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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파운더 - 유니콘 기업의 창업과 성공 배경
알리 타마세브 지음, 문직섭 옮김 / 세종연구원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다양한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전부 기술주, 성장주에만 투자하고 있다.
뭐 사실 성장주라 하기에는 이미 많이 우량해졌지만 어쨌든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을 하고 있기에 투자하고 있지만, 이들의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재무제표나 대외적인 환경보다 기업의 경영자를 최우선으로 본다. 물론 창업자와 최고경영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창업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성공에 대한 방정식을 하나씩 쫓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알리 타마세브라는 분이 지었다. 실리콘밸리에서 20억 달러 이상의 펀드 자금을 운용하며 10개가 넘는 수십억 달러 스타트업에 투자한 데이터 콜렉티브 벤처 캐피털의 파트너로 재직 중이다. 미국과 세계 전역의 기업에서 경영진과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한다. 이 분 이름을 링크드인에서 검색해 보았다. 일단 생각보다 많이 젊어서 흠칫 놀랐다. 나하고 비슷하겠는데? 흠.. 나랑 비슷한 또래인데 이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저자이면서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 활동, 벤처 캐피털의 파트너라니 아무튼 여러모로 대단하군. 어쨌든 이 분의 링크드인에도 이 책 슈퍼파운더의 저자라는 내용이 제일 첫 줄에 나온다. 상당한 경력으로 생각하시는 모양.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생명의학공학 학위를 받았고 스탠퍼드대학교 경영 대학원에서 경영 관리를 공부했다. 이름만 보고 인도계인가 했는데 외모를 보니 전혀 아니다. 완전히 잘못 짚었다.
사실 최근에 이런 기업분석 류의 책들을 많이 읽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쓴 책은 이제 읽지 않으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너무 지식의 깊이가 얕고, 시장에 대해 잘 모르고 책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분은 진짜다. 책을 고를 때, 정말 시장에서 충분히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쓴 책만 읽고자 노력하는데 그게 서로 시간 낭비하지 않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베스트셀러인 만큼 저자에 대한 검증은 아주 확실히 됐다고 할 수 있다. 책은 기본적으로는 유니콘 기업의 창업자들에 대해 설명하고 분석하는 책인긴한데, 유니콘 기업이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설립 10년 이하 꼭 그 조건에 총족하지 않는 기업들도 다수 설명한다고 보면 된다.

사실 저자가 대단하고 책이 글로벌하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수십억 달러 기업에 관한 데이터와 유니콘 기업에 이르지 못한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기준 그룹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다. 저자가 데이터를 수집한 2005년에서 2018년 말까지 약 2만 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해 각 기업이 최소 300만 달러의 자본을 조달했다고 하는데 저자는 이들 기업을 분석하고 또 상호 비교한다. 대학원에서 통계학에 대한 기초적인 수업만 들었는데도 토하는 줄 알았다. 서두에서 저자는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비교했으며, 어떤 기준으로 정리를 했는지 알려 주는데 이것만 봐도 어마어마한 작업량이 느껴진다.
책은 총 3개의 Part로 구성된다. 파트 자체는 매우 심플했다. 창업자, 기업, 그리고 자본조달. 이렇게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파트는 또다시 세부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파트 제목을 서포트하는 세부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개별의 세부 주제는 다시 매 주제가 끝날 때마다 스타트업 창업자 또는 투자자들과 인터뷰를 하며 마무리하는데 이 인터뷰는 아주 많은 가르침을 준다. 벤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이 인터뷰들만큼은 빼놓지 않고 다 읽어보는 것이 좋을듯하다.
첫 번째 파트에서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창업자에 대한 예상과 실제에 대해 비교한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럴 줄 알았다. 나이라든지 학력, 경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저자가 보여주는 데이터도 실제로 그랬다. 비즈니스 분야 출신 CEO와 기술자 출신 CEO도 거의 반반에 해당했고, 경력 등 다른 부분도 비슷했던 것 같다. 각각의 뒷부분에 나오는 창업자 인터뷰들은 전부 다 재미있게 읽었는데 브렉스 창업자인 엔히키 두부그라스의 인터뷰도 재미있었다. 나는 브렉스라는 기업은 잘 모른다. 어쨌든 브라질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스탠퍼드 대학교에 진학하고 마이애미에서 해커톤에 참가하는 일화도 꽤나 재미있었다. 물론 많은 부분이 함축되고 요약되었겠지만 저자의 짧은 창업 경험담이 재미있으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두 번째 파트는 '기업'을 다룬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기업 경영에 대한 부분을 논하는 파트이다. 앞서 파트 1에서 창업자에 대해 설명했다면 파트 2는 기업이 움직여야 할 방향에 대해 논하는 자리이다. 정답이란 없는 파트지만 저자는 풍부한 경험과 인터뷰 내용을 살려서 잘 녹여냈다. 내가 뭐 창업을 해본 건 아니지만 파트 1과 마찬가지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다. 특히 전환 부분이 그랬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처음에 설계한 대로 가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크건 작건 방향을 바꿔야 하는 일이 수도 없이 생긴다. 이때 저자의 지적과 조언이 여러모로 와닿았다. 일반적으로 전환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전환을 시도할 때 이미 발생한 매몰 비용 때문에 어떻게든 개발해 놓은 기존 제품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하는데 이 부분이 어찌나 공감되는지. 사실 나도 지금 이런 일을 계속하고 있어서... 뭐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렇다고 전환을 안 할 순 없으니까 저자가 얘기하는 대로 처음부터 제1원칙으로 다시 돌아가서 출발하는 것이 그래도 낫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 파트 3은 조금 독특하게도 자본조달이다. 자본조달이 '창업가'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중요한 주제인가 싶어서 벤처 창업을 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모두들 하는 말이 그게 제일 중요한 거란다. ㅋㅋ
여기서는 세쿼이아 캐피털의 경영 파트너인 앨프리드 린이 인터뷰가 중요했다. 일단 앨프리드 린이 타이완 태생이라는 점부터가 신기했다. 앨프리드 린이 해준 얘기는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착실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조금은 동양적인 시각도 겸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기업 설명회 스토리 내용을 신경 써서 디자인해야 한다. 투자자에게 영감을 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영입하려는 인재들에게 영감을 주겠냐는 것이다. 굉장히 조곤조곤 얘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뼈 때리는 말들이 많았다. 이어서 피터 틸의 인터뷰도 소개하겠다. 나는 피터 틸도 좋아한다. '제로 투 원'도 읽었고. 재미있게 읽은 편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스페이스X,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등 유명한 기업에 투자를 계속했던 그의 안목을 우리는 돈 주고서라도 배워야 할 것이다. 나는 피터 틸이 여기서 한 얘기 중 기업 홍보의 중요성이 과장되어 있다는 부분이 유난히 생각난다. 프리젠테이션 내용의 경우 20개의 슬라이드로 구성할 때 확실하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내용으로 시작해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내용으로 마치도록 구성하라는 부분도 인상이 깊다. 왜 인상이 깊냐면 별로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데 피터 틸이 이 방식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효과적이라고 하니까.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테스트라도 한 번 해봐야겠다.
책은 뒤에 기억해야 할 내용 들에 대해 별도로 정리를 해 놓았다.
꼭 잊지 말아야 할 내용들은 사실 이 안에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책을 이렇게 읽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본문 안에 굉장히 수준 높은 인터뷰와 데이터들이 무척 많다. 어디가 중요하고 어디는 별로라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유니콘 기업들의 창업 데이터를 함축시켜 놓은 책이니까 거르지 말고 모든 파트를 읽어보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와 기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길 바란다는 것. 절대 공식이란 없다는 거.

참고로 책 다 읽으면 스타트업 창업하고 싶어진다.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성공한 창업 기업가를 배출하는 측면에서 볼 때 대학교 순위는 대학 문화와 위치보다 덜 중요해 보인다. 순위가 높은 대학교 일부는 수십억 달러 스타트업 창업자 배출 순위에서 최상위에 올라 있지 않다. -56p-
기업을 성장시키려면 내외부적으로 성공을 위한 동력을 마련해야 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최상의 이사회 멤버들을 영입하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요소는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아니라 신뢰성입니다. 일단 신뢰를 쌓으면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일이 훨씬 쉬워집니다. 쿠거 바이오테크놀로지 시절 우리는 일 년 동안 자금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네 번째 기업 알 로젠에서는 창업지 9개월이 채 안 돼 거의 8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65p-
우리는 "이것이 정말 옳은 아이디어일까?"라는 생각을 일부러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와인버그와 나는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고 함께 헤쳐나가며 해결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강하게 의사 표현을 하되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뜻하는 "strong opinions, loosely held"라는 문구를 좋아했습니다. 즉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면 재빨리 움직이며 기꺼이 방향을 전환해야 하고, 그런 상황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중략) 창업 기업가로서 의사결정을 꺼리거나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85p-
에인절 투자자 엘라드 길의 말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전환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길은 설명했다. "그 이유는 창업자가 애초에 진입한 시장이 맞지 않는 곳인데도 여러 시장에 걸쳐 전환하는 대신 그 시장 내에서만 전환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전환을 시도할 때 대부분 이미 엄청난 매몰 비용이 발생한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개발해놓은 기존 제품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있습니다." 길은 계속해서 말했다. "전환은 창업자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제1원칙에서 출발할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37p-
고도로 차별화된 제품을 디자인할 때는 '초보자처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말은 제품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이해하기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티브 잡스에게서 배운 교훈이죠. 그는 항상 우리에게 제품을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보라고 요구했습니다. 디테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도 핵심 요소입니다. 이성적 경험과 정서적 경험을 혼합해 두 경험 모두를 제품에 담아내야 합니다. 이를테면 네스트 온도조절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소비자들이 실제로 이 제품을 보고 메시지를 전달받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이 기기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며 비용을 아끼는 것도 중요합니다. -18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