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양장) - 버핏이 인정한 유일한 버핏 책, 제6판 개정증보판
워런 버핏 지음, 로렌스 커닝험 엮음, 이건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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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존경하고 또 좋아하는 워런 버핏의 책을 또 한 권 읽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 책은 수지에 살 때 수지도서관에서도 대여해서 읽었던 것 같다.

아 이래서 무언가를 읽었으면 읽었는지 여부를 어딘가에 기록을 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내 기억이 맞아서 그런지 책의 상당한 내용은 어딘가에서 분명히 읽긴 읽은 기억이 난다. 그동안 집에서 여러 가지 버핏 책을 이것저것 왔다 갔다 하며 읽은 덕분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 책은 워런 버핏이 인정한 유일한 버핏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워런 버핏이 1929년부터 2021년까지 43년에 걸쳐 직접 쓴 주주 서한을 워런 버핏 전문가인 로렌스 커닝햄이 주제별로 분류하고 편집한 다음 해설을 덧붙인 최신판이다. 원서에는 2018년까지의 주주 서한이 있으나, 한국어판에서는 무려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주주 서한을 편역자가 번역해 추가했다. 대단하다. ^^

 

 

워런 버핏은 뭐 다들 알다시피 설명이 필요 없는 몇 안 되는 투자자 중의 한 명이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투자자이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투자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투자방법을 따르기 위해 노력한다. 막대한 자산에도 불구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나 역시 버핏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그가 어떤 사고와 생활습관을 유지하는지 잘 알고 있다. 버핏은 매년 주주 서한을 통해 전 세계 투자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은 다들 아시다시피 그 내용을 집대성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버핏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철학을 잘 정리한 최고의 책이라고 인정했다.

 

 

책은 보기에도 그래 보이지만 두께가 상당하다. 이걸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다 읽고 나면 확실히 주식에 대해 느끼는 바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책의 목차는 제1장부터 기업 지배구조, 투자, 주식의 대안, 주식, 기업 인수, 가치 평가, 회계, 세금, 역사, 맺는말로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제1장부터 제4장까지는 비교적 친숙한 파트로 많이 읽는 부분이다. 물론 뒷부분의 5장부터 10장까지도 훌륭한 내용이 많은데 최소한 여기까지라도 꼭 읽어보면 좋겠다. 주식에 투자하는 우리들 서학 개미로서는 제2장, 제4장, 제6장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의 분량이 워낙 많아서 나는 이 제1장부터 제4장까지 4개의 장을 중심으로 간략히 주요 내용을 설명하려고 한다.

 

 

책은 누차 얘기하지만 상당히 두껍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그래도 워런 버핏이 약간의 위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명언을 남기기 위해 스트레스까지 받는 사람이라 그런지 책(사실 책이 아니라 주주 서한이지만...)도 쉽고 재미있게 쓰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인 제1장의 주제는 기업의 지배 구조이다. 단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이 장이 그렇게 중요할까 생각했지만 막상 읽어보니 여기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는 이사회나 주주총회에 대해 그렇게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의 경우는 더 한 것 같다.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방향보다는 단기적인 주가 차익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투자 태도의 차이가 큰 것 같다.

 

 

특히 이사회와 경영자는 서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어떻게 견제해야 하는지가 잘 나와 있다. 이 부분을 특히 재미있게 읽은 이유는 그가 이미 이사회와 경영자가 지나치게 유착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들을 이미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수기에 불과한 이사회라든지, 직속상관이 없어 평가 기준이나 대상이 부재한 CEO의 문제. 이런 것들이 오랜 경험과 통찰력이 있는 뛰어난 투자가가 아니라면 지적하기 힘든 부분이다. 사실 다른 책에서는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이 그렇게 거칠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은데, 사외사들의 경우 사태를 바로 잡지 못하면 사퇴해야 된다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CEO와 사외이사 등 이사회가 취해야 할 태도와 관계에 대해서는 그 외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하는데, 예상했다시피 굉장히 엄격하다. 사실 실무에서는 이런 거 안되는데 싶을 정도로 융통성이나 타협 없이 원칙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너무 교과서적인 얘기라서 될까 싶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잘 알려주기 때문에 정말 정직하고 우량한 기업이라면 이런 관계를 잘 유지해야 될 것이다.



제2장의 주제는 투자인데, 우리는 여기서 투자의 기본을 공부할 수 있다. 이 장에서 나의 투자습관에 대해 많이 돌아보게 된다. 평소에 잘 지켰던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했던 부분도 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이라면 128p~129p의 투자의 기본 이야기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만족스러운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매우 확실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자산의 미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 경기는 점수판만 쳐다보는 선수들이 아니라 시합에 집중하는 선수들이 승리한다는 것(특히 이 부분이 와닿았다.). 주가를 보지 않고서도 토요일과 일요일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평일에도 그렇게 해보라는 부분에서 왜 그게 안될까 하며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사실 책의 내용 중 기존에 몰랐던 부분이나 새로이 깨닫게 되었다고 느낀 부분은 많지 않았다. 아시다시피 그런 투자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무언가 투자라는 것이 학습과 노력의 양에 비례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으므로. 그것보다는 기계적으로 우량한 기업의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탁월한 경영자가 이끄는 탁월한 기업이라면 버핏은 그 기업의 일부(주식)를 영원히 보유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런 마인드가 내가 추구하던 방향과 같은 것 같다. 나 역시 가급적이면 우수한 기업의 주식을 최대한 오래, 아니 평생 보유해야겠다. 이런 기업의 주식을 파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 생각한다.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내가 미국 주식을 시작하고 나서 두 번 정도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한 번은 코로나 쇼크가 발생한 2020년 연초이고, 또 한 번은 바로 한두 달 전이다. 시장 폭락으로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 흘러나왔지만 기업과 경영자를 믿고 계속 그냥 두었다. 그랬더니 알아서 주가는 금세 회복되었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느라 엄청난 주식 공부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주기적으로 재무제표의 필수적인 부분들은 확인했고 CEO의 인터뷰와 기사 내용은 틈틈이 확인했다.

 

 

그래서 단기적인 이슈에 흔들리지 말고 장기적으로 접근하자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도 주식은 기본적으로 변덕스러운 투자자들보다는 장기 투자자들의 실적이 더 좋기도 하고. 내가 주식을 하는 이유도 역시 확률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우량한 미국 주식에 장기 투자할 때가 가장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 실천에 옮기고 있는데 이런 생각의 뒤에는 역시 워런 버핏이 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그러한 생각을 더 굳힐 수 있었다.



제3장은 제목이 주식의 대안이다. 사실 이 장은 중요한 장으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나는 꽤나 재미있었다. 말 그대로 주식 대신 투자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설명한다. 제일 먼저 나오는 게 금이다. 금 중요하지. 코로나 때도 그렇고 두어 달 전 주가 조정장세에서도 금은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줬던 것 같다. 뭐 사실 금도 대부분 GLD 같은 ETF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 완전한 주식의 대안으로 보기도 좀 그렇다만. 개인적으로는 버핏과 같은 이유로 금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용도가 많지 않고, 산출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들이 난무하는 게 굳이 금덩어리나 석유 같은데 투자할 필요가 있나 싶어 따로 투자하고 있지는 않는데 글쎄. 자산이 정말 많아지면 배분 차원에서 일부 투자를 해볼까 싶기도 하다.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지는 않았지만 집에 대한 얘기도 당연히 등장한다. 주거용 부동산이야말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안정적이고 선호되는 재테크 수단이라 생각하는데 버핏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집은 실제 거주 목적으로 사야지, 매매 차익이나 재융자를 기대하고 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집을 사야 한다는 것이다. 버핏이 집을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 어머니랑 비슷한 것 같다.

 

 

우리 어머니가 버핏 책을 읽은 것일까? 아무튼 나는 집에 대한 생각은 워런 버핏과는 조금 다른데 뭐 굳이 반박을 할 생각은 없고 그저 무리해서 사면 안되겠다는 정도로 이해하려고 한다(버핏의 의도는 그보다 세게 얘기했지만...). 사실 주식의 대안이기 때문에 가상 화폐도 이 장에서 다뤄주었으면 좋았겠지만 여기서는 언급이 없다.



이어서 제4장 주식 편을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이 장도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부분이다. 이 장의 주제가 주식이니까 나를 부자 만들어 줄 수 있는 주식 고르는 법을 설명할 것 같지만 제일 먼저 하는 얘기가 인덱스 펀드를 고르라는 이야기다. 버핏이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저비용 인덱스펀드의 승률이 좋기 때문이다. 버핏도 투자 상품을 운용한다.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 말이다. 굳이 인덱스펀드를 홍보해 줄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인덱스펀드 얘기를 해주는 이유는 너무 좋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앞지르는 펀드를 찾는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나 역시 유혹에 눈이 멀어. 그리고 이 ETF야말로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특정 테마를 주제로 하는 ETF에 투자를 해봤다. 결과는 실패였다. 약간의 손실을 기록하고 바로 손절해 버렸는데 그 후로도 어마어마하게 추락했다. 진작에 빠져나오길 잘했지. 펀드매니저는 모두들 똑똑한 사람들이고 어마어마한 보수를 받겠지만 어쨌든 결과는 답을 말해준다. 인덱스펀드를 이기는 것조차 쉽지 않다. 나는 현재 ISA 계좌에 나스닥 100 추종 ETF를 조금 보유하고 있는데 비중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ISA 계좌에 왜 배당주 안사고 뜬금없이 나스닥 100 추종 ETF냐 하겠지만, 오로지 미국 주식만 투자하고 싶었고 나스닥 100 추종을 사도 세제 상으로 조금은 이득을 본다 생각했다.)



이것으로 책의 주요 챕터를 중심으로 리뷰를 살펴보았다.

양이 꽤 되긴 하지만 거를 만한 챕터가 사실 하나도 없다. 각각의 장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1,2년 정도 해외 출장을 가게 된다면 피터 린치의 책과 더불어 반드시 가져가야 할 책으로 꼽힐 것 같다. 그만큼 이 책은 주식의 교과서라 할 수 있고 두고두고 반복해서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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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양장) - 버핏이 인정한 유일한 버핏 책, 제6판 개정증보판
워런 버핏 지음, 로렌스 커닝험 엮음, 이건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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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인정한 유일한 버핏 책! 그의 지혜와 관록을 배울 수 있는 단 하나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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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대화법 -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말을 잘한다
이윤지 지음 / 넥서스BIZ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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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말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다.

전공 학생회, 단과대학 학생회를 계속했기 때문에 말을 잘 해야 했다. 대학교 생활의 일부이긴 하지만 학생회 선거도 두 번이나 치렀고, 부회장을 했었는데 인력 동원이 주로 내 몫이었기 때문이다.

말하는 법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물론 자신이 있기도 했다. 그때는 말이다.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때도 그런 기분을 얼핏 느껴봤던 것 같다.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인 3학년 진학하고 나서, 대학에 진학하기 전 마지막 학창생활인데 반장이 해보고 싶었다.

집에서 거울을 보고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학급을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하는지 연설을 연습해 보았다.

 


이튿날, 학교에서 투표하기 전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했는데 유난히 집중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내가 반장이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 반장. 좋은 반장이었는지는 안타깝고 부끄럽게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 좋은 연설이었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에 남았다. 내용조차 희미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말을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은 영문과를 졸업했는데 여학생이 굉장히 많았다. 인기를 얻고 싶어서 더 말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기도 한다.

 

 

지금은 대화로 퍼포먼스를 내는 업무를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 역시 영업에 투입되어야 하고, 업무의 중심이 점차 영업 쪽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 말로 상대에게 신뢰를 주고,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으며 그건 굳이 나중으로 미뤄둘 필요가 없는 일이다. 가능하면 지금 배워서 써먹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이 책은 이윤지 님이 썼다. 안타깝지만 나는 솔직히 어떤 분인지 까지는 몰랐다. 아나운서이자 작가이며 스피치컨설팅 업체인 맨쉬커뮤니케이션의 대표라고 하신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YTN, KBS 진주 등에서 방송을 했다. 저자인 이윤지 님 역시도 영업 업무를 맡아 진행을 했었는데 일부 시행착오를 겪었었다고 한다. 음.. 말이 직업인 아나운서 출신도 아차 하는 실수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책의 목차는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씩 들여다보자. 참고로 정말 너무 바빠서 책을 다 읽을 수가 없거나, 요약해서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의 목차만 집중해서 두세 번 읽어 보고 본인에게 필요하다도 생각되는 부분만 보는 것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본인에게 어떤 부분이 부분이 부족한지 알아야 하며, 그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책에서도 하는 얘기다.


 

제1장은 '혹시 나뿐인 말하기를 하고 있나요?'이다. 이 유형도 흔히 볼 수 있는 타입이다. 말하기는 나 혼자 말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말하고자 할 때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생각지도 않은 채, 따발총처럼 혼자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제1장에서 특히 와닿은 부분은 오프닝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 대개 오프닝에서 결판나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강연을 참석하다가도 첫 오프닝에서 집중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대부분 결정 난다고 생각한다. 오프닝의 경우 특히 더 가다듬고 연습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2장은 메타인지 대화법에 대해 설명한다. 지난번 '역행자'에 서도 메타인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했지만 메타인지란 현재 나의 인지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얼마만큼 알고 있고,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자신의 현재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인 것이다.

 


2장에서도 제일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강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내'가 준비한 수업자료를 빠짐없이 '전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청중'들이 단 한 가지 만이라도 온전히 이해하여 완벽히 얻어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있다는 것이다. 늘 청자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이런 식의 사고가 익숙지 않다.


 

제3 장의 제목은 '메타인지 대화법은 이미지 만들기'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말하기의 방법론에 대해 큰 줄기를 잡아주는 책이지, 실전에서 사용 가능한 스킬들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3장부터 조금씩 그런 팁이랄까? 노하우들을 알려주는 느낌이 들었다.

 


3장도 기본적으로는 기본에 충실한 채, 말하기의 목적에 충실하라는 것처럼 원론적인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미지메이킹을 하는 방법이라든지 띄어 읽기를 미리 체크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말하기도 정말 준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나운서가 아니라 나처럼 간헐적으로 업무와 관련된 스피치가 이벤트성으로 발생하는 사람들은 그 원고도 내가 직접 만들기 때문에 띄어 읽기까지 신경 쓰는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중요한 건 연습은 꼭 필요하겠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제4장으로 이어진다. 4장의 제목이 '원하는 것을 얻는 소통은 연습이 필요합니다'의 기 때문이다. 4장을 읽으면서는 조금 부끄러웠다. 서평을 쓰기 위해 4장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무엇일까를 혼자 천천히 생각하다 보니 그건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대하며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즉, 매사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나는 사실 그렇게는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뭐 따지자면 여러 핑곗거리는 있는데 어쨌든 반성한다. 아...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딱 그건데... 하여튼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음.



5장은 6장과 통합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말을 더 잘하기 위해 자신을 가꾸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5장은 신뢰를 주고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나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사실은 5장에 있는 내용들은 굳이 말하기를 연습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챙겨서 읽고 실행으로 옮기면 좋은 내용이다. 이 내용만 잘 따라도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5개의 소 목차를 읽어 보았을 때 영 뜨끔한 것이 불안불안하다. 나는 아직 저자가 생각하는 길게 멀리 볼 수 있는 사람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하나 보다. 물론 그렇기에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또 서두에서 말했듯이 부족한 부분을 알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발전은 시작되니 오히려 다행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6장은 '진짜 나답게 말하는 메타인지 말하기'를 설명한다. 사실 앞의 1~5장과는 살짝 결이 다른 것 같기도 한데 앞의 장들이 '말하기'에 더 방점을 찍었다면 6장은 '메타인지'에 더 무게를 두고 설명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단순히 메타인지가 무엇인지 사전적인 의미를 정의하는 수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떤 식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끝으로 말하기는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 이것을 제대로 공부해 본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있다고 해봐야 아나운서나 쇼호스트 등 일부 직군에 한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 일이라는 게 어찌 될지 모르는 법이다.

 


10년 전에 관세사 시험에 합격하고 원래는 곧바로 사무소를 개업하려고 했다. 동기인 동생과 둘이 개업하려고 했는데 우리는 물량이 없지만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남는 게 시간이니까 관세사 학원에서 강의를 하나씩 맡아서 하기로 했다. 학원에서 시범강의도 하고 그쪽에서도 만족스러워해서 OK 사인이 떨어지고 계약서 쓰기 직전까지 갔다.


 

그러다 나는 중간에 기업 쪽으로 빠지게 되고, 동생은 사무소 개업과 병행하여 학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실력을 키워 나갔다. 결론적으로 그 동생도 더 이상 학원 강의를 하지는 않지만, 내가 알기로는 그때의 경험과 경력을 살려서 기업 강의 쪽으로 자주 출강을 나갔고 거래처도 많이 늘어서 사업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바빠서 연락도 잘 못한다. 사실 이제는 얼굴 못 본 지도 조금 되었는데 그 얘기 하나만큼은 확실히 기억난다. 그래도 그때, 강의 연습하고 했던 게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나야 뭐 열심히 회사 잘 다니고 있지만 지금 부서는 강의를 할 일이 좀처럼 없고, 이전 부서에 있을 때는 사업부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들이 종종 있었는데 내가 강사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꽤나 피드백이 좋은 편이었는데 이렇게 강의 일정이 잡히면 종종 저 10년 전 일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때는 서로 남는 게 시간이고 열정은 가득해서 둘이서 서로 모니터링도 해주고, 피드백도 해주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언도 참 많이 해주고 했었는데...


 

그래서 결론은. 말하기 연습 많이 하세요. 여러분. 메타인지 대화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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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 대화법 -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말을 잘한다
이윤지 지음 / 넥서스BIZ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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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가 정말 중요한데 우리는 왜 제대로 말하기를 배워볼 생각을 안했을까? 쉽고 빠르고 재미있게 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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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
현혜 박혜정 지음 / 굿웰스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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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나의 신체 일부를 다쳐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 한다면 어떨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여유와 너그러움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오늘 소개할 현혜 박혜정 님은 1994년 등굣길, 하늘에서 날벼락처럼 떨어진 간판에 맞아 척추신경이 끊어지고 하루아침에 중증 장애인이 되었다. 얼마나 절망적인 느낌일지 상상하기 힘들다. 나도 갑자기 암 선고를 받긴 했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기도 했고. 아니. 치료가 비교적 쉬운 편인 갑상선암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 것 같다. 더군다나 박혜정 님이 다쳤을 때는 10대 청소년이었다. 꿈 많은 그 시기에 좌절이 얼마나 컸을까?.

 

 

가혹하다. 솔직히 나만 하더라도 "왜 하필 나일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하늘에서 떨어진 간판이라니. 안타까운 이야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혜 박혜정 님은 희망의 끊을 놓지 않았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장애를 받아들이고, 천천히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 검정고시와 독학으로 공부해 친구들과 함께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생활을 하며 봉사 동아리와 야학 교사 활동, BK21 장학 연수생으로 미국과 캐나다도 다녀왔다.



현혜 박혜정 님의 삶에서는 무엇무엇을 했다는 경력보다는 삶을 마주하는 태도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비록 다리는 조금 불편할지 모르지만, 내가 아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건강한 정신과 열정을 가지고 계신듯하다.

 


그런 면에서 저자인 현혜 박혜정 님으로부터 많이 배우게 된다. 하반신이 마비되기 전에 할 수 있던 일이 만 가지라면, 이제 할 수 있는 일을 구천 가지가 있다. 그리고 잃어버린 천 가지를 자꾸 떠올리며 후회할 수도 있고, 아직 가능한 구천 가지를 생각하며 기쁘게 살 수도 있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우리 삶은 이렇듯 자기 자신에서 선택의 기회가 달려 있다.



반성해야겠다. "나는 정상인이니 현혜 박혜정 님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한 번뿐인 삶. "일생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일깨워 주어서" 감사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개인적으로 몇 가지 반성을 조금 했는데, 삶을 너무 보수적으로만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그러고 보니 여전히 최근 들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본 것이 별로 없는듯하다. 물론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대개는 기존에 하던 일들을 더 잘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새로이 무언가를 시작해 본 경험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품에서 독립도 하고, 해외여행도 가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데 나는 너무 변화와 도전 없는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본다.


 

책에서 언급한 이근후 박사님 말씀처럼 "무모하게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다."라는 대목에서도 많이 공감된다. 이제부터 정말로 더 많은 도전을 해봐야겠다. 이런저런 핑계를 많이 댔다. 돈 아깝고, 시간 아깝고, 귀찮아서 미뤄 두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봐야겠다. 물론 대책 없이 그냥 시작할 것은 아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겠다는 정도. 이런 자극과 반성이 더욱 열정적으로 살기 위한 나의 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삶에서 열정과 긍정을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우리는 종종 중요한 사실을 잊고 산다.

지금 사는 세상은 단 한 번뿐이다. 지나간 사실에 대해 되돌릴 수도 없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예상하는 것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버티는 삶'으로 사는데 익숙하다.

 


돌이켜 보면 평생을 버티고 미루는 삶으로 살아냈던 것 같다. "대학만 들어가면", "군대만 제대하면", "결혼만 하면", "아기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늘 이런 식이다. 현재의 행복과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계속 유예시켰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한 번뿐인 삶. 되돌릴 수도 없으니 더 현재에 충실하고 지금을 즐겼어야 하는데. 그래서 일생이라고 하는 건데.

생일 한 번뿐이라서 더욱 절실하게 살아가야 하는데 역설적으로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중증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일은 조금은 조심스럽다.

누구나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가질 수 있다든지, 더 힘든 여건 속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예전부터 가졌던 생각이지만, 내가 장애인이라도 그런 식의 이야기는 딱히 와닿지 않을 것 같다.



작년에 나 역시 암을 겪으면서 나 또한 어떤 면에서는 장애인이다. 소득세법상 장애인이 되었다. 5년간 장애인 소득공제를 받게 되었으니. 그런데 나 역시 "당신보다 더 심한 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거나, "갑상선암이라 다행이다."라는 얘기를 들어서 기분이 딱히 좋지는 않다.


 

수술을 하기 전까지 걱정이 참 많았다. 만약 수술이 잘못되면 어쩌지?부터 전이된 부분이 있으면 어쩌지? 등등 여러 가지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 밤에 잠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할 시간인데 자려고 누우면 "그런데, 내 삶은 왜 이럴까?"라는 생각이 슬며시 떠올랐다. 억울하다는 느낌과 함께. 그래도 수술이 잘 되었고 경과도 좋았기에 이제는 그런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암 선고를 받았을 때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 간절한 느낌마저 전부 사라져 안타깝기도 하다. 삶이라는 게 이렇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저자가 책에서 다루었던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위안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힘들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열정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던 이야기를 공유하는 편이 가장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때로는 무모해 보이는 작은 도전들로 하여금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들로부터 나도 감명받았다. 수술을 받기 직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수술 전에 암을 이겨낸 성신제 님의 책을 몇 권 읽고 수술실에 들어갔다. 시련과 좌절 앞에 무릎 꿇지 않고 계속해서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에 대해 더 많이 배려하고자 한다. 책을 읽고 내가 그동안 장애인에 대해 너무 수동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던 것은 아니었나 반성해 본다. 휠체어에 탑승해 있는 사람을 본다면 먼저 도와드릴 부분은 없는지 물어서 확인하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늘... 집 앞의 장애인 보호구역에 얌체같이 누군가는 주차를 하던데 이제 꼭 신고를 하려고 앱까지 다운로드했다. 솔직히 그동안은 같은 동네 사람들끼리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아서 보도고 모른 척을 했는데 더 이상 그래서는 안될 것 같다. 빠짐없이 전부 신고해야지.


 

우리들은 너무 바쁘고 각박한 삶을 살아내느라 배려가 무엇이고 행복이 무엇인지 잊고 살지는 않았나 생각해 본다. 누구나 각자 힘든 부분이 있지만 생각이 태도를 바꾸고, 그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힘들어도 좋은 면을 찾고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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