, 저장성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깝다. 물론 환경오염을 가져온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다. 이런 이유로 화석연룡서 다른 에너지로의 전환은 아마도 저효율이면서 친환경이어야 할 것이다. 결국 석유 에너지 자체를 대체할 수단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소비 자체의 축소가 나타나야 한다.
이처럼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장점이 많고,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석유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매우 복잡하다. 유가 예측은 주가, 금리, 환율 등 다른 경제 관련 수치를 예측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데 이런 정세 문제도 한 몫 하는것 같다. 교양이 없던 내게는 미국-이란 관계 부분도 흥미로웠다. 책에서 2013년 아카데미 작품상인 '아르고'를 언급하던데 넷플릭스에서는 서비스 하지 않아 볼 수가 없네. 어쨌든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게 된 원인과 핵 합의 탈퇴에 숨겨진 의도, 그리고 미국이 이란을 견제하는 이유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런 부분들이 생각보다 꽤 흥미로웠고 교양과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문제되고 있는 러시아-오크라이나 전쟁도 에너지의 문제가 깊이 연루되어 있다. 그 전에도 신문기사 등을 통해 노드스트림과 노드스트림2에 대해 설명을 듣긴 했으나, 역시 인터넷 기사 상의 내용만으로는 충분히 알기 어려웠다. 이 책을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초대형 가스관인 노드스트롬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두 나라의 역학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고, 이는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국가 주력 산업의 손실 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결국 러시아와 독일을 직통으로 잇는 가스관 '노드스트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메르켈의 뚝심과 푸틴의 집요함은 결국 노드스트림2의 건설로 이어졌고 완공되자마자 러시아는 군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집결시켰다. 가스관이 단순히 가스 공급만을 위한게 아니었던 것이다.

책은 여러가지 방면에서 교양을 쌓게 해주었다. 솔직히 셰일혁명이 뭔지도 몰랐는데 저자들의 쉬운 설명과 삽화 덕분에 바로 이해되었다. 수직으로 시추를 하여 셰일층에 도달하면 모래와 화학물질을 넣은 물과 가스를 강한 압력으로 주입하여 셰일암석을 파쇄. 결국, 기술의 발전으로 에너지의 생산성을 높였다는 건데,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식으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기술의 발전이나 지정학적인 문제 외에도 유가 폭등에도 불가하고 생산량을 통제하고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확대해 가며, 주주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석유기업에 대한 해석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 기존에는 색안경을 끼고 봤던 석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유가가 너무 올라서 당장 손대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석유기업들의 경우 배당도 안정적이고, 무엇보다도 석유가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되려면 정말 오래 걸리겠다는 확신이 든 부분도 있다.

오늘은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라는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책에 대해 공부해 봤다.
석유를 중심으로 설명했는데 수소 등 대체에너지를 다룬 2부, 탄소 중립 등을 설명한 3부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석유와 가스가 중점적으로 다뤄진 1부가 특히 좋았다.
석유와 가스를 중심으로이야기를 풀어 나가도 현대 세계와 전쟁의 상당 부분이 설명된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에너지 자원이 차지하는 영향력이라는 것이 이렇게 대단하다.
끝으로 우리나라도 에너지 조달 방안에 대해 더 구체화 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탈원전을 사실 상 포기하기는 했다만, 원전 역시 완전하지 않다. 에너지 자체도 부족하지만 탄소 배출 자체도 줄여야 한다. 결국 지금 하나 생각하기도 어려운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탄소 배출이 없이 충분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에너지원을 찾아야 하는데, 글쎄... 쉽지 않을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에너지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 최소한 그 미래의 에너지를 발굴할 때 까지 만이라도.
저자의 말대로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겠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이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잘 고민하고 국가와 국민의 에너지 전략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잘 계획하고 실행한다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도 에너지 강대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이 글은 비즈니스북스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 받았으며, 직접 읽고 솔직하게 느낀 점을 정리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